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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재무구조 개선' 계속된다 코로나19 여파로 현금흐름 둔화…차입 부담에 여성복 매각 카드

정미형 기자공개 2021-01-06 12:34:44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4일 14: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은 새해부터 재무안정성 제고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주요 사업 부문에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으며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까지 수년간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일단락됐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도 이 같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의 사업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08.3%를 기록했다. 2016년 300%대에 이르던 부채비율은 2017년부터 100%대를 유지했지만 3년 만에 200%대를 넘어섰다.

부채비율 상승은 차입 증가에 기인한다. 차입금이 4조7500억원대로 육박하며 지난해 말 4조2661억원보다 5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연결 종속회사이자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유통사업체 이랜드리테일과 외식·레저사업체 이랜드파크 등에서 차입 부담이 커졌다는 뜻이다.

이는 이랜드그룹에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이랜드는 지난 수년간 재무구조 구조 개선에 전사 역량을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신용등급이 강등,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신규 투자를 미루고 유휴 자산 등을 잇달아 정리하며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2017년에는 당시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캐주얼 의류 브랜드인 티니위니를 중국 기업에 매각하고 생활용품 브랜드인 모던하우스도 사모펀드 측에 팔아넘겼다. 2019년에는 스포츠 브랜드 케이스위스도 매각했다. 저수익 사업부 정리와 부동산 매각도 동시에 이뤄졌다.

이 같은 체질 개선으로 이랜드그룹은 한때 300% 넘게 치솟았던 부채비율이 170%대까지 줄어들었다. 사업부별 구조조정도 일단락됐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업계 안팎에서는 이랜드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그러나 한 해도 안 돼 상황이 뒤바뀌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그룹의 주요 사업인 패션과 유통 전반에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으면서다. 영업현금흐름이 둔화되며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 그간의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효과가 상당 부분 희석됐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패션 부문의 경우 저수익성 브랜드 사업 조정과 SPA 브랜드인 스파오 성장을 통해 체질 개선을 이뤘으나 지난해는 스포츠 브랜드인 뉴발란스를 제외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유통 부문의 경우 아울렛의 점포 구조조정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외식 및 레저 사업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정비 부담이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예년 수준의 차입 부담은 아니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코로나라는 예기치 못한 복병으로 인해 재무 상태가 악화된 것은 맞지만 포스트 코로나에는 내수 소비 개선과 함께 충분히 회복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중국 시장에선 긍정적 신호가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샤오청쉬’ 전략을 통해 전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회복했다는 분석이다. 샤오청쉬는 중국 국민 메신저인 위챗 기반의 미니앱 서비스로, 이랜드그룹은 일찌감치 샤오청쉬를 차세대 온라인 플랫폼으로 보고 지난해 2월부터 이를 전략적으로 공략해왔다.

이랜드그룹도 현재의 재무 부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차입 완화를 위해 여성복 사업 부문 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앞서 패션사업 부문인 이랜드월드는 사업구조를 SPA와 스포츠 중심으로 재편했다. 현재 여성복 사업 부문은 미쏘, 로엠, 에블린, 클라비스, EnC 등의 브랜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까지 연간으로 보면 순차입금 규모는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코로나라는 변수가 있었을 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그룹의 기조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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