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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줄인 현대차, 미래 위한 속도조절? '주주환원 확대' 기조는 그대로, "투자-주주가치 제고 균형 추진"

유수진 기자공개 2021-01-27 11:26:36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6일 1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연간 배당을 축소했다. 2019년엔 보통주 기준 주당 4000원을 지급했지만 2020년은 3000원으로 결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작년 한 해 영업실적이 감소했고 여전히 미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해 '속도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건 그 과정에서 '미래 주주가치 제고'를 언급했다는 점이다. 배당을 줄인 돈으로 투자를 늘려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대차 측은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해 중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향성은 변함이 없다"면서 "미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투자재원 확보 측면을 고려해서 유연한 정책을 운영해 가고자 한다"고 했다.

현대차는 26일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기말배당을 보통주 기준 주당 3000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선주는 3100원이다. 이로써 2015년 이래 이어오던 배당금 4000원(보통주 기준) 행진이 5년 만에 멈추게 됐다.

사실 현대차의 배당 축소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2019년도까지 매년 실시해오던 중간배당이 작년엔 없었기 때문이다. 직전까지 현대차는 중간배당으로 1000원, 연말배당으로 3000원을 지급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때 셧다운에 들어가는 등 지난해 영업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도 일찌감치 주주들에게 공유됐다.
IR 자료 발췌.
특히 현대차는 올해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작년 8조4000억원보다 5000억원이 늘어난 8조9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짜 놓았다. 구체적으론 △R&D 3조5000억원 △CAPEX 4조5000억원 △전략투자 9000억원 등이다. 벌어들인 돈은 줄었는데 나갈 돈은 늘었으니 허리띠를 졸라맬 수 밖에 없다. 현대차 측이 "수익성 회복 속도와 미래 투자 확대 필요성 등을 균형적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힌 이유다.

일각에선 현대차가 전년 수준의 배당을 유지할 거란 기대도 있었다. 그간 주주 친화정책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내보이며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작업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차는 그동안 배당과 관련해 방향성을 제시할 뿐 명확한 기준을 언급하진 않았다.

최근 수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현대차는 특정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기 보단 주당배당금에 초점을 맞춰 온 것으로 풀이된다. 배당재원이 되는 당기순이익(별도 기준)의 증감과 무관하게 일관된 수준의 배당금을 책정했다. 2018년엔 당기순이익이 4149억원에 그쳤으나 이를 두배 이상 상회하는 1조662억원을 배당에 투입하기도 했다.


현대차가 배당을 대폭 강화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15년이다. 2014년 말 배당 확대와 관련한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를 받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014년 11월 중순부터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4년도 결산배당 규모도 전년 대비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곧바로 주당 배당금을 50% 가량 올렸다. 이때 검토를 약속한 중간배당도 바로 다음해부터 실시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7년 초에 다시 한 번 '중장기 배당정책'을 내놨지만 이때도 내용이 모호하긴 마찬가지였다. 당시 현대차는 "향후 연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30~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은 글로벌 경쟁사 수준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때 언급한 '주주환원'에는 배당 뿐 아니라 자사주 매각과 소각 등이 모두 포함된다. 실제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기존과 동일한 수준(주당 4000원)의 배당을 실시하는 등 금액에 변화를 주진 않았다. 대신 자사주 매입을 반복했다. 2018년 12월부터 3개월간 발행주식 1%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사들였고 2019년 12월에도 한차례 더 실시했다.

현대차는 올해 실적 개선 추이와 대외환경 변화를 감안하되 전년 수준 이상의 배당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겠지만 지금보다 배당 정책이 후퇴하진 않을 거란 의미로 풀이된다. 사실상 하한을 정해둔 셈이다.

서강현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2021년엔 전년 동등 수준 이상의 배당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향후에도 투자와 주주가치 제고를 균형적으로 지속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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