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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금융권 新경영지도]KB국민은행, IT기업 닮은꼴 '플랫폼조직' 재편 실험사무직과 기술직 원팀화, 원활한 소통·유기적 협업 관건

김민영 기자공개 2021-01-07 07:52:14

[편집자주]

새해를 맞이하면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주기 마련이다. 다만 해마다 반복되는 일상적인 과정이라고 해도 때마다 갖는 의미는 크게 다르다. 한 해 경영전략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신년 조직재편 방향성과 규모가 천차만별로 갈리기 때문이다. 2021년을 맞이해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과연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6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사무직군과 기술직군을 한 부서에서 일하게 하는 조직 재편 ‘실험’에 나섰다. 전통적인 은행업의 옷을 벗어 던지고 종합 금융플랫폼으로의 환골탈태를 위한 특단의 조치다. 올 들어 단행한 혁신적 조직 재편이 과연 성공을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IT 기업 조직 운영 방식 따온 플랫폼 조직

올해 허인 국민은행장이 가장 강조한 부문은 단연 디지털이다. 그중에서도 플랫폼(platform)이 조직개편의 키워드로 꼽힌다. 금융플랫폼 기업 대전환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사업조직과 기술조직이 함께 일하는 25개 플랫폼 조직을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플랫폼 조직은 8개 사업그룹 내에 산재하면서 은행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 마이데이터플랫폼단 등 6개 단 조직을 본부장급 부서로 승격시켜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췄다. 수도권과 지방 영업그룹 광역화를 통해 기존 16개 지역영업그룹을 13개 그룹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17그룹 19본부 103부 16개 지역영업그룹’에서 올해 ‘15그룹 23본부 113부 13개 지역영업그룹’으로 재편했다. 그룹은 대폭 줄이고, 본부와 부서는 크게 늘렸다.


국민은행이 단행한 2021년 조직개편의 가장 큰 변화는 25개 플랫폼 조직을 새롭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우선 디지털, IT, 데이터 등 기능별로 분리돼 있던 조직을 한 데 묶어 테크그룹을 출범시킨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이 테크그룹은 과거 디지털금융그룹, IT그룹, 데이터전략그룹이 합쳐진 곳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과거 단일조직(디지털금융그룹) 중심으로 추진했던 디지털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행 차원의 디지털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크그룹은 고객 관점에 기반을 둔 플랫폼 조직의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플랫폼 조직은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해 기획과 개발, 운영을 동시에 진행하는데 IT 기업의 ‘데브옵스(DevOps)’를 벤치마킹했다.

데브옵스란 소프트웨어의 개발(development)과 운영(operation)의 합성어로 개발 담당자와 운영 담당자가 연계해 협력하는 개발 방법론을 뜻한다. 시스템 개발자와 운영을 담당하는 IT 전문가 사이의 소통, 협업, 통합, 자동화를 강조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이다. 은행이 IT 기업의 조직 운영 원리를 도입한 것이다.

테크그룹 산하에 총괄 역할을 하는 기술기획부가 있으며 테크서비스본부 등 4개 본부를 두고 있다. 테크서비스본부는 코어뱅킹1플랫폼부, 코어뱅킹2플랫폼부, 통합연계플랫폼부, 기술혁신플랫폼부 4개 부서로 이뤄져있다. 이외 데이터플랫폼본부, 테크인프라본부, 정보보호본부가 있고 각 본부 산하에 데이터분석플랫폼부 등 10개 부서가 추가로 있다. 부서 수(15개부)로 따지면 테크그룹은 출범하자마자 최대 규모의 그룹 위치를 점했다.

테크그룹의 '키'는 윤진수 부행장이 쥐었다. 윤 부행장은 카이스트(KAIST) 전산학 박사 출신으로 삼성전자 빅데이터센터장, 삼성SDS 데이터분석사업담당 상무를 역임했다. 현대카드·캐피탈로 이직하며 금융권에 발을 들였고, 2019년 4월 국민은행에 합류, 직전까지 데이터전략그룹장을 맡았다.

플랫폼 조직은 테크그룹을 벗어나 다른 그룹 곳곳에도 뿌리를 내렸다. 은행에서 실무부서로 꼽히는 영업그룹과 개인고객그룹 등에도 플랫폼 조직이 자리했다. 영업그룹 안에는 영업플랫폼부가 신설됐다. 기존 영업기획부, 채널지원부, 영업관리부 등과 협업하며 영업채널의 디지털화를 이끈다.

개인고객그룹엔 플랫폼부서가 5개나 새로 만들어졌다. 개인뱅킹플랫폼부, 리브플랫폼부, 디지털공통플랫폼부, 리브부동산플랫폼부, 리브모바일플랫폼단인데 개인 대상 영업의 전면 디지털화를 위한 전진배치다.

이 밖에도 중소기업고객그룹 안에 기업플랫폼금융사업부와 기업디지털플랫폼부를 뒀다. 기관고객그룹에 기관디지털플랫폼부를, 스마트고객그룹에 스마트상담플랫폼부를, 자본시장그룹에는 자본시장플랫폼부를 신설했다. 각 그룹에 포진한 플랫폼 조직은 기존 부서와의 시너지를 위한 첨병 역할을 한다.

다만 은행 고유의 업무 영역인 여신관리/심사그룹, 리스크전략그룹과 홍보·마케팅을 담당하는 브랜드ESG그룹에는 플랫폼 조직을 두지 않았다. 보안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대출 심사 과정이나 리스크 진단을 할 때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성을 회피하기 위해서다.

◇대고객 마케팅 강화, 개인·기업·시니어·2030 맞춤형 홍보 전략

국민은행은 조직개편을 하면서 대고객 마케팅 강화에도 신경을 쓴 모습이다. 개인마케팅부를 단으로 확대 개편했다. 고객군별 비대면 마케팅과 시니어고객 대상 마케팅 추진을 전담한다. 또 중소기업고객그룹 내에 SME마케팅본부를 신설해 기업고객 대상 토털 마케팅추진 체계를 구축했다.

개인마케팅단처럼 6개 부서 단위 조직을 이번 개편을 통해 ‘단’으로 올렸다. 마이데이터플랫폼단, 리브모바일플랫폼단, 미래컨택센터추진단, 기관영업추진단, 클라우드플랫폼단 등 은행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갈 핵심 사업에 본부장급 부서장을 앉혔다.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강화한 조치로 풀이된다.

주요 대면 채널인 지역 영업그룹의 광역화 기조는 올해도 이어졌다. 16개 지역영업그룹을 13개 그룹으로 재편했다. 파트너십그룹(PG) 체계의 안정화, 고객 및 성과관리 기능 이양 등 지역본부장(PG장)의 역할 확대로 지역그룹 광역화를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허 행장은 신년사에서 금융플랫폼 생태계를 주도할 디지털 무기로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 즉, 고객과 시장에 대응하는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나감과 동시에 기존 디지털 플레이어보다 혁신적이고 매력적이고 더 편리한 고객경험을 목표로 전진해 나갈 것”이라며 “1000만 이상 사용자를 자랑하는 ‘스타뱅킹’은 ‘손 안의 맞춤형 개인은행’으로, 간편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인 ‘리브(Liiv)’는 MZ세대에 특화된 인공지능(AI) 기반 금융플랫폼으로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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