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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구조조정]KDB가 팔고 KDBI가 산 두산인프라코어'셀프 매각' 논란속 결국 현중 컨소 우협 선정

최익환 기자공개 2020-12-11 07:26:50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0일 18: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KDBI)가 두산인프라코어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수전 승기를 잡은 현대중공업과 KDBI는 초반부터 이미 인수자로 내정된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다.

사실상의 매도자인 산업은행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할 수 밖에 없는 자회사가 인수 컨소시엄으로 나섰다는 점 때문에 공평하지 못한 딜이었다는 논란은 계속 제기됐다.

10일 두산중공업은 공시를 통해 두산인프라코어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중공업지주-KDBI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본계약이 체결되고 내년 초 잔금납입을 통해 거래가 종결되면 현대중공업-KDBI 컨소시엄은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4%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거래가격은 7000억원대로 매도자 측이 원한 1조원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 초반부터 현대중공업-KDBI 컨소시엄은 '셀프 매각' 논란에 휘말려왔다. 이번 거래의 매도자로 나선 곳은 두산중공업이지만 사실상 두산그룹 전체가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산업은행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KDBI는 지난해 7월 산업은행이 7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구조조정 전문 자회사다.

구조조정 전문 자회사를 비전으로 제시한 KDBI가 정상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인수전에 참여한 것에 대해 시장에선 부정적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경쟁자들 역시 대형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이거나 유력한 전략적투자자(SI)였지만, KDBI가 모회사를 통해 회사의 사정을 보다 잘 알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번 딜 과정은 사실상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PEF 업계 관계자는 “KDB산업은행이 매각작업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로 치부되는 상황이었다”며 “산업은행에서 두산그룹 등을 담당하던 인물들이 KDBI의 주축이나 마찬가지인데 당연히 정보싸움에선 다른 원매자들이 밀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사자료 제공이 부족해 일부 원매자들이 인수전 이탈을 고려할 때도 현대중공업-KDBI 컨소시엄은 인수 의지가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두산중공업 측이 두산인프라코어의 기술유출 등을 우려해 일부 자료의 제공을 거부하자, 재무적투자자(FI)를 중심으로 한 원매자들 사이에선 사실상 SI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터져나왔다.

실제 현대중공업-KDBI 컨소시엄은 두산그룹 측이 원한 최대 1조원의 가격에 비해 크게 낮은 7000억원대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약 2000억~3000억원 사이의 가격차이가 존재하는 셈인데 유진그룹만이 남았던 본입찰 이후의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매도자 희망가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에 인수했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의 우려가 현실화되자 향후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구조조정 작업에 대한 신뢰도 하락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당장 다음주 초 본입찰을 앞둔 한진중공업 역시 KDBI가 유력 원매자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PE 업계는 물론 투자은행(IB) 업계 전반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서 다른 원매자들은 들러리가 된 셈”이라며 “KDBI의 존재가 산업은행 주도 거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증명됐다고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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