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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회 지지 얻은 김진균 수협은행장, 기대 부응할까 공적자금 상환·조직효율성 제고 중책, RAROC 등 수익성지표 개선 과제

손현지 기자공개 2020-11-13 07:49:31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2일 13: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진균 신임 수협은행장이 첫 내부출신 행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임기를 시작했다. 치열했던 수협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수협중앙회의 지지를 받고 선출된 인물인 만큼 임무도 막중하다. 공적자금 상환이라는 중책을 위해 낮아진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데다 조직효율성 제고를 통한 내실다지기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수협은행은 11일 김 행장 취임식을 가졌다. 김 행장은 이날 취임 소감을 밝히며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을 언급했다. 그는 "임 회장이 내부출신이 은행을 이끌어야 한다는 신념 아래 수협은행 직원들에게 기회를 줬다"며 "임중도원(任重道遠)의 마음가짐을 갖겠다"며 막중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각축전을 벌였던 수협은행장 선임과정에서 임 회장의 목소리가 컸다는 전언이다. 당초 정부 측은 외부 후보인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을 밀었지만 임 회장은 '내부 출신' 후보들을 적극 지지했다. 정부 측과 대립각을 형성하며 2차 후보공모까지 이끌어낼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

특히 임 행장은 수협 측 행추위원들을 통해 수석부행장을 맡고 있던 김 행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석부행장 특성상 은행장 업무를 근거리에서 경험한 데다가 현직 프리미엄까지 보유하고 있어 적응이 빠를 것이란 근거를 제시했다는 전언이다.

임 회장이 아킬레스건인 선거법 위반 리스크에서 벗어난 점도 내부출신 행장에 대해 힘을 실을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당초 임 회장은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그러나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100만원 미만의 벌금형을 받으면서 부담을 경감시켰다는 분석이다.

이동빈 수협은행장도 지난 9월 더벨과의 통화에서 연임 포기 사유를 밝히며 "중앙회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행장은 민간은행인 우리은행 출신이다. 내부출신도 관료출신도 아닌 그야말로 계파가 모호했던 인물이다. 2017년 정부(관료)와 수협(내부) 측 타협점을 찾기 위해 '제3의 인물'을 뽑는 과정에서 발탁됐다.


결국 김 행장도 내부출신을 원하는 중앙회의 의중에 따라 당선된 것이다. 현재 중앙회는 수익성을 최대로 끌어올려 공적자금 상환 역할을 해줄 구원투수를 찾고 있다. 수협은행장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 오는 2028년까지 남은 공적자금 상환부담액은 8533억원이다. 연 평균 1000억원 꼴로 이익잉여금을 남겨야 가능하다.

수협은행에 정통한 관계자는 "임 회장이 임원 회의 때마다 수협은행의 공적자금 상환 추진을 강조해왔다"며 "이를 통해 수협의 DNA인 어업인 금융지원 역할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수협은행은 중앙회에 배당을 통한 공적자금 상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수협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경영난을 겪으면서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을 받았는데 2016년 수협은행이 신경분리를 하면서는 상환부담이 수협은행으로 전가됐다.

문제는 수협은행의 수익성이 되레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순이익은 2861억원으로 2018년(3010억원) 보다 줄었다. 올해는 더 악화됐는데 9월까지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 줄어든 2086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을 드러내는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도 최저 수준이다. 수협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준 ROA는 0.5%로 전년동기(0.66%)보다 0.11%포인트 하락했다. 2016년 12월 출범 직후 0.6%였던 ROA는 2018년 상반기 0.76%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우하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건전성도 문제다. 특히 경영진 성과측정 지표로 활용되고 있는 위험조정자본수익률(RAROC)이 하락세다. RAROC는 2017년 40.9% 최고점을 찍은 뒤 최근까지 반등을 못하고 있다. RAROC은 은행의 위험자본에 대한 수익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자본에 대한 수익성을 평가한다는 측면에서는 ROE와 비슷하지만 건전성 요소가 가미됐다. 은행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위험자본에 대한 수익성을 평가한다.

김 행장이 해결해야 할 또 다른 과제는 내실다지기다. 정체돼 있는 수협 문화를 개혁하고 외적 성장을 위해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도록 조직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이러한 임무를 의식하듯 김 행장도 7가지 중점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취임식에서 조직효율성과 생산성 제고, 디지털금융 경쟁력 강화, 노사관계의 소통과 협력, 어업인과 회원조합 지원 등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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