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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빅데이터 활용, 리스크 대응 능력 혁신적 변화"장민영 기업은행 리스크관리그룹 CRO

손현지 기자공개 2021-01-11 07:40:07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8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에게 2020년은 리스크 대응 역량을 한층 업그레이드 한 해였다. 코로나19로 자금경색을 막기 위해 중소기업 전문 국책은행으로서 자금지원에 적극 나선 탓에 건전성 측면에서 비상이 걸렸다. 수익 창출 보다는 부실방지를 위한 내실 다지기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실제 상당한 성과를 냈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작년 7월 장민영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CRO)이 취임했다. 잠재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보다 촘촘하게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리스크관리체계에 혁신DNA를 이식했다. 전 여신 신용등급 산출 과정에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최신 신용상태를 반영한 빅데이터 등급으로 여신을 세분화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장 부행장(사진)은 최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빅데이터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IBK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에도 활용하고 있다"며 "향후 리스크를 컨트롤하기 위해 관련 시스템 업그레이드, 직원교육 강화 등 제도적인 부분을 뒷받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 부행장은 기업은행 내에서 자금관리, 거시경제 등 다양한 분야 경험을 쌓았다. 1989년 입행한 뒤 IR부, 자금운용부, 자금부 등을 거쳤다. 2018년에는 IBK경제연구소장(본부장)을 맡으며 대내외 경제 트렌드 분석과 인하스뷰 컨설팅까지 진행했던 인물이다. 영업점 경험도 있는데 여의도한국증권지점, 강북지역본부 등에서 몸담은 바 있다.

장 부행장이 리스크관리그룹을 이끌게 된 건 작년 7월부터다. 6개월 동안 기존에 리스크관리그룹에서 기획하고 준비한 사업들을 면밀하게 착오없이 추진하며 리스크업무처리의 효율성을 높였다.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기업 빅데이터모형 적용 범위을 전 기업여신으로 확대한 점이다.

기업 빅데이터모형이란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머신러닝(ML)기법을 활용한 모델이다. 기존 신용평가모형의 '보조수단'으로서 기업은행 리스크총괄부에서 작년 6월부터 업무에 도입하기 시작했다. 단기 부실 요인을 찾아내 기업의 최신 신용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은행업권에 상용화된 전년도 기업 재무제표 중심의 신용평가 방식을 보완하기 위해 고안한 평가방법이다. 재무상황만으로는 기업의 미래 성장성이나 재무안전성까지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빅데이터모형은 보다 '최신' 신용정보를 반영한다. 수신평잔과 같은 유동성 변동, 기업과 대표자의 부채변동, 연체이력 등을 활용한다. 해당 모형은 자체적으로 축적해온 신용평가모형개발 역량과 ML전문가 노하우를 결합해 개발했다.

도입 초기엔 필요한 여신에 한해서만 개별적으로 빅데이터모형을 산출하는데 그쳤다. 지난 7월 장 부행장 취임 후 빅데이터에 의한 기업신용도 평가가 더욱 고도화 되면서 빅데이터 운영방식도 진일보했다. 코로나19와 같은 예상치 못한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전 기업을 대상으로 자동산출 되도록 시스템을 바꾼 것이다.

장 부행장은 "기업은행만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리스크관련 시스템"이라며 "시중은행보다 앞서 개발한 만큼 적극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동일 신용등급 내에서도 빅데이터등급을 재분류했다. 부도 가능성이 높은 기업과 신용 개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세밀하게 구분해 여신억제 혹은 추가지원이 가능토록 보완했다.

활용범위도 넓히기 시작했다. 경기침체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IBK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에 적극 적용하고 있다. 향후 여신전결권, 신용감리, 금리감면 등 여신정책과 우선지원기업 선정 등을 위해서도 폭넓게 사용할 계획이다.

장 부행장은 "신용평가모형이 선별하지 못한 부도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발라내기 위해 정기감리와 수시감리를 병행하고 있다"며 "심사역이 개별기업을 정밀하게 점검해 재무, 비재무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엔 별도 신용등급을 부여해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리스크관리그룹의 이같은 행보는 재무제표의 실질을 파악하기 어려운 영업현장에서 빛을 발했다. 예컨대 A기업의 경우 신용등급(A-)만으로는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리스크관리그룹에서 재고자산을 과다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점검에 나섰다. 재고자산명세 확인이나 사업장방문을 통해 장기간 판매되지 않은 제품을 불용재고로 판단했으며 결국 불필요한 추가 여신지원을 막을 수 있었다.

장 부행장은 인터뷰 중 리스크와 수익은 불가분의 관계라는 소신도 밝혔다. 그는 "모든 비즈니스는 수익을 내는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리스크를 부담한다"며 "리스크를 단순히 위험이라고 번역하기 보단 기회가 상존한 영역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환리스크라는 건 향후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어느정도까지 감내하는 것이 적정한가를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예상수익과 위험감내수준을 비교분석해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크게 확대된 만큼 잠재리스크가 커졌다는 점에서 이를 관리하는 데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기업 빅데이터모형과 조기신용평가를 통해 잠재부실을 적기에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일시적 유동성 악황에도 기술력이 우수하거나 신규 수주 확보 등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선별적 관리를 하기로 했다.

장 부행장은 "이들에 대해선 사업장 방문과 경영진 면담을 실시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 지원 대상으로 추천할 것"이라며 "기업의 자율적인 경영정상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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