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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결제원發 금융위·한은 갈등, 풀리지 않는 매듭 수차례 논의에도 관리·감독권 합의 지지부진

김규희 기자공개 2021-02-02 07:34:23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1일 15: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에 대한 지급결제 관리·감독권을 두고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의 갈등이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다. 두 기관은 최근 수차례 실무협의를 거치며 의견을 조율하고 있지만 2월 임시국회에서야 최종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와 한은은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두고 지난해말부터 수차례 실무협의에 나섰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금법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으로 빅테크·핀테크 등 기업들의 모든 거래를 전자지급거래청산기관에서 처리하도록 하고 금융위가 청산 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갖도록 했다.

지난해 7월 금융위가 발표한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 후속 작업의 일환이다. 금융위는 빅테크 기업의 결제 과정에서 자금 거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외부청산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추진했다.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토스머니 등 이용자는 상품 결제나 송금을 위해 선불충전금을 사전에 충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돈에 대한 소유권은 빅테크로 넘어가고 이용자는 반환청구권만 갖게 된다. 이용자는 업체가 자금을 불법적으로 운영하더라도 법적으로 이를 제재할 권한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관리·감독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빅테크 업체는 자금을 마음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독일을 대표하는 핀테크 업체 ‘와이어카드’는 지난해 6월 분식회계가 드러나 파산했다. 내부 계열사 간 가공 거래를 통해 재무제표에 기록된 현금이 실제로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와이어카드는 유럽·중동·동남아 등에서 운영된 글로벌 업체로 한 때 독일 최대 은행 도이치뱅크의 시가총액을 넘어설 정도로 유망한 기업이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안정, 소비자보호 없이 빅테크 규제를 풀어줄 수는 없는 일”이라며 “빅테크 업체가 고객 돈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등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감독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과 갈등이 발생하는 부분은 거래청산 기관으로 금융결제원이 지정됐다는 점이다. 한은은 전금법 개정안이 한은의 지급결제제도 관리 권한을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청산 업무와 결제 업무는 따로 이뤄질 수 없는 업무인데다가 청산 업무만 금융위가 따로 관리·감독하지 않더라도 전자지급거래 집중기관으로 지정하는 등 방식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금융위가 금융결제원에 대한 일부 관리·감독권을 가지려는 것은 사실상 통솔권을 가져가려는 의도로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전금법 개정안 부칙에 ‘한은이 결제불이행 위험을 감축하는 장치를 마련한 업무에 대해서는 금융위 감독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한은은 여전히 금융위에 업무허가 취소, 시정명령·징계 등 강한 관리·감독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는 불만이 남아있다.

두 기관의 갈등은 결국 2월 임시국회에서 매듭지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발표한 디지털금융 종합혁신 방안 후속 대책을 서두르고 있어 2월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킬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금법 개정안은 지난해부터 꾸준하게 의견을 조율해온 법안”이라며 “한은 불만이 일부 반영되긴 했지만 여전히 불만이 상당한 만큼 임시국회에서 치열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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