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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에 다시 돌아온 VC 봄날 [thebell desk]

안영훈 벤처중기1부장공개 2021-01-14 07:56:03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2일 07: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여년 전 주식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골드뱅크와 새롬기술을 아십니까. 뉴 밀레니엄(new millennium) 시대의 개막을 앞둔 1990년대 말 국내 증권시장은 이 두 회사로 인해 뜨겁게 달아올랐다.

인터넷 광고만 보면 돈을 준다는 골드뱅크, 무료 인터넷 전화라는 신기술을 내세운 새롬기술은 지금의 떡상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단기간 폭발적인 주가상승을 보여줬다. 골드뱅크는 코스닥 상장 8개월만에 37배, 새롬기술은 6개월만에 150배 올랐다. 하지만 수익이 뒷받침되지 않은 신기술의 열풍은 곧 꺼져버렸고 벤처업계의 20년을 잃어버리게 만든 닷컴버블로 이어졌다.

2000년 초 닷컴버블 사태의 후유증은 벤처캐피탈(VC) 시장에도 긴 암흑기를 초래했다. 한번 잃어버린 신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고 VC의 자본조달과 투자를 얼어붙게 만들기 충분했다.

2010년 중반부터 분위기는 달라졌다. 막대한 유동성과 정부의 지원정책, 여기에 기존과는 다른 산업 트렌드까지 겹치며 벤처캐피탈 시장은 최근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실제로 더벨의 벤처캐피탈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20년 벤처투자 펀드레이징 시장 규모는 6조원으로, 2019년 4조원 시대를 연 이후 1년 만에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여전히 우려의 시각도 있다. 대부분은 닷컴버블 시대의 재현을 경계한다. 과연 VC업계의 전성기는 20년 전과 다를까. 많은 이들은 20년 전 지불한 비싼 수업료가 지금의 VC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한다.

20년 전 닷컴버블은 투기에 가까웠지만 현재는 수익과 성장 단계에 따른 체계적으로 투자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VC는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초기 투자에 나선다. 이후 회사의 성장 단계에 따라 투자 지속 여부를 결정하고 단계적으로 투자금액을 늘려나간다.

이 과정에서 과거 닷컴버블의 원인 중 하나인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를 감시한다. 이후 일정 부분 투자금을 회수하고 이를 기반으로 또 다시 투자에 나선다. 투자처 발굴→초기 투자→투자기업 성장→투자금 회수→추가 투자의 선순환 사이클 속에 각 VC들이 자신의 투자 정책에 맞춰 각 단계에 참여하는 구조가 정착됐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로 각 산업에서의 성공사례도 꽃피고 있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VCNC(쏘카), 레이니스트(뱅크샐러드), 크로키닷컴(지그재그), 채널브리즈(직방), 스타일쉐어 등도 VC의 투자가 성공의 촉매가 됐고 이는 고스란히 VC의 대박 수익으로 돌아왔다.

올해 IPO 최대어로 손꼽히는 크래프톤은 VC 전성기의 안착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크래프톤에 투자했던 VC들은 최소 수백억원 이상의 수익을 남기며 투자금 회수했고 일부는 현재까지도 지분을 보유 중이다.

20년만에 다시 돌아온 전성기, 이 기회를 살려 VC업계가 명실상부한 한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 촉매제로 안착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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