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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존슨앤드존슨 크레도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21-02-15 08:00:01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5일 08: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버트 우드 존슨(1845~1910)은 1886년에 의료용품 제조사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을 창업했다. 창업이라기 보다는 형제들인 제임스와 에드워드 존슨이 그 얼마 전에 창업한 회사에 신규 투자자로 합류한 것이다. 합류해서 로버트가 사장을 맡았는데 지분이 로버트 50%, 형제 둘이 30%였다.

회사는 1888년에 최초의 구급상자를 발매했다. 당시 붐이었던 철도건설의 노동자들이 의사들과 먼 거리에서 일한다는데 착안했다. 1894년에는 첫 유아용품인 베이비 파우더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최초의 가정용 출산보조상자를 선보였는데 베이비 파우더도 포함되었다. 1904년에 유아용 기저귀가 나왔다. 1918년 스페인 독감 팬데믹 시에는 마스크를 발매했다. 일반에 가장 잘 알려진 제품은 타이레놀인데 1959년에 맥닐을 인수해서 가져온 것이다.

1910년 로버트 사망 후 제임스가 가업을 승계했다가 1932년에 존슨 2세로 불리는 로버트의 차남(1893~1968)이 회사를 이어받았다. 존슨 2세는 선친의 가업을 세계적인 헬스케어기업으로 발전시킨 탁월한 경영자였다. 부친이 16세 때 200만 달러의 유산을 남기고 타계하자 다니던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회사에 들어갔다. 1918년에 부사장이 되었고 1932~1938년 동안 사장, 1938에 이사회 의장이 되었다. 존슨 2세는 정치와 사회활동을 좋아해서 회사 외부 일에도 활발했다. 미 육군 지원에도 열심이었는데 전시에 육준 준장 계급을 받았다. 여기서 ‘존슨 장군’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6000개 이상의 기업으로부터 전쟁물자를 조달하는 임무를 맡았다.

존슨앤드존슨은 가족기업이었지만 존슨 2세는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가족도 냉정하게 배제했다. 1962년에는 조카를 축출했고 1965년에는 1961년부터 사장이었던 첫 번째 결혼의 외아들 존슨 3세를 축출했다. 존슨 2세는 아들을 전혀 신뢰하지 않았다. 그리고 회사 역사에서 첫 전문경영인 필립 호프먼이 CEO직을 승계했다. 현재는 가족 중 아무도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으며 사외이사도 없다.

4세대의 맏이인 존슨 4세는 투자회사를 경영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주영 미국대사를 지냈다. 공화당의 거물 후원활동가다. 조부가 부친을 회사에서 쫒아냈을 때 18세였는데 그 후 회사와는 관계없이 살았다. 그 전에는 언젠가는 가업을 승계할 것으로 생각해서 여름방학 때마다 회사에서 인턴을 했다.

존슨 2세는 1968년에 타계하면서 4억 달러의 유산을 프린스턴에 있는 로버트 우드 존슨 재단에 남겼다. 회사 주식 1020만4377주였다. 물론 자녀들을 다 챙기고 남은 재산이었다. 물론 이 주식은 지금은 회사의 10대 주주에도 들지 못하는 규모다. 재단은 1972년에 공식 출범했다. 현재 110억 달러의 자산으로 매년 5억 달러의 기부를 하는 재단이다. 건강과 헬스케어 복지재단으로서는 미국 최대다. 약 300명이 일하면서 아동 비만 퇴치와 건강 촉진 인프라 환경사업, 건강보험 지원, 의료 연구와 인재양성 등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은 유달리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천착하는 회사다. 대공황 때는 종업원 임금을 5% 인상했고 2차 대전 때는 징집된 모든 종업원들에게 복귀 후의 일자리를 보장했다. 존슨 2세는 1943년에 유명한 회사의 크레도(Johnson & Johnson Credo)를 성안했다. 회사의 사업목적을 집약한 것이다. 지금도 뉴저지 본사 벽에 새겨져있다.

이에 따르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환자, 의사, 간호사, 어머니들과 아버지들, 그리고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그 외 모든 사람들”에게 있다. 나아가 회사는 종업원, 지역사회, 그리고 주주들에게 책임을 진다. 존슨앤드존슨은 이 크레도가 작성된 바로 다음 해인 1944년에 기업을 공개했다. 크레도가 공개회사가 되기 위한 준비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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