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 차기 리더는]롱리스트 8일 확정, 중앙회 의중에 쏠린 눈정은보·진웅섭·서태종 등 관료 하마평, 이성희 회장 친정 체제 구축 가능성도
손현지 기자공개 2020-12-07 08:07:01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4일 1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이 공백이 된 회장 선출 절차를 개시한 가운데 외부 후보군에 누가 포함될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농협 지배구조의 특수성에 따라 외부 후보군 구성에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연말 정부 부처 개각 등을 고려했을 때 차관급 이상의 경제관료 출신을 영입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오는 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롱리스트를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추려진 내부 후보군 20명에 외부 후보군을 추가한 뒤 압축후보 명단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역대 농협금융 지주 회장 리스트를 보면 대부분 외부 인사로 채워졌다. 1대 회장이었던 신충식 회장을 제외하고는 신동규(행정고시 14회)·임종룡(행정고시 24회)·김용환(행정고시 23회)·김광수(행정고시 27회) 회장 모두 고위 경제관료 출신이다.
농협 고유의 정체성에 따라 정부 정책과 거리를 두기 힘들다는 점이 관료 출신을 회장으로 선임하는데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농협은 농협법에 근거한 특수 조직인 만큼 각종 정책 대출을 많이 취급하고 있다. 관료 출신 회장을 선임해야 정부와의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농협금융지주 회장 경우 농협중앙회장의 의중, 더 나아가선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농협금융지주, 농협경제지주 각각의 꼭대기에 농협중앙회가 서 있는 지배구조다. 농협중앙회는 농립축산식품부 소관으로 각종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실제로 외부후보군도 독립 기구인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아닌 '지주 경영지원부'에서 주도적으로 선발하고 있다. 평소 후보군을 관리한다기 보다는 필요에 의해 후보군을 꾸린다. 통상적으로는 전임자 임기만료 기간이 임박했을 때 헤드헌터 등 비공식적인 루트로 추천받는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후보군을 추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내주 쯤 이면 후보군 윤곽도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후보군을 꾸리는데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친정체제' 구축 기조가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초 올해 3월 이 회장이 선임될 당시 전임 김병원 회장의 라인으로 분류됐던 대표이사급 인사들이 줄줄이 사표를 낸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지역주의 인사 기조도 관측되고 있다. 김광수 전 회장도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과 호남출신(전남 나주)으로 출신지 동향이라는 연결고리가 있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농협지주 회장 후보에 관(官) 출신 하마평이 무성하다. 금융권 안팎에서 주목하는 인사는 정은보(행정고시 28회)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대표, 진웅섭(행정고시 28회) 전 금감원장, 서태종(행정고시 29회)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이다.
무엇보다 관 출신 중 농협금융 회장직 희망자들도 늘고 있다. 임종룡·김광수 전 농협금융 회장이 각각 금융위원장, 은행연합회장으로 영전한 점이 주요 근거다. 전직 회장들이 협회장으로 거취를 정하면서 농협의 위상도 덩달아 높아진 셈이다.
농협 내부적으로도 경제관료 출신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농협금융 회장은 중앙회와 농협금융 계열사들의 가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때문에 어느 정도 힘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농협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를 넘어 4대 금융지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성장의 모멘텀을 위한 힘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과거 경제관료 출신인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선례로 꼽힌다. 임 전 위원장은 농협금융 회장 시절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NH투자증권(전 우리투자증권) M&A를 성사시키며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바 있다. 당시 임 전 위원장은 농협중앙회를 직접 설득했다. 중앙회의 영향력이 막강한데도 지주의 입장을 대변하고 추진속도를 높여 긍정적인 결실을 맺었다는 점이다.
농협금융은 지난달 27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했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경영승계절차 개시일 이후 40일 이내에 최종 후보자 추천 절차를 완료해야 한다는 절차에 맞춰 24일 주주총회 전까지는 단독 후보를 확정지을 계획이다. 현재 회장 직무대행은 이사회 규정에 따라 김인태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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