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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 SK브로드밴드의 공공성 thebell note

최필우 기자공개 2021-02-02 08:13:05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1일 07: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 심사를 앞둔 유료방송사 대관 관계자의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다. 퇴짜 맞을 사유가 전혀 없어도 심사 때마다 가슴을 졸인다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업 재허가 또는 인수합병(M&A) 허가를 빌미로 벼러왔던 조건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규제 산업 풍경이다.

KT스카이라이프도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과기부는 지난해말 위성방송 사업을 재허가하면서 이사회 공공성 보강 조건을 부과했다. 사측과 이해관계가 없는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하고 숫자도 과반으로 늘려야 한다. 소위원회 구성 확대 조건도 추가됐다.

KT스카이라이프 이사회가 걸어 온 길을 보면 과기부 조치도 이해 가는 측면이 있다. 주요주주인 KBS 임직원이 관행적으로 사외이사 한 자리를 꿰찬다. KT 사내이사가 기타 비상무이사를 겸하면서 거수기 역할을 한 정황도 있다. 대표이사가 교체될 때마다 낙하산 논란이 불거진 것도 이사회 구조와 무관치 않다.

다만 1년 전 방통위가 SK브로드밴드에 부과한 규제를 떠올리면 정부 기관이 KT스카이라이프에 유독 엄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방통위는 방송 분야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임명하라고 권고했다. 티브로드 인수로 영향력이 커진 만큼 방송 공공성이 저해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였다. 권고는 강제력이 없다는 점에서 조건과 차이가 있다.

권고 두달 뒤 SK브로드밴드는 방송 전문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않은 것은 물론 사외이사제 자체를 폐지했다. 조건이 아닌 권고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SK그룹 차원의 사회적 공헌 활동이 활성화 돼 있다 해도 지배구조 측면에서의 공공성은 한 발 후퇴한 셈이다.

2020년 상반기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을 보면 SK브로드밴드가 24.47%로 9.07%에 그친 KT스카이라이프보다 시장 지배력이 강하다. 그럼에도 KT스카이라이프에 대한 잣대가 더 엄한 건 위성방송 독점 사업자이기 때문이다. 점유율이 높은 IPTV 과점 사업자보다 점유율이 다소 낮아도 위성방송을 독점하는 사업자의 공공성이 더 커야 한다는 논리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의 관점과 큰 괴리가 있다. 기술 발전으로 IPTV, 케이블TV, 위성방송 서비스 품질은 엇비슷한 수준이다. 인터넷, 알뜰폰 등 결합상품을 활용한 가격 경쟁력이 중시되고 있고 앞으로는 콘텐츠 경쟁력으로 시장 판도가 갈린다. 유료방송 사업자는 물론 대다수 고객들도 위성방송이냐 IPTV냐로 공공성 요구 정도를 달리하는 정책에 공감하지 못한다.

정책 정당성을 떠나 빠르게 변하는 유료방송 시장 트렌드에 대처하려면 KT스카이라이프 이사회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만간 정부와 시장 눈높이를 모두 만족시키는 이사회가 구성되길 기대한다. 최상의 경영 환경을 조성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야 말로 공공성을 담보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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