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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운용사, 회사형펀드 '우회' 돌파구 올 들어 22개 신규 설정, 신탁형에 비해 수탁사 부담 낮아

이효범 기자공개 2020-12-31 08:28:53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9일 13: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운용사들이 올 들어 회사형펀드 설정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옵티머스펀드 사태로 인해 펀드 수탁사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신탁형에 비해 수탁사 부담이 덜한 회사형펀드를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회사형(금투협 펀드종류 기준 '투자회사')으로 설정된 사모펀드는 지난 24일 기준으로 69개다. 작년말 47개에서 22개 증가했다.

2016~2019년 동안 총 14개가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에만 회사형펀드가 큰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설정액 규모는 7조3026억원에 달한다. 2019년말 5조9509억원과 비교해 1조3517억원 커졌다.


부동산펀드가 특히 많았다. 회사형으로 설정된 부동산펀드는 48개로 작년말에 비해 22개 증가했다. 켄달스퀘어자산운용 펀드가 5개 늘었다. 이지스, 마스턴, LB, 캡스톤자산운용 펀드가 각각 2개씩 증가했다. 이외에도 부동산 운용사들이 회사형펀드를 만든 사례가 다수 있었다.

옵티머스펀드 사태로 수탁은행들이 신규 수탁을 꺼리면서 부동산 운용사들도 펀드 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신탁형펀드를 대신해 회사형펀드로 돌파구를 찾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수탁은행들이 신규 수탁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는 배경 중 하나는 옵티머스펀드 사태로 수탁사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상으로 수탁사는 사모펀드에 대한 감시 감독 의무가 면제되긴 하지만, 완전히 책임을 회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다만 회사형펀드의 경우 자산 법률상 인수주체가 회사형펀드 자체이기 때문에 이같은 책임론에서 한층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펀드는 법적 형태에 따라 신탁형과 회사형 등으로 나뉜다. 신탁형 펀드는 법률상 실체가 없기 때문에 수탁사가 법률상 자산을 소유하는 주체가 된다.

실제로 A운용사는 최근 외국계 은행과 수탁업무 계약을 맺고 회사형으로 부동산펀드를 설정했다. 수탁사를 구하지 못해 펀드 설정이 지연되다가 이같은 방식으로 우회했다.

A운용사 관계자는 "신탁형 펀드의 자산 소유자는 수탁사가 되는 반면 회사형은 펀드 자체가 자산 소유자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수탁사들이 신규 수탁을 꺼리는 이유가 펀드 부실운용에 따른 책임을 묻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인데, 회사형 펀드 수탁을 맡을 경우 이런 책임에서는 그나마 자유로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형펀드의 수탁사 역시 선관주의 의무가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운용사들이 회사형펀드 설정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또 운용사들의 펀드 설정 요청이 빗발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수탁사들도 회사형펀드에 대해 제한적으로 신규 수탁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수탁은행 중에서 그나마 신탁형보다 회사형펀드 수탁을 받아주는 곳이 있긴 하지만 대다수 수탁사들은 신규 수탁에 여전히 보수적인 상황"이라며 "사모펀드 감시감독에 대한 역할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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