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보수적 주주환원기조 이어갈까 외형 성장에도 부채비율·잉여현금 '악화'…최근 3년간 배당 성향 개선
김슬기 기자공개 2020-12-29 07:32:37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8일 13: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체질개선에 나선 LG이노텍이 올해 주주환원정책에 변화를 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우호적인 시장상황이 지속돼 배당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주주환원정책의 선제조건인 재무지표 개선에 물음표가 찍힌 상황이다.28일 기준 LG이노텍의 올해 시장 컨센서스(지난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전망치 평균값)는 연결기준 매출액 9조3220억원, 영업이익 5987억원, 당기순이익 3068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대로면 전년대비 각각 12.29%, 48.51%, 199.92% 성장한다. 영업이익 증가폭에 비해 당기순이익 증가수준이 높다.
2019년 회계연도 기준 LG이노텍 현금배당성향은 6.9%였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익 대비 배당금 비율을 의미한다.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300원, 현금배당금 총액은 70억9900만원이다. 그 해 당기순익은 1023억원이었다.
LG이노텍의 배당수준은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후퇴했다. 당시 주당 배당금은 350원, 현금배당성향은 18.1%로 2019년에 비해 높았다.
1976년 금성정밀공업으로 설립된 LG이노텍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2009년이다. 당시 LG마이크론과 LG이노텍이 합병하면서 발행주식 총수는 1200만여주에서 1710만여주로 늘었다. 2014년까지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과 신주인수권부사채(BW) 행사, 유상증자 등으로 인해 주식 수는 현 수준인 2366만여주까지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외형성장도 같이 이뤘다. 연결기준 2009년 2조9712억원이었던 매출은 2019년 8조3021억원으로 179%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136억원에서 4031억원으로 255%, 당기순익은 513억원에서 1023억원으로 99% 늘었다.
그러나 배당은 제자리걸음이었다. 2009~2010년 주당 350원을 집행한 뒤 3년간 배당이 끊겼다. 2011~2013년까지 별도기준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탓이다. 이후 2014년 연결순익이 1000억원대로 급증하면서 여력이 확보되자 주당배당금 250원(배당성향 5.3%)을 단행했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주당 배당금 350원, 현금배당성향 8.7%로 상향됐지만 2016년과 2017년은 주당 배당금 250원으로 다시 줄었다.
지난해에는 2018년과 동일한 수준의 배당을 줬다. 올해는 그때보다 상황이 낫다는 점에서 배당상향 기대감도 솔솔 나온다. LG이노텍의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12 시리즈의 흥행으로 카메라 모듈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여기에 기판소재 부문 체질 개선으로 수익성이 좋아졌다. 2019년 고밀도다층기판(HDI·high density interconnection) 등 수익성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하면서 연중 20%대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다만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배당정책이 바뀔지는 미지수다. LG이노텍이 올해 발간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잉여현금흐름(FCF)을 배당재원으로 하며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 개선에 따라 배당성향을 상향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재무지표 중 가장 전면에 내세운 지표는 부채비율이다. 3분기 말 기준 175%로 전년 말(162%)대비 악화됐다.
게다가 FCF도 마이너스 상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LG이노텍의 FCF는 3분기 말 기준 -2435억원으로 작년 말(1796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 역시 7690억원에서 2953억원으로 감소했다.
관건은 올 4분기 현금흐름에 달렸다. 애플 아이폰 12 시리즈 출시가 지연되면서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재고수준이 높아졌다. 재고부담이 커지면서 NCF에도 영향을 줬기 때문에 4분기 카메라 모듈 출하가 본격화되면 현금흐름이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개선폭에 따라 LG이노텍의 배당수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낮은 배당수준에도 불구하고 올해 LG이노텍의 주가는 전년 말에 비해 24% 상승했다. 2019년 말 14만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24일 기준 17만4000원까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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