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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벤처생태계 꿰뚫는 '완벽주의자' 김용민 파트너'민·관' 누비고 신생 VC 창업, '대기업 네트워크' 경쟁력

박동우 기자공개 2020-11-23 08:05:29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9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 생태계는 공공과 민간의 플레이어가 조화를 이룬 영역이다. 김용민 인라이트벤처스 파트너는 민·관을 누비면서 신생 기업들을 돕는 노하우를 체득했다. 마침내 벤처캐피탈을 창업하며 자신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릴 길을 찾았다.

업계에서 '완벽주의자'로 통할 만큼 김 파트너는 투자의 방향성, 문제점, 보완 사항 등을 꼼꼼하게 진단한다. 대기업,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기관과 관련 부처를 아우르는 인적 네트워크는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경쟁력을 높인 무기다. 실용성과 산업계 적용 가능성을 잣대로 삼아 기술 중심의 스타트업들을 탐색한다.

◇ 성장스토리 : '제조업·VC·모태펀드' 종횡무진, '인라이트벤처스' 출범 주역
김용민 인라이트벤처스 파트너

김 파트너는 현대모비스 입사를 계기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회계와 세무 분야를 맡으면서 인수·합병(M&A) 딜(Deal)을 경험했다.

한국기술투자(현재 SBI인베스트먼트)로 자리를 옮기면서 벤처캐피탈에 입문했다. 프로젝트를 능동적으로 추진하는 직업에 흥미를 느꼈다. 프랑스의 통신 기업을 인수하고 중국에 머무르면서 현지 업체들을 발굴했다.

2009년 민간 영역을 떠나 공공 부문에 잠시 둥지를 틀었다. 한국벤처투자에 합류해 3년여 동안 활약했다. 기획재정부를 설득해 엔젤매칭펀드, M&A매칭펀드 예산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자펀드의 집행 내역을 분석해 벤처 투자에 따른 고용 효과를 산출한 노력이 뒷받침됐다.

그는 "삼성벤처투자 재직 시절이 커리어의 전환점"이라고 회고했다. 2014년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에 파견됐다. 민·관 자금을 매칭한 펀드로 초기 기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문득 제 힘으로 펀드를 조성해 될성부른 업체를 키워내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렸다. 대성창업투자 출신 박문수 파트너 등과 힘을 합쳐 투자사 설립을 준비했다. 2017년 7월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인 인라이트벤처스를 차렸다.


◇ 투자철학 : 대기업 네트워크 기반 '세일즈' 집중, 산업 적용 가능성 중시

김 파트너는 스타트업 성공을 돕는 길을 '네트워크 형성'과 '세일즈'에서 발견했다. 대기업과 협력을 이끌어내면 벤처의 사업화가 이뤄진다는 인식을 품었다. 투자사 나홀로 피투자기업을 육성할 수 없으므로 우군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확립했다.

주력 아이템의 산업 적용 가능성에 방점을 찍고 신생 기업의 옥석을 가린다. 그는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의 기술 수요부터 먼저 관찰한다. 수시로 R&D 담당 임원들과 만나 스타트업과 손잡을 만한 사업 영역을 찾는다.

김 파트너는 "초기기업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투자하기 앞서 외부와 협업을 추진하는 대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과 연계하려고 노력한다"며 "유망한 기술을 갖춘 업체들이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고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데 가장 적합한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 트랙레코드1 : '실내 GPS' 와따, '현대차' 파트너 달고 성장

와따는 실내나 지하 공간에서 사람·사물의 위치를 알려주는 기술을 개발한 회사다. 대기업 수요를 염두에 두고 3년 전에 편입한 포트폴리오다.

위성항법장치(GPS) 신호 대신 와이파이, 알고리즘 등을 접목해 움직이는 대상의 동선을 포착할 수 있다. 김 파트너는 스마트시티 인프라 구축 흐름과 맞물려 관련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수요를 따졌다. 현대차, 삼성그룹 계열사 등을 파트너 업체로 매칭해줬다.

김 파트너는 "와따는 기술의 혁신성보다도 회사의 주력 사업이 시장에 진입할 기회가 충분한지 여부를 면밀히 살핀 사례"라며 "산업계와 연결을 토대로 포트폴리오의 성장을 돕는다는 방침을 지켰다"고 말했다.


◇ 트랙레코드2 : '영유아 관리 시스템' 모닛, 기술 안정성·실용성 부합

모닛은 김 파트너가 삼성벤처투자 재직 시절부터 관심을 쏟은 회사다. 당시 삼성전자 사내 창업 공모전에서 센서를 활용한 모니터링 기술을 접하고 매력을 느꼈다. 실내 온도·습도·유해물질 농도 계측, 건강 관리 등에 쓰일 여지가 무궁무진했기 때문이다.

기술의 안정성과 실용성에 무게를 두고 기업을 발굴했다. 인라이트벤처스는 작년과 올해 모닛에 총 10억원을 지원했다. 아기의 무게중심을 인식하는 스마트 아기띠부터 고령 환자를 겨냥한 기저귀까지 라인업이 다양해졌다.

김 파트너는 모닛의 장기 성장을 확신한다. 국내·외 산업의 트렌드를 꿰뚫은 덕분이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겨내면 업체의 해외 판로가 활짝 열릴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심화되고 어린이 돌봄 수요 역시 늘어나는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 업계 평가 : 방향 설정·문제 해결력 탁월, '마당발' 인맥

김 파트너는 업계에서 '완벽주의자'로 정평이 났다. 매사 꼼꼼히 챙기면서 보완점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자세가 몸에 배었기 때문이다.

박창하 산업은행 차장은 벤처 투자 플랫폼인 '넥스트라운드' 실무를 담당하면서 김 파트너와 인연을 맺었다. 박 차장은 "신규 출자 사업의 설명을 듣고 즉석에서 일목요연하게 조언해준 걸 접하고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며 "프로젝트의 방향을 설정하는 능력이 탁월한데다 끊임없이 개선 사항을 검토하는 노력이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각계에 뻗은 인맥 역시 김 파트너의 강점으로 통한다. 인라이트벤처스가 지역 신생기업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박 차장은 "창조경제혁신센터, 테크노파크, 액셀러레이터 관계자들 가운데 김 파트너와 친밀한 관계를 다진 이들이 많다"며 "진솔하게 대화하는 자세, 해법을 함께 모색하는 마음가짐을 원동력으로 삼아 피투자기업의 밸류업에 큰 힘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 향후 계획 : '특구기업·해양신산업' 펀드레이징, 포트폴리오 내실 다져

올해 들어 인라이트벤처스는 4개의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2월에 약정총액 122억원의 '인라이트 6호 CD펀드'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인라이트 CG 2호 펀드', '인라이트 8호 애그테크플러스펀드' 등이 출범했다. 지난달에는 220억원인 '인라이트 제9호 넥스트유니콘펀드'도 조성했다.

연말까지 모태펀드 자조합인 '영·호남 특구기업 육성 펀드'와 '해양신산업펀드'를 론칭한다. 펀드레이징을 순조롭게 마무리하면 운용자산(AUM)은 18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내년이면 회사 설립 4년차에 접어든다. 기존 포트폴리오를 겨냥한 지원에 힘쓸 계획을 세웠다. 공격적 투자보다는 회수 성과를 실현하는 데 집중하면서 내실을 다진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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