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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갱신 면세점 승부수]HDC신라, 불발된 '항공·면세' 시너지②현대산업 아시아나 인수 좌초, '코로나' 유탄 실적회복 초점

정미형 기자공개 2021-02-03 07:40:16

[편집자주]

면세업계가 매섭게 불어 닥친 코로나19 한파로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그럼에도 유통업계 대기업은 정부가 발급한 특허를 손에 쥐고 사업 지속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살아남는 자가 시장을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존 키워드는 관세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모두 담겼다. 그 비밀창고 문을 열고 각 면세점이 그리는 청사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1일 11: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신라면세점은 2015년 신규 특허를 획득한 사업자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곳이다. 개점 2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여줬지만 코로나19 여파를 피할 수는 없었다. 2019년 2조원대까지 늘었던 매출이 지난해 급감했다.

HDC신라면세점은 서울 용산에 신라아이파크면세점 단일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합작 법인 지분 50%를 가진 호텔신라는 신라면세점을 따로 운영하고 있어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이 '플러스알파' 점포로 여겨질 수 있지만 나머지 지분을 보유한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면세 사업의 성패가 이곳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산업개발에 면세업은 본업인 주택 개발사업을 넘어 사업을 다각화하고 상업, 문화, 숙박, 위락 등 복합 개발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한 좋은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한 호텔 사업과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고 여행, 관광 등으로도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면세 사업에 뛰어든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M&A 무산보다 앞섰던 특허 갱신…'항공·면세' 계획 공백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이 같은 연장선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9년 12월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항공과 면세 사업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면세 특허 갱신을 통한 향후 5개년 계획에도 이 같은 청사진이 담겨 있다. HDC신라면세점은 항공과 면세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투자를 실시하겠다고 계획했다. 면세, 항공 등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와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항공과 면세를 중심으로 한국 관광 상품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무산되면서 지킬 수 없는 계획이 됐다. 지난해 9월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은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불발됐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회계 문제 등을 이유로 재실사를 요구하는 등 일정이 연기되다 결국 M&A가 최종 결렬됐다.

HDC신라면세점은 사업 계획서에 이를 앞서 반영하지 못했다. 관세청의 보세판매장(면세점) 특허 갱신 결과는 M&A 무산이 발표된 9월 이전인 8월 20일 발표됐다. HDC신라면세점의 5개년 계획이 M&A 결과보다 앞서 빠르게 수립되고 평가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HDC신라면세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가정한 사업 계획으로 향후계획 평가 항목인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 요소’에서 높은 점수를 맞았다. 200점 만점에 179.17점을 맞았고 이중 관광 인프라 구축을 위한 노력 부문에서 86.67점을 얻었다. 다만 5년 뒤에는 면세 특허 재취득에 나서야 하는데 이때 어그러진 항공과 면세 시너지 계획은 이행내역 평가에서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매출 회복 총력…저조한 수익성 개선 과제

HDC신라면세점은 경영 실적 계획과 관련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했다. 면세 특허가 2기 사업 기간을 맞은 만큼 운영 역량을 강화해 매출 극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수치상 목표로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입은 면세 매출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HDC신라면세점의 2025년 목표로 내세운 매출액은 1조4000억원이다. 올해 9000억원 매출을 시작으로 내년 1조원을 회복하고 연평균 매출액 1조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조2868억원보다 낮은 수치다. 연평균 성장률로 보면 14.8%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48%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률은 3분의 1로 준 셈이다.


이는 HDC신라면세점이 2024년이나 돼서야 코로나19로부터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데 따른 것이다. 경쟁 업체가 실적 회복 시점을 2022년~2023년으로 잡은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한 결과다. HDC신라면세점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매출이 급감한 수준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매출 회복과 함께 수익성 측면에서도 일정 수준 개선세가 예상된다. 그간 HDC신라면세점은 매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1%를 밑돌았다. 면세사업 특성상 일정 수준 규모를 키워 이른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수익성을 늘릴 수 있는 구조 탓이다.

향후 사업 기간은 내년부터 1.5% 영업이익률 달성을 목표로 2025년에는 영업이익률 2%를 기대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모회사 호텔신라의 협력을 통한 안정적인 원가 관리와 상품 운영 효율화, 비용 개선을 통해 개선세를 이뤄내겠다는 포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 대기업 면세점보다 낮은 수준의 예상 영업이익률은 다소 아쉬운 목표치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갱신 이후 사업 기간 점포별로 5~7%대 영업이익률을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도 사업 마지막 해에는 5%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목표로 내놨다. HDC신라면세점의 영업이익률 예상치보다 2~3배 높은 수치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해외 현지 사무소와 모바일 채널을 통한 마케팅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특색 있는 매장 구성으로 외국인 관광객 방문율을 높이고자 한다”며 “2기 사업 연도에는 실적을 보수적으로 접근했지만 지역사회 발전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다양한 기업 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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