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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LG]전문성 높인 사외이사진, 절반의 독립성③관료 출신 떠난 자리에 IT기업 출신 선임...사추위 3인 구성 관심

조은아 기자공개 2021-02-04 13:34:59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2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 사외이사진은 그동안 꾸준히 4명으로 유지돼왔다. 회계전문가, 법조인, 기업인, 관료 출신 등 사외이사로 주로 선호되는 인물들이 자리를 채웠다. 감사위원회 구성을 위해 필수적으로 포함돼야 하는 회계전문가 외에 법조인도 사외이사진에 늘 빠지지 않는다.

현재 ㈜LG 사외이사진은 이장규 이사, 한종수 이사, 조성욱 이사, 김상헌 이사 등 4명으로 구성돼 있다. ㈜LG 이사회에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긴 건 2018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하면서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윤대희 이사가 빠진 자리는 국내 IT업계를 대표하는 네이버 대표이사 출신의 김상헌 이사가 채웠다. 말 그대로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법조계 거친 네이버 대표 출신 ‘김상헌’, 이사진 합류

㈜LG가 김 이사를 선택한 이유는 그의 이력을 보면 알 수 있다. 네이버에 오랜 기간 몸담았고 네이버에서 나온 뒤에는 스타트업 투자와 관련해 지속적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현재도 ‘프라이머’에서 파트너로 근무 중이다.

프라이머는 IT 관련 스타트업에 초기 자금과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육성회사로 2010년에 설립됐다. 김 이사가 다양한 스타트업을 접하면서 LG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구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판사 출신이라는 점도 그를 향한 ㈜LG의 기대감을 보여준다. 법조인 출신의 사외이사는 점점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법무 관련 인력들이 문제 발생 이후 사후적으로 해결하는 일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사전적으로 리크스를 관리하는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LG그룹은 구 회장 취임 이후 각종 법적 분쟁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앞으로 모든 계열사를 막론하고 특허권 등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있을 정부의 인허가, 공정거래 관련 문제 등의 대외업무에 있어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도 김 이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 이사는 과거 LG그룹에 몸담은 적이 있다는 점에서는 독립성 측면에서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 그러나 LG그룹을 떠난 지 오래됐고 단순 퇴직 임원으로 보기 어려울 만한 경력을 갖추고 있어 이 점을 문제삼는 목소리는 없다.

그는 판사 경력을 쌓은 뒤 1996년 LG그룹에 입사해 2007년까지 일했다. 구조조정본부 법률고문실 팀장과 법무팀 부사장을 거쳐 네이버를 8년 가까이 이끌었다. 2018년 6월에 사외이사로 선임돼 11년 만에 복귀한 셈이다.

회계사 출신의 한종수 이사는 미국 뉴저지주립대 교수를 거쳐 현재 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IFRIC)위원,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원 회계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성욱 이사는 검찰 재직 당시 삼성전자 반도체 기밀 해외 유출사건 등 굵직한 수사에서 활약한 인물이다.

전반적으로 회계나 법률을 제외하면 전문가보다는 기업인으로서 다양한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을 선호하는 점도 눈에 띈다. 이는 ㈜LG만의 현상이 아니라 국내 순수 지주회사에서 보통 보여지는 양상이다. 지주사로서 다양한 업종의 계열사를 직간접적으로 다루다보니 특정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경영과 관련한 전반적 식견을 갖춘 인물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장규 이사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장규 이사는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이지만 ‘언론인’으로만 한정할 수 없는 다양한 이력을 갖추고 있다. 하이트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 서강대 대외부총장, 삼정KPMG 부회장, 에어로케이홀딩스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LG그룹은 ㈜LG를 포함해 계열사에서도 언론인을 사외이사로 종종 선임해왔다.

㈜LG는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전문성 교육도 매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1~3분기에 모두 4차례의 교육이 이뤄졌다. 특히 신임 사외이사인 조성욱 이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만 3차례 실시됐다. 나머지 한 차례는 감사위원회 교육인데 사외이사 4명이 모두 참석했다.

◇사추위원 3명, 절반의 독립성만 확보

이사회 중심 경영에서 사외이사는 핵심 축이다. 그런 만큼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치도록 돼 있다. 사외이사들은 보통 이사회에 설치된 사추위를 통해 선발된다. 독립성이 생명인 사외이사를 선발하는 기구인 만큼 사추위 역시 경영진으로부터의 독립성이 요구된다.

현재 ㈜LG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총원 3명 중 2명을 사외이사로 구성해 운영 중이다. 사외이사로는 이장규 이사와 조성욱 이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사내이사로는 권영수 ㈜LG 부회장이 참여하고 있다. 사추위장은 이장규 이사가 맡고 있다.

사추위장을 대표이사 혹은 오너 일가가 아닌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는 점에서는 시대적 흐름과 맞아 떨어진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사추위를 아예 사외이사로만 구성하는 기업들고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추위가 단 3명으로 이뤄져 있는 만큼 사추위장이 누구든 상관없이 사외이사 한명 한명의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는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권영수 부회장이 사추위장은 아니지만 전체의 3분의 1인 만큼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추위의 결의에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출석이 필요하다. 한 명이 특정 사외이사를 추천하고 선발에 찬성하면 나머지 두 명 중 한 명만 찬성해도 사외이사 선발에 대한 안건이 통과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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