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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한진칼에 현금+EB로 8000억 지원 사격KAL에 2.5조 유증 수순…지배력·구조조정 명분 강화

최익환 기자공개 2020-11-16 08:52:12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6일 08: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검토에 나선 가운데 세부적인 M&A 구조와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딜은 한진칼에서 대한항공으로 이어지는 그룹의 핵심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구조조정의 명분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이와 같은 거래구조는 추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평가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공식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역시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한 항공업 구조조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로써 양대 민항사 체제가 30여년만에 종료되고 국내 항공시장은 단일 FSC(Full Service Carrier) 체제로 재편되게 된다.

◇대한항공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한진칼에 8000억 선행 지원 유력

한진칼은 산업은행으로부터 현금 유상증자 혹은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현물출자 등의 방안으로 8000억원을 지원받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 그룹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안에 대한 검토작업이 마무리됐고 산업은행으로부터 한진칼에 자금을 유치한 뒤 다시 대한항공에 대한 유상증자 등 자금지원을 진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확정된 방안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연쇄적인 유상증자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5000억원대의 현금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동시에 한진칼이 발행하는 교환사채(EB) 3000억원을 매입하는 것이다. 이후 대한항공이 진행하는 2조5000억원대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한진칼이 7300억원을 투입하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1조5000억원 어치와 영구채 3000억원을 함께 매입하게 되는 그림이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거래주체로 대한항공을 내세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해왔다”며 “한진칼에 유입된 자금을 대한항공에 내려보내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구주를 매입하는 형태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주체는 대한항공이 된다. 한진칼을 지주사로 내세워 양대 민항을 포괄하는 방안과 더불어 한국조선해양과 같은 신설지주 형태의 인수가 논의됐지만, 별도 경영을 통해선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실제 연쇄적인 유상증자가 이어질 경우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기존 주주 반발은 극심할 전망이어서 이를 타개할 방안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대한항공 지배력 강화 묘수…증손회사 이슈는 2년 여유 있어

한진그룹이 대한항공을 통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시도할 경우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통해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요소를 줄이는 것은 물론 대한항공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증자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면서 그룹의 항공업 핵심 지배구조가 공고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진칼(특수관계인 포함)은 대한항공의 지분 30.97%를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으로부터 한진칼이 8000억원대의 지원을 받아 다시 이를 대한항공에 출자할 경우,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율은 현상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합병 과정에서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배력 강화는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3자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을 사실상 트라우마로 여기는 한진그룹에게, 대한항공을 통한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지배력 강화를 위한 묘수라는 평가다.

이와 동시에 대한항공에 대한 유상증자를 진행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와 합병 시 상승할 수밖에 없는 부채비율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거론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각각 1000%와 2000%를 웃도는 부채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당장 항공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수혈한다는 명분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공정거래법 상 증손회사 지분보유 이슈에 대해서는 합병과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거래법이 증손회사 이슈 발생 후 2년까지 처리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만큼, 당장 시급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뒤 순차적으로 에어부산 등 계열사들에 대한 해결책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직접지배시 시너지 극대화…합병도 용이 판단

무엇보다도 대한항공을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주체로 내세울 경우 산업 구조조정에 대한 명분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거론된다. 한진칼과 오너 일가가 두 항공사를 모두 거느리는 데에 대한 특혜시비를 조금이나마 차단하고, 향후 대한항공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지배하면서 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노선통합을 시도하기에 용이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상단에 위치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구성원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양사가 수십년간 경쟁체제를 이어온 상황에서 분리경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후 합병을 염두에 둔 거래인데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이러한 반발은 거래 과정에서 주요한 변수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와 같은 구상은 결국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일부 산하 LCC를 흡수합병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 대한항공의 인력들이 직접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 형태로 관리하면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내부 파악을 용이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 경우 한진칼 산하 별도법인으로 분리경영을 하는 것 보다는 향후 유기적인 통합이 훨씬 수월하다. 합병을 하지 않더라도 공동운항과 기재와 노선배치 등에 있어 시너지를 낼 요량도 커진다.

IB업계 관계자는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이어가기 보다는 대한항공의 지붕 아래에 아시아나항공을 두면서 추후 통합작업을 용이하게 하는 방안이 한진칼과 산은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다”며 “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등의 반발을 차단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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