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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이냐 예보냐…우리금융 배당 '딜레마' 코로나19 여파 대비 vs 공적자금 회수

이장준 기자공개 2020-12-11 07:50:55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0일 08: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말 배당을 앞두고 우리금융지주가 딜레마에 빠진 양상이다. 금융감독원은 코로나19 여파에 대비해 금융지주들이 배당 축소를 권고했다. 하지만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입장인 또 다른 당국이자 주주인 예금보험공사를 고려하면 마냥 배당을 줄이기도 곤란하다.

10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개별 은행 및 금융지주들과 배당을 제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이들 회사는 금융지주회사법, 은행법 등에 의거해 순자산에서 자본금·자본준비금·이익준비금·미실현이익의 합을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배당을 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진행되고 장기화 조짐이 보이면서 당국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몇년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성향을 높여온 금융지주사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강제성은 없더라도 금융사 입장에선 감독당국의 권고를 거부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지주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 규모만 놓고 보면 5056억원으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적었다. 하지만 연결 기준 배당성향은 27%로 신한(25.97%)·KB(26%)·하나(25.78%)금융지주를 웃돌았다.

지주사 전환 이전인 2015년 말 우리은행의 배당성향(31.8%)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리지주 출범에 발맞춰 주주 환원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출범 2년차인 올해는 코로나19 등 여파에 실적이 주춤했다. 우리금융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 1조8478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2조3697억원보다 2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조8061억원에서 1조2957억원으로 줄었다.

이달 말까지 실적을 집계해 결산을 내지만 지난해에 못 미치는 성적을 받을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연말 배당 규모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배당성향을 높이더라도 배당금 자체가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 와중에 감독당국의 권고대로 배당정책을 제한한다면 감소 폭은 더욱 커진다. 주주 입장에서 보면 안 그래도 저평가돼 주가가 떨어진 은행주를 보유할 유인이 약화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경우 가장 많은 타격을 입게 되는 건 우리지주의 최대 주주 예보다. 9월 말 기준 우리금융지주 주식 1억2460만4797주를 보유해 전체 지분의 17.25%를 갖고 있다. 김홍태 예보 혁신경영실 실장이 우리지주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인 예보는 금융기관이 파산 등으로 예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 예금의 지급을 보장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빛은행은 부실은행이었던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합병으로 탄생했다. 예보는 우리금융에 총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상당수 상환을 받았지만 아직도 회수해야 할 자금이 1조5300억원 가량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예보는 지난해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를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개최해 2022년까지 2~3차례에 걸쳐 잔여지분 매각을 마무리하는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하지만 우리지주의 지지부진한 주가가 문제였다. 자본비율에 발이 묶여 사업다각화에 제동이 걸린 탓이 컸다. 지주 출범 시 한 주당 가격 1만6000원을 찍고 줄곧 하락세였다. 코로나19 초창기인 올 3월에는 주가가 6320원까지 떨어졌다가 회복해 지난달부터 1만원선을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예보 입장에서는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해야 한다. 남은 공적자금을 보유 주식 수로 나눠 계산하면 예보가 투입한 공적자금을 그대로 회수하기 위해서는 우리지주 한 주당 가격이 1만2300원을 넘겨야 한다. 주가가 아직 여기에 미치지는 못한다.

배당이 제한되면 예보가 직접 가져갈 배당금이 줄어들뿐 아니라 주가 상승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배당 제한 자체가 궁극적으로 공적자금 회수에 장애물이 될 수 있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경우 금감원에서는 배당을 축소하라 하는데 최대주주인 예보 입장도 고려해야 해 중간에서 난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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