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2월 09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V홈쇼핑 사업을 영위하는 하림그룹의 계열사 NS쇼핑은 자회사 비중이 커지면서 지주사 전환이 불가피했다. 하림그룹 차원에서 투자가 필요한 사업 법인이 자회사로 편입되면서다.자의적인 판단은 아니었지만 ‘돈 먹는 하마’를 품으면서 본업인 TV홈쇼핑 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현금을 창출해야만 했다. 물론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성장전략에 집중하는 게 당연하지만 NS쇼핑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더욱 고삐를 죄야 했다.
TV홈쇼핑 둥지 안에서 자라는 자회사는 부동산업 하림산업, 프랜차이즈업 엔바이콘, 광고대행업 엔디, 방송프로그램제작 및 공급업 엔에스홈쇼핑미디어센터, EM첨가제품제조업 에버미라클, 전자상거래업 글라이드다.
그 중에서도 단연 하림산업은 가장 덩치가 큰 자회사다. 하림산업은 2016년 도심형 물류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양재동 소재 옛 화물터미널 부지를 매입했다. 또한 전북 익산의 ‘하림푸드 콤플렉스’ 프로젝트 사업도 이곳에서 맡고 있다.
양재동 물류단지 조성 사업은 서울시에서 R&D 단지로 개발하기를 원하면서 4년 동안 본격화되지 못했다. 그러다 정부가 나서면서 올해 개발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울 수 있었다.
하림산업은 도시첨단물류단지 관련 법령에 따라 지하에 유통물류시설을 조성하고 지상에는 앵커 광장을 중심으로 업무시설, R&D, 컨벤션, 공연장, 판매, 숙박, 주거 등의 지원시설이 어우러진 복합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투자가 예고된 셈이다.
이미 전북 익산에서는 5200억원 가량이 투입되는 가공식품 공장 3개와 물류센터 등의 복합시설 '하림푸드 콤플렉스'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가정간편식(HMR)에서 천연 베이스 소스, 즉석 밥, 면 제품 등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을 양재동 물류센터가 배송을 맡는 전략적 청사진이다.
NS쇼핑은 이러한 하림그룹의 차세대 성장 동력을 위한 ‘어미 새’ 역할을 맡고 있다. 쉴 틈 없이 먹이를 구해다 자회사를 먹여 살려야 한다. 지금도 현금창고가 부족한 상태는 아니지만 지속적인 투자에 활용될 자금을 더욱 비축시켜놔야 한다는 조바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때문인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NS쇼핑은 납품업체로부터 거두는 판매수수료율이 업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TV홈쇼핑의 판매수수료율이 29.1%인 점을 감안하면 NS쇼핑의 36.2%는 업계 평균보다 7.1%포인트 차이가 난다.
TV홈쇼핑 업체의 재승인 심사를 맡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부터 판매수수료율을 따로 평가하기로 했다. 납품업체와의 상생협력을 위한 노력 정도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차원에서다. 판매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NS쇼핑으로서는 상생협력에 대한 부담과 그룹 내 캐시카우 전략 사이에 고민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어미 새 역할을 맡은 NS쇼핑은 이제 자신의 사냥법을 점검해야 할 시기다. 정부의 재승인을 받아야만 하는 TV홈쇼핑의 특성상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납품업체로부터의 판매수수료 수취를 통한 수익성 제고만이 답은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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