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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처분' 아스트, 오르비텍 팔아 11억 남겼다 [오너십 시프트]①'228억 인수' 5년 만에 239억 매각, 실적 악화 탓 수직계열 포기

박창현 기자공개 2020-12-11 07:46:34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9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공기 부품업체 '아스트'가 자회사 오르비텍을 팔았다. 5년 전 인수 가격과 비교해 겨우 11억원을 더 챙겼다. 여기에 항공기 부품 제조 수직계열화 시스템 또한 포기했다. 잃은 것이 많다는 평가를 받지만 매각 결정을 내렸다. 그만큼 이스트가 처한 상황이 급박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상장사 아스트는 최근 항공기 부품 제조 자회사 오르비텍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대상은 보유 지분 18.89%(449만4759주) 전량이다. 성진홀딩스가 매각 지분 가운데 10.82%를 인수해 오르비텍의 새로운 최대주주로 등극한다. 나머지 지분은 재무적 투자자(FI)인 '카일앤파트너스'가 취득한다. 전체 거래 규모는 234억원이며, 매각 예정일은 내년 2월 5일이다.

'눈물의 처분'이라는 평가다. 아스트와 오르비텍은 밀접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오르비텍이 항공 정밀 부품을 아스트와 아스트 자회사 등에 납품하는 구조다. 지난해 매출 749억원 가운데 38%에 달하는 284억원이 내부거래 물량이다. 항공기 부품사업 수직계열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끈끈한 거래 관계 덕분에 오르비텍 또한 전체 매출에서 항공기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커졌다. 아스트는 2015년에 오르비텍 경영권을 확보했다. 직전 해만 해도 오르비텍 매출에서 항공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1%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협업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듬해 38%까지 치솟았고, 수직계열화 시스템이 정착한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인 55.47%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스트는 공들여 만든 수직계열화 시스템을 포기했다. 그만큼 아스트가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 산업이 직격탄을 맞자 아스트 또한 거센 후폭풍에 시달렸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매출은 작년과 비교해 80% 넘게 감소했고, 그로 인해 20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도 발생했다. 내부 유동성을 가늠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 또한 작년 말 287억원에서 현재 30억원까지 줄어든 상태다.

결국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아스트는 오르비텍 매각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항공기 산업이 워낙 침체해 있는 탓에 제 값을 받기도 어려웠다.

아스트는 2013년 2월 처음으로 오르비텍 주식 39만주를 19억원을 들여 취득했다. 경영권을 확보한 것은 2년이 더 흐른 2015년 8월이다. 당시 이의종 오르비텍 전 대표이사와 에이치더블유매니지먼트가 갖고 있던 경영권 주식 141만주를 추가로 취득해 최대주주(16.44%)로 올라섰다. M&A 비용으로 103억원을 썼다. 이후 추가 장외매수와 유상증자 참여 등을 통해 지분을 더 늘렸다. 이렇게 오르비텍 지분 확보에 들어간 자금은 228억원이다.

올해 10월 들어 처음으로 지분을 팔았다. 권동혁 대표이사에게 주당 4369원, 11만4443주를 5억원에 넘겼다. 잔여 지분 449만여주를 이번에 성진홀딩스 등에 넘기면서 받게 되는 돈이 234억원이다.

결과적으로 228억원을 들여 취득한 오르비텍 주식을 거의 5년만에 239억원에 판 형국이다. 단순하게 지분 매매 거래만 놓고 보면 매각 차익은 11억원에 불과하다. 수직계열화 체제를 포기하고 받은 대가치고는 아쉬움이 많은 결과다. 그럼에도 어려운 시장 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손발을 자르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아스트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운전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오르비텍 지분을 매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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