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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은행·카드·보험 CEO 2년 연임 의미는 핵심 자회사 경영 안정화, 차기 회장 후보군 육성 포석

고설봉 기자공개 2020-12-21 07:52:47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8일 10: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의 올해 자회사 대표이사(CEO) 인사 키워드로 경영 안정화와 후계구도 강화가 꼽힌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임기 만료 시점과 은행·카드·보험 CEO들의 임기 만료 시점을 맞추면서 승계 후보군을 보다 넓혔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7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추천했다. 연말 임기만료를 맞은 자회사 CEO 14명 중 11명을 연임하고 3명을 신규선임 했다. 관심을 모았던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은 나란히 연임에 성공했다.

특이한 점은 이번 인사에서 이들 3명의 CEO 모두 2년의 임기를 보장 받았다는 점이다. 기존 신한지주는 CEO 연임을 결정할 때 통상 1년 단위로 임기를 연장했었다. 올해 자경위가 이례적으로 주요 계열사 CEO 임기를 길게 부여했다는 평가다.

신한지주 안팎에서는 올해 코로나19 특수성을 반영해 안정에 방점을 찍은 인사를 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경영 연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해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이러한 경영 안정성 강화는 핵심 자회사 전반에서 관찰된다. 실제 자경위는 진 행장, 임 사장, 성 사장 등 외에도 주요 자회사 CEO 임기를 2년 보장했다. 신규선임된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과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사장도 2년 임기를 부여받았다.

올해 초 CEO가 교체된 신한금융투자를 제외하면 일명 ‘은·카·생·금·캐·저’로 불리는 신한지주 핵심 자회사 수장 모두 향후 2년 동안 각 자회사를 이끌게 된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이들 핵심 계열사의 순이익 기여도는 97.2%로 집계됐다. 저금리 장기화와 코로나19 영향에도 안정적으로 그룹 순이익 달성을 주도하고 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들 CEO는 각 사가 직면해 있는 어려운 경영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보다 긴 안목으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혁신을 이끌어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실적 성장세와 리스크 관리 역량을 증명한 주요 자회사 CEO들이 대부분 연임되면서 그룹 지배구조 안정화에 힘이 실렸다는 평가다. 향후 신한금융그룹의 후계구도가 한층 탄탄해졌다는 분석이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3년 3월 26일까지다. 전통적으로 신한금융은 현직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당해 1월 말 후보자 선출을 마무리한다. 이를 위해 직전해 12월부터 지배구조및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이하 회추위)를 가동해 후보자를 물색하고 롱리스트를 꾸린다. 이후 당해 1월 초에는 숏리스트 윤곽이 드러난다.

이를 감안하면 차기 신한금융 회장을 선출하는 회추위는 오는 2022년 12월 말부터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이 시기는 현재 연임한 주요 자회사 CEO들의 임기 만료 시점과 맞아떨어진다. 자동적으로 현직 주요 자회사 CEO들이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인사에서 연임한 CEO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신한금융 차기 회장 후보군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이에 따라 향후 전개될 회추위 과정에서 인물난을 겪을 리스크는 크게 줄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진 행장은 글로벌 감각은 물론 커뮤니케이션 능력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시장 확대가 최대 화두인 금융권에서 진 행장은 준비된 CEO로 자주 언급된다. 더불어 그는 신사업 추진력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추구하는 '원 신한(One Shinhan)' 적임자로 꼽힌다.

임 사장은 신한카드의 체질개선을 주도하고 지속 성장 가능성을 높인 인물로 평가 받는다. 카드업 위기론이 대두된 가운데서도 오히려 할부금융, 핀테크서비스, 데이터 판매사업 등 신사업을 주도하며 카드는 물론 그룹의 성장동력을 마련했다. 조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디지털전환(DT), 정부의 디지털뉴딜과 가장 맞닿아 있는 인물로도 부각되고 있다.

성 사장은 신한금융 통합 생보사 신한라이프의 초대 수장으로 발탁될 만큼 두 회사의 조직과 기업문화를 융합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위원회와 보험개발원을 거친 정통 관료 출신으로 2019년 3월 신한생명에 부임했다. 신한라이프는 신한금융이 추진하고 있는 비은행 강화의 핵심 자회사다. 그만큼 성 사장의 입지도 한층 더 단단해졌다는 평가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핵심 자회사들의 CEO의 연임 임기를 2년 부여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회장과 주요 CEO들의 임기 만료 시점이 맞아 떨어지면서 차기 구도도 명확해졌고, 그만큼 CEO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 시너지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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