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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카드사 생존전략]허리띠 조이고 신사업 진출 '무한경쟁시대'②카드업 탈피·언택트 대비, 마이데이터·전금업 등 신규 라이선스 '러시'

이장준 기자공개 2021-01-29 07:38:10

[편집자주]

카드사의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시점이 눈앞에 다가왔다. 3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해당 절차를 거치면서 수수료율은 꾸준히 떨어졌고 올해 역시 결과는 비슷할 전망이다. 이에 따른 본연의 수익성 약화뿐 아니라 빅테크, 핀테크의 위협도 커진 상황이다. 돌파구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카드업을 둘러싼 위기와 기회 요인을 짚어보고 각 사들은 어떤 생존전략을 짜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7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본업의 경쟁력이 떨어진 카드사는 허리띠부터 졸라맸다. 모집 채널의 중심축을 비대면으로 옮기며 비용 절감에 주력했다. 지급결제 트렌드도 변화하면서 카드사에게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됐다.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출사업과 자동차금융은 물론 신규 라이선스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카드사가 아니라 '종합여신금융사'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빅테크(대형 ICT사), 핀테크와도 경쟁하면서 카드업계에서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대면 결제 증가세 '뚜렷', 카드사 DT 가속화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중 신용카드 전체 이용 건수는 3조6880억2000건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2% 줄어들었다. 직전 분기에도 1년 전보다 3.5% 감소한 수준에 그쳤다. 1년 새 신용카드 이용 건수가 줄어든 건 2004년 1분기 이래로 처음이었다.

지난해 1~9월 신용카드 이용 규모 역시 일평균 1조9000억원 수준으로 1년 전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9년에는 같은 기간 이용 규모 증가율이 5.2%였던 것과 확연히 달랐다.

다만 채널별로 따져보면 비대면 결제 부문은 눈에 띄게 약진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모바일 기기 등을 활용한 비대면 결제액은 지난해 1~9월 중 이용 규모가 1년 전보다 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면 방식 실물카드 결제액은 5.6% 감소했다.

*출처=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코로나19가 촉발한 언택트(Untact) 시대에 발맞춰 카드사도 변신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플랫폼을 구축하고 최대한 많은 회원을 묶어두는 록인(lock-in)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도 문제이지만 근본적으로 카드 사용액 자체가 계속 증가할지 알 수 없다"며 "회원을 유지하고 외연을 넓히기 위해 모든 카드사가 디지털 혁신에 나섰다"고 전했다.

비대면 결제 채널 강화는 카드사의 비용 감축과도 맞닿아있다.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모집 비용과 부가서비스 등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8개 카드사의 3분기 누적 카드비용은 1년 전보다 6.14% 줄어든 5조8075억원을 기록했다. 카드비용에는 모집 비용, 제휴사 지급 수수료, 카드발급 비용 등이 포함된다.

A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하면서 인건비 절감, 카드 상품 서비스 축소 등을 통한 성장 없이 수익성을 개선했다"며 "카드사의 규모에 따른 차이 또한 가속화돼 중소형사는 갈수록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코로나19 이후 지급결제동향과 시사점(이베스트투자증권, 20.11.4)

◇결제데이터·가맹점인프라 강점, 플랫폼·마케팅 역량 우위

디지털전환과 함께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상품, 할부·리스 등 비카드자산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비카드자산 비중은 영업자산의 12.4%를 기록했다. 자동차할부금융 등 비카드 사업 부문 비중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신규 라이선스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모든 카드사가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을 신청했거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이후 만들어지는 지급지시전달업(마이페이먼트)·종합지급결제업 등 라이선스에도 관심이 많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종합지급결제업 등 3개 업을 묶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면 카드사가 디지털금융사로 재도약할 수 있다"며 "다만 모든 카드사가 성공하기는 쉽지 않아 옥석을 가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출처=신용평가 신용카드 Peer Report(20.11)


이 때문에 기존 카드업계는 물론 빅테크, 핀테크 등 다른 업종과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상당수 카드사가 네이버,카카오 등 페이먼트 시장에 진입한 빅테크 기업을 가장 큰 경쟁 상대로 보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강력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비대면 고객 수가 많고 마케팅 역량이 강하다. 여느 금융사보다 고객과 접촉 빈도가 많고 대량의 승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언뜻 빅테크가 절대적 우위를 점한 듯 보이지만 카드사가 유리한 측면도 있다.

온·오프라인 커머스 플랫폼 내에서 소비가 많아져 실제 고객들이 어디서 무엇을 구매하는지 이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카드사는 카드 고객과 가맹점 인프라를 비롯해 수십년 간 쌓인 결제데이터에 강점을 갖고 있다.

빅테크와 경쟁 대신 시너지를 통해 사업을 풀어보겠다는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 카드사와 빅테크의 강점을 결합해 결제시장에서 윈윈(win-win)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간편결제의 80~90%는 카드사에서 발급한 카드를 활용했다.

B 카드사 관계자는 "빅테크 단독으로 선불지급수단만 갖고 간편결제시장에 진입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과 창출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카드사 역시 온라인 결제를 지금처럼 확대하기에 제약이 따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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