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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메이오 클리닉과 패밀리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21-01-04 08:40:54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4일 08: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최고의, 따라서 세계 최고의 종합병원으로 메이오 클리닉(Mayo Clinic)을 꼽는다. 거의 30년 동안 US뉴스 랭킹 부동의 1위다. 의외의 지역인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에 본사를 둔 병원이다. 의사 4500명을 포함, 약 63000명이 일하는 대형 의료기관이다. 매년 백만 명이 넘는 외래환자를 본다. 140개국에서 온 환자들이다. 연 매출은 120억 달러로 삼성물산의 절반쯤 된다. 70개가 넘는 병원과 의료원으로 구성되는 헬스케어 시스템을 보유하고 자체 의대도 운영하고 있다. 연구중심 병원이어서 통상적인 대학병원이 아닌데도 1950년에 의사 두 사람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매년 거의 7억 달러 연구비를 쓰며 연구전담 인력만 3천 명이 넘는다.

메이오 클리닉은 가족병원으로 출발했다. 영국 이민 윌리엄 W. 메이오(William Worrall Mayo, 1819–1911)가 남북전쟁 후인 1864년 로체스터에서 개업했다. 메이오는 전쟁 때 북군에 징집된 병사들을 검진하는 의사였다. 메이오에게는 아들이 둘 있었는데 윌리엄 J. 메이오(1861–1939)와 찰스 H. 메이오(1865–1939)다. 둘 다 의대를 졸업하고 부친의 의원에 합류했다.

메이오의원은 1883년 8월에 중요한 전기를 맞는다. 로체스터의 1/3을 파괴한 강력한 토네이도로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메이오는 부상자 치료를 지휘했다. 메이오는 카톨릭계 성프란시스수녀원(Sisters of St. Francis)에 간호 지원을 요청했는데 사고 수습이 마무리 되자 마리아 모에스 수녀원장(Mother Alfred Moes, 1828~1899)이 개신교도 메이오에게 수녀원이 기금을 조성할 테니 병원을 건립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메이오는 중서부의 옥수수 경작 지역인 로체스터가 큰 병원을 가지기에는 좀 작은 곳이라는 염려를 했지만 흔쾌히 응했고 현재가치로 약 160만 달러인 6만 달러가 모금되어 1889년 9월 30일에 메이오 3 부자를 의료진으로, 수녀들을 간호사로 세인트 메리 병원이 개원했다. 이 병원이 메이오 클리닉의 기원이고 오늘날 메이오의 일부다.

부친으로부터 병원을 물려받은 외과의사 메이오 형제는 1890년대에 파트너들을 대거 영입했다. 여러 전공 분야의 임상의들이 함께 일하는 종합병원 모델이 탄생한다. 의료기관 최초의 전문분야 간 협동 시너지 창출 개념이다. 메이오는 ”환자는 분해해서 파트별로 수리하는 자동차가 아니다. 환자는 전체로서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는 말을 종종했다고 한다. 병원은 메이오 형제와 5인의 새 파트너가 이끌어 가게 되었다. 이들은 병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했고 의술로도 명성이 높아 병원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

메이오의 역사를 저술해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출간한 브루스 파이에는 세 가지 요인이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 결합되었던 것이 그 성공의 원천이었다고 본다. 첫째, 큰 포부를 지닌 의사 패밀리, 둘째, 카톨릭 수녀원, 셋째, 병원의 무균수술실이다. 특히 모에스 수녀원장의 제안으로 병원이 출발했다는 점 외에도 아직 간호사 직역이 정착되지 않았던 시기에 수녀들의 헌신이 큰 역할을 했다. 수녀들은 직업으로서가 아니라 종교적 소명과 의무로 임무를 수행했다. 남북전쟁을 거치면서 간호사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었던 당시에 수녀들은 종교단체의 부양가족 없는 독신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자 의사들의 지위에 위협이 되지 않아 의료계에서 인기가 대단했다.

1919년, 50대 중반이었던 메이오 형제와 배우자들은 토지, 건물, 의료기기 등 유형 자산과 평생 저축한 현금 등 현재가치 총 1억 달러 상당의 재산을 출연해 병원을 비영리의료법인으로 전환한다. 부친과 성프란시스수녀원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다. 다른 파트너들도 기꺼이 동참해 월급의사가 되었다. 메이오재단도 설립되었다. 메이오 형제의 자녀들도 의사였지만 병원은 1930년대부터 메이오 패밀리 경영에서 벗어나 오늘에 이른다.

찰스 H. 메이오의 아들 찰스 W. 메이오도 예일대와 펜실베이니아의대 출신 외과의사였다. 메이오 클리닉 이사, 메이오재단 이사장, 미네소타대학교 이사로 일했다. 그 아들 찰스 H. 메이오 2세도 의사였는데 메이오 클리닉에서 인턴만 하고 다른 곳으로 갔다. 언제나 부친과 비교되는 것이 싫었다고 한다. 이로써 메이오 패밀리는 확인되는 기록상 4대가 의사다.

메이오 클리닉 초창기에 외과 수술은 큰 시대적 전환기에 있었다. 메이오 형제는 항상 외과수술 기법의 첨단을 갔고 최대한 많은 컨퍼런스에 참석했고 75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다. 수술과 교육을 결합시켜 수많은 의사들이 멀리서 이들의 성공적인 수술을 참관하러 왔다. 돌아가서 자기들이 본 것을 알리고 논문에 실었다. 환자들도 기꺼이 로체스터까지 찾아왔다. 유럽에서 오는 환자들도 있었다. 여기서 형성된 메이오의 실력과 명성, 브랜드가 후배들에 의해 잘 전승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메이오 클리닉의 로고는 겹쳐진 방패 3개다. 진료, 교육, 연구를 상징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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