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임팩트투자]늦깎이 합류 한국, '테스트베드' 최적지 부상③정부 주도 출자사업 환경, '표준지표' 도입 유리
임효정 기자공개 2020-12-18 13:00:56
[편집자주]
벤처투자업계에 '착한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가 요구하는 환경, 고용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하는 임팩트 투자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회수다. 투자와 성장, 회수로 이어지는 벤처투자 생태계에서 성공적인 회수는 재투자의 선결조건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회적 가치에 대한 객관적인 측정 기준이 미흡한 실정이다. 임팩트 투자 시장의 선순환 구축을 위한 업계의 노력과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7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팩트 투자가 안착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데 이견이 없다. 가치 측정에 대한 국제 표준을 만들기 위해서는 임팩트의 정의부터 공통 언어로 정립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세계적인 노력 속에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테스트베드(Test Bed) 역할을 하기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주도의 벤처투자 생태계가 오히려 표준화된 지표를 적용하기에 용이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제 흐름 동참, 한국NAB 창립 3년차
임팩트 투자는 국제적인 흐름인 만큼 각국의 공조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조직은 2015년에 설립된 GSG (Global Steering Group for Impact Investment)로 국가별 플랫폼인 NAB로 구성됐다. 글로벌 33개국이 참여하는 임팩트투자와 임팩트경제 전문가 그룹 네트워크로 운영 중이다.
한국도 이 기구에 가입했다. 한국NAB는 국내 임팩트 투자, 임팩트경제의 활성화를 목표로 2018년 설립됐다. 현재 30개 기관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사장은 문철우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가 맡고 있다. 문 이사장은 국제 임팩트 평가 기구들 간의 네트워크 조직인 IMP(Impact Management Project)에도 어드바이저로 참여하고 있다. IMP는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임팩트의 내용적 의미를 공통분모로 도출하는 데 우선 과제를 두고 있는 조직이다.
한국NAB는 국내 임팩트 투자 시장의 활성화를 목표로 해외 실무 관련 지식과 정보를 국내에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임팩트 투자 수용도가 높아질 수 있는 정책 방안을 제시하는 역할도 한다. 2018년 당시 한국벤처투자와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임팩트 펀드 출자사업을 이끈 데 기여했다.
글로벌 과제인 만큼 임팩트 투자에 대한 개념과 측정을 통합하는 데 상당 시간 걸릴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룬다. 국제적인 회계기준의 표준화가 어느 정도 완성된 시점은 2000년대 이후로, 거의 50년 이상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문 이사장은 "공통된 임팩트 측정 체계에 대한 합의가 우선 과제"라면서 "임팩트측정과 임팩트투자의 활성화의 연결고리가 강해질수록 더 많은 민간자본이 적극적으로 개입될 것은 분명해진다는 점에서 필요성은 높다"고 말했다.
◇테스트베드 매력 높아, 임팩트 활성화 기대
국내에 임팩트 펀드가 마련된 지 3년차에 불과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주목도는 높은 편이다. 테스트베드로서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여느 국가보다 높다는 평가다.
우선 국내 LP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에서 새로운 기준이 제시되기에 좋은 환경을 갖췄다는 의견이다. 정책투자기관이나 민간 출자자에 따라 운용사의 전략도 빠르게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벤처펀드 시장은 여전히 정부 의존도가 높은 수준이다. 매칭을 유도하면서 정책자금 출자 비중은 점차 줄고 있지만 아직까지 30~40%를 차지한다. 모태펀드, 성장금융, 국민연금을 포함해 공제회, 금융사 등이 주요 LP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 시장과 비교해 LP시장 규모 자체가 작다.
해외와 달리 아직까지 기관에서 제각각 마련한 가치 측정 도구가 많지 않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해외의 경우 이미 200개 평가기관이 각자 다른 방법론을 통해 측정 도구를 만들었다. 공통된 지표로 합의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 이사장은 "특히 임팩트 펀드의 경우 공적 영역에서 나오는 자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구조"라며 "이를 기반으로 임팩트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효과도 더 클 것으로 보여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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