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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푸르덴셜 PMI 진통]창립이래 첫 인력 구조조정…퇴직금 제도 부담됐나④장기근속자에 과도한 퇴직금, 합병 전 비용 떨어내기 목적 해석

이은솔 기자공개 2020-12-17 08:39:25

[편집자주]

푸르덴셜생명보험이 KB금융에 인수된지 3개월이 지났다. 푸르덴셜 M&A 밸류 측정의 핵심은 고효율 엘리트 설계사 조직인 라이프플래너(LP·Life Planner)였다. 인수후통합(PMI) 역시 LP 조직의 안착이 관건이다. 새로 출범한 경영진의 소통 방식에 대한 푸르덴셜 LP 조직의 문제제기가 최근 수면 위로 드러났다. 푸르덴셜 PMI가 진통을 겪는 이유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6일 07:5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푸르덴셜생명보험이 KB금융 편입 후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코로나19에 따른 영업 악화 등을 이유로 거론했지만 업계에서는 인수후통합(PMI) 절차 일환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추후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중복 인력을 정리하고 근속연수를 두 배 가까이 인정하는 '누진제' 퇴직금도 미리 지급해 향후 부담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영업조직에선 직전 이뤄진 영업점 정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장급 퇴직시 연봉 7년치 수령 '파격적' 조건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은 최근 희망퇴직 공고를 냈다. 1976년 이전 출생 직원 또는 만 20년 이상 근속한 정규직 직원이 대상이다. 이달 16일까지 신청자를 받아 연말 인력 정리를 마칠 계획이다.

퇴직 조건은 파격적이다. 기본 퇴직금에 특별위로금, 생활안정자금과 재취업지원금까지 제공한다. 특별위로금의 경우 입사 20년 이상은 36개월치 급여에 해당한다. 생활안정자금으로 월 기준금액을 최장 36개월치 제공한다. 이외 재취업지원금 3000만원, 복지포인트와 건강검진비용 등도 현금으로 환산해 제공한다.

일단 푸르덴셜은 독특한 퇴직금 제도를 갖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퇴직금을 누진제 형태로 적용하고 있다. 기준금액 산정방식이 근속연차*1이 아니라 '근속연차*2-5'다. 즉 20년을 근무한 직원은 퇴직금으로 20개월치 급여가 아니라 35개월치 급여를 제공받는다.

근속연수가 높아질수록 직원들에게는 유리하고 회사 측에는 비용 부담이 거세지는 구조다. 이 때문에 푸르덴셜생명에는 고연차 직원이 많고 퇴사율도 높지 않다. 푸르덴셜생명은 1991년부터 국내 영업을 시작했는데 한국 법인 설립 초기 복지제도로 자녀 학자금 대신 퇴직금 누진제를 결정했다.

직원들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서 이러한 퇴직금 제도를 택했다는 후문이다. 라이프플래너 조직도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수수료 지급 정책을 타사와 차별화했다. 국내에서는 씨티은행 등 일부 외국계 금융사와 오렌지라이프 등 외국계 생보사가 퇴직금 누진제를 택했다.

이에 따라 이번 희망퇴직에서 퇴임하는 수석, 부장급 직원들은 상당한 보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년차 직원이라고 가정할 때 퇴직금 35개월치와 특별위로금 36개월치, 생활안정자금 36개월치와 기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번 희망퇴직에는 퇴직금을 미리 지급해 향후 발생할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도 담겨있다는 평가다. 입사 5년만 지나면 근속연수의 두 배씩 퇴직금이 적립되다보니 직원이 늘어나고 평균급여가 올라갈수록 회사의 비용 부담이 빠르게 확대된다.

PMI를 염두에 둔 KB금융 입장에서 아쉬울 게 없는 선택지다. 향후 계열사 내 형평성을 위해 푸르덴셜생명의 퇴직금 제도를 손볼 가능성이 높다.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신한금융도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신한생명과 합병 전 퇴직금 제도 통합을 집중 논의 중이다. 유리하게 산정된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셈이기 때문에 직원들의 반발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에도 실적은 선방했지만 최근의 업황 추세를 감안하면 비용 감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합병시 지원부서 비중 커져, 중복인력 '정리' 염두

KB생명과 합병 후 중복되는 부서와 지원 인력을 선제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목적 역시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푸르덴셜생명의 정규직 직원은 500명 내외다. 인사, 재무, 계리, 영업관리 등을 담당하는 본사 인력에 지점의 보험 계약 관리, 수납 등 영업직원 업무를 돕는 FSS(Field Service Specialist)를 포함한 숫자다.

보험사에서 돈을 벌어오는 곳은 영업조직이다. 현재 푸르덴셜생명의 라이프플래너(LP) 조직은 1650명 가량이다. 영업조직과 본부 스탭의 비율이 3:1 수준으로 업계 평균 대비 지원 인력이 다소 많은 편이다.

푸르덴셜생명은 2년의 독립경영을 보장받았는데 이후에는 KB생명과의 통합 가능성이 거론된다. KB생명의 본사 직원은 약 350명인데 대면영업조직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주 영업 채널은 방카슈랑스와 독립보험대리점(GA)으로 과거 대면영업을 위해 뽑았던 설계사 조직 일부는 GA 교육이나 관리를 맡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만약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전속 설계사 조직은 푸르덴셜생명 LP 1650명으로 동일한데 본부 스탭은 850명으로 늘어난다. 영업조직 규모의 절반 이상이 본부 스탭으로 보험료 수입 대비 인건비가 과도해지는 구조다. 인사, 재무, 회계 등 양사의 인력 중복을 피하기 위해 미리 인력 조정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좋은 조건의 희망퇴직을 바라며 영업조직에서는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규 직원과 수수료를 받는 영업직이라는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양쪽 조직에 대한 회사의 온도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정규직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신청받고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고 있지만 직전에 있었던 영업 지점장 정리 과정은 그렇지 않았다. 신청이 아닌 통보 형태로 이뤄졌고, 해촉된 지점장들에게 지급된 위로금은 4000만원에서 1억원 가량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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