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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 성과보수 도입]판매보수 낮춘다고 '보수 총합' 내려갈까②업계 "총보수 인하 여지 낮다...상담보수 도입 등 펀드관리 측면 접근해야"

김진현 기자공개 2021-02-05 13:14:40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4일 10: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은 성과연동 보수제 도입과 더불어 판매보수 인하를 통한 총보수 하락을 기대하고 있다. 운용사들은 판매보수율 책정에 대한 책임이 판매사로 넘어가면서 판매보수 인하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총보수 인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보고 있다.

게다가 펀드 총보수가 낮아진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공모펀드 투자를 늘릴지 의문이다. 금융당국이 보수 체계를 손보는 대서 그칠 게 아니라 펀드 판매사들이 판매 후 관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주된 의견이다.

◇ 운용사, 판매보수 결정 책임 판매사 이전 '환영'…전체보수 하락 '물음표'

금융감독원이 최근 금융발전심의회를 열어 논의한 후 발표한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방안'에는 펀드 보수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내용이 여럿 포함돼 있다. 성과보수 연동제뿐 아니라 판매보수율 책정 권한을 자산운용사에서 판매사로 넘기는 안도 담겨있다.

금융당국은 펀드 판매 후 관리 등 대가로 수취하던 판매보수에 대한 비율을 판매사가 직접 정하도록 했다. 앞으로는 같은 펀드를 팔더라도 판매사마다 판매보수율을 다르게 책정할 수 있게 된다.

또 지금까지 펀드 자산에서 떼어내 판매사에 지급됐던 판매보수를 판매사가 직접 투자자에게 받도록 한다. 판매보수는 분기별로 자산운용사가 펀드에서 정산해 판매사에 지급해왔다. 이를 판매사가 투자자에게 카드 납부 등 방식으로 직접 받도록 해 투자자들이 판매보수를 인지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생각이다.

업계에서는 판매보수 체계를 손봐 판매사가 직접 보수율을 정하게 한 결정 자체는 환영하고 있다. 그간 펀드보수를 받는 주체가 아닌데도 펀드 보수가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이 일때마다 덩달아 비판을 받았기 떄문이다.

다만 당국의 구상처럼 각 판매사별로 판매보수를 정하게 해 판매보수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생각에 대해선 의구심을 표하는 의견이 많다. 판매사들이 투자자에게 인기를 끄는 일부 상품에 한해 판매보수율을 낮출 순 있어도 전반적으로 펀드 판매보수가 지금보다 더 낮아지긴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생각이다.

펀드 판매보수율은 이미 법정 한도 내에서 적절히 관리돼 왔다. 2010년 이후 법적으로 판매보수율을 연 1% 이상 책정하지 못하게 정해 놓은 뒤로 자산운용사들은 한도 내에서 업계 평균에 준하는 만큼 판매보수율을 책정해왔기 때문이다.

또 일부 상품의 판매보수율이 낮아진다고 하더라도 펀드 총보수는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펀드 관리 부담 등을 이유로 수탁은행도 수탁보수를 높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건이 발생한 뒤 수탁은행에도 펀드 관리 책임이 지워지면서 업무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암묵적으로 총보수율이 지나치게 높지 않은 펀드에 한해서 펀드 약관 승인을 해주고 있다. 총 보수율을 일정 수준 내에서 유지하기 위해 운용사들이 운용보수율을 낮추는 대신 수탁보수율을 높여주고 펀드를 설정해왔다. 펀드 총 보수율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걸 막기 위해서 운용사가 자신들의 몫을 떼준 셈이다. 판매사가 판매보수율을 낮추면 수탁은행, 사무관리사 등이 보수율을 올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커진다.

◇ 미국형 '상담보수' 제언…"성과 기반 보수율 책정 문화 정착돼야"

업계에서는 판매보수율을 판매사가 정하도록 한 결정 자체는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정책이 한발 더 나아가 미국처럼 상담보수 형태로 발전하길 기대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미국의 펀드 판매사들은 판매보수율을 0%로 정해 펀드 판매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받지 않는 대신 가입 상담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상담 보수를 취한다. 현재 판매보수는 운용보고서 발송, 수익률 안내, 민원처리 등에 소모되는 비용을 충당한다는 명목으로 지불하고 있지만 좀 더 심층적인 관리를 해주는 대가로 보수를 지불하도록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상담보수 등과 같은 커미션 형태로 보수 체계가 바뀐다면 투자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향이 될 것"이라며 "많은 투자자들이 펀드를 가입해놓고 방치해놓는 데 펀드 관리 관점에서 보면 상담보수가 더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또 판매사들도 고객의 성과에 따라 보수를 수취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판매보수율을 판매사가 정하는 정책의 실효성이 나타날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판매사들이 펀드 관리 성과 등에 연동해 판매보수율을 합리적으로 정한다면 금융당국이 기대하는 대로 투자자를 위한 정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봤다.

NH투자증권이 주도한 '고객가치(KPI폐지)' 평가 방식처럼 고객의 투자 성과를 중시하는 판매 문화가 좀 더 자리잡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금까진 판매사가 펀드 판매 후 성과 부진, 사후관리 미흡, 손실 등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판매보수율을 적극적으로 낮춘 경우가 드물었다. 보수율 책정을 자산운용사가 담당하다보니 스스로 판매보수율을 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책임을 미뤄왔다는 거다.

판매사들이 판매보수율을 직접 정할 수 있게 된 만큼 판매사들도 펀드 판매 이후 관리 책임을 성실하게 이행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시장 환경에 따라 펀드 성과는 등락을 거듭하는데 소위 '잘 팔리는' 펀드만 판매한 뒤 나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아 펀드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판매사가 개인투자자들에게 직접 판매보수를 수취하는 방안도 펀드 내 에서 자산이 빠져나가지 않는 대신 비용이 지불되는 '조삼모사'라는 지적도 있었다. 펀드 내에서 빠져나가던 비용이 사라지면 펀드 성과에는 약간 긍정적일 수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납부 방식만 번거로워 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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