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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롯데·흥국·하나손보, RBC비율 줄하락 '쇼크' 금감원 종합검사 지적으로 정정, 무해지보험 계리 오류 탓

이은솔 기자공개 2021-02-01 07:38:11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9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하나손해보험 등 중소형 손보사들이 줄줄이 지급여력(RBC)비율을 정정했다. 금융감독원 종합검사에서 무해지보험과 관련해 가용자본을 지금까지 잘못 계산하고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계리 오류를 바로잡자 이들 손보사의 RBC비율은 적게는 10%포인트 미만에서 많게는 2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중소형 손해보험사 네 곳이 RBC비율 정정 공시를 냈다. 하나금융지주가 이달 13일 가장 먼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정정공시를 올리고 자회사 하나손보의 RBC 비율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14일 흥국화재, 15일 메리츠화재, 29일 롯데손보까지 같은 내용을 공시했다.

RBC비율 하락폭은 최대 20%포인트에 달했다. 오류 발견 시점인 2020년 3분기를 기준으로 정정 전후 하나손해보험은 9.1%의 차이를 보였고, 메리츠화재는 같은 기간 12.6%포인트, 롯데손보는 23.5%포인트가 떨어졌다. 흥국화재는 2020년 3분기부터 계리 방식을 수정해 2020년 상반기에 가장 차이가 컸는데, 11.4%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이들 손보사가 RBC비율을 정정한 건 지금까지 무해지보험과 관련해 가용자본을 지나치게 많이 계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해지·저해지 보험은 해지 시 해약환급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적게 지급하는 대신 보험료를 적은 보장성 보험이다. 고객이 보험료를 납입하기로 계약한 기간 내에 보험을 해약하면 보험사가 해지환급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2015년 도입 이후 최근까지 중소형 보험사들이 주로 많이 판매했다. 기존 보험보다 보험료가 20~30% 저렴하기 때문이다. 흥국화재와 롯데손보, MG손보 등은 지난해 말 무해지보험이 전체 보장성보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었을 정도로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문제는 고객이 납입완료시점까지 계약을 유지할 경우 환급금이 일반보험보다 더 크다는 점이다. 만약 고객이 아무도 기간 내 보험을 해지하지 않으면 보험사에 손실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무해지보험이라고 해도 일부는 환급이 된다는 가정 하에 환급금을 계산해둬야 한다.

만약 보험사가 환급금보다 더 많은 보험료적립금을 보유할 경우 이는 자본으로 계산할 수 있었다. 보험업감독규정 제7-1조에는 보험료적립금에서 해약공제액을 차감한 '초과 적립분'은 가용자본에 포함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2017년 금융위원회는 가용자본TF를 구성하고 손보사들이 가용자본을 보다 유리하게 계산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했다.

그런데 일부 손보사는 무해지보험의 해지환급금을 없거나 실제보다 매우 적게 계산했다. 해지공제액을 적게 계산하면서 초과 적립분이 커졌고, 이 금액은 고스란히 가용자본에 추가됐다. 결과적으로는 가용자본이 지나치게 크게 계상돼 RBC비율이 실제 지급여력보다 과도하게 산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한 손보사 위험관리책임자(CRO)는 "무해지보험도 해지율을 관리하면서 환급금을 계산해둬야 하는데, 일부사에서는 '무해지보험은 해지환급금이 없다'고 단순 판단하면서 RBC비율에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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