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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 사조그룹 오너회사, 계열사로 넘긴다 주지홍 과반 지분 보유한 캐슬렉스제주, 사조산업 종속기업 캐슬렉스서울로 흡수

최은진 기자공개 2021-01-05 11:13:09

이 기사는 2020년 12월 31일 14:5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산업의 종속기업인 캐슬렉스서울이 오너3세가 최대주주로 있는 캐슬렉스제주를 흡수합병한다. 두 회사 모두 자본잠식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캐슬렉스제주의 부실을 그룹 계열사인 캐슬렉스서울로 넘기는 전략을 쓰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너일가 회사의 부실과 회생임무를 사조그룹이 떠안게 된 셈이다.

사조산업은 최근 공시를 통해 종속기업인 캐슬렉스서울이 캐슬렉스제주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존속법인은 캐슬렉스서울이고 사명도 그대로 유지한다. 합병비율은 1:4.54이다. 합병으로 발행되는 캐슬렉스서울의 신주는 43만1665주다. 합병이유는 경영합리화를 통한 시너지 극대화다.


두 회사는 모두 골프장 사업을 영위한다. 각각 서울과 제주에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각각 자산총액은 1000억원짜리 회사로, 사조그룹 전체적으로 볼 때 주력사도 아니다. 그럼에도 두 회사의 합병을 주목하는 이유는 주주구성 때문이다. 캐슬렉스서울은 사조그룹이 99.5%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캐슬렉스제주는 오너일가 3세인 주지홍 사조산업 총괄 부사장이 과반의 지분을 보유해 오너회사로 분류된다.

세부적인 주주구성은 캐슬렉스서울의 경우 사조산업이 79.5%, 사조씨푸드가 20%,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이 0.5%를 보유하고 있다. 캐슬렉스제주는 주 부사장이 49.5%, 사조시스템즈가 45.5%, 캐슬렉스서울이 5%를 보유 중이다. 사조그룹 계열사와 오너일가의 지분이 혼재 돼 있지만 캐슬렉스서울은 사조산업의 종속기업으로 캐슬렉스제주는 사조시스템즈의 관계기업으로 분류된다. 엄밀하게 캐슬렉스서울은 사조그룹 계열사이지만 캐슬렉스제주는 주 부사장 개인회사인 셈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캐슬렉스제주가 캐슬렉스서울로 흡수되면 자연스레 사조산업의 종속기업으로 스며든다. 캐슬렉스서울의 주주구성도 변화한다. 사조산업이 58%, 사조씨푸드가 14.6%, 주 회장이 0.3%로 지분율이 축소된다. 주 부사장과 사조시스템즈는 약 12% 안팎의 지분을 확보한다.


이렇게 갑작스레 주주구성이 전혀 다른 두 회사의 합병을 결정한 배경엔 재무적 부담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너일가가 최대주주인 캐슬렉스제주의 부실을 캐슬렉스서울이 떠안게 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캐슬렉스제주는 1996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다. 2018년 적자로 전환되면서 재무부담은 더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06억원으로 집계됐다. 25년간 이어진 잠식이 해소되지 않는데다 적자까지 나면서 결국 정리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캐슬렉스서울의 상황이 좋은 것만도 아니다. 2015년부터 자본잠식에 빠졌고 현재 자본총계는 -88억원이다. 그나마 10억원 안팎의 순이익이 매년 발생하고 있어 잠식규모는 축소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양사를 합병하면서 캐슬렉스제주의 부실을 캐슬렉스서울로 통합시켰다고 볼 수 있다. 캐슬렉스제주의 회생 및 자금지원 역시 캐슬렉스서울, 더 나아가 사조그룹이 도맡게 됐다.

반면 주 부사장은 이번 합병으로 1석2조의 쾌거를 누렸다. 부실을 계열사로 넘기게 된 것은 물론 캐슬렉스서울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서 향후 계열사 등으로 매각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현재 지분승계를 추진하고 있어 현금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후 캐슬렉스서울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이 추진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사조산업 내부 관계자는 "자본잠식 상태인 것은 맞지만 내부적으로 효율적 경영을 이유로 합병을 결정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안인 만큼 알 수 있는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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