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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상무가 그리는 주총 표 대결 시나리오는 '5% 미만' 점조직 그림자 전략 구사…한진칼-KCGI 사례 '반면교사'

박상희 기자공개 2021-02-04 15:58:03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3일 14: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회 진입과 배당 확대를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주총 상정 안건 결정을 위해서는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지만 대표이사이자 의장을 맡고 있는 박 회장이 사실상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다.

재계는 박 상무의 주주제안이 주총 안건으로 상정되고 결국 주주 간 표 대결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상무의 주주 제안이 적법하게 이뤄진데다 금호석화 입장에서 딱히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박 상무는 주총 표 대결에서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고 주주제안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5% 미만 소수 주주 다수 확보하는 매트릭스 전략…금호석화, 확인 쉽지 않아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10%를 확보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분 6.69%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의 자녀인 박준경 전무와 박주형 상무가 각각 7.17%, 0.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 측 지분율은 약 15% 가량이다.

상법에 따르면 주총 보통 결의사항은 출석한 주주 의결권 기준 과반수(50% 초과)가 찬성해야 하고, 발행주식총수 기준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박 상무가 주주 제안한 이사 선임과 이익배당 등은 보통 결의사항이다.

박 상무의 지분율(10%)을 감안하면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우호지분을 15%에서 40% 가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 상무는 과연 우호지분을 얼마나 확보했을까.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 (왼쪽부터)
박 상무는 가장 최근에 있었던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는 반도건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과 ‘3자 연합'을 결성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맞섰다. 이들은 공개적으로 주식보유 목적을 경영권 참여로 밝히고 한진칼 지분 매집에 나섰다.

박 상무는 이와 달리 물 밑에서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특수관계 해지로 박 회장과 더 이상 뜻을 같이 하지 않음을 공식화했지만 아직까지 입장 표명 등에 나서지는 않았다. 주식 보유 목적도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라고만 밝혔다.

박 상무 측근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그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우호세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상무와 친분 관계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재계 관계자는 "개인이 몇 십억원, 몇 백억원을 동원해서 금호석화 지분을 매입해도 실제 지분율은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는다"면서 "금호석화 쪽에서 주주명부를 들여다보더라도 박 상무 쪽 우호 지분인지 여부를 쉽게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주요 주주로서 공시 의무가 생긴다. 지분 보유 목적도 밝혀야 한다. '단순 투자'인지 '경영 참여 목적'인지를 밝혀야 한다. 이 경우 박 상무 편에 서서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었음이 자명해진다. 반면 5% 미만 주주는 공시 의무가 없다. 공시 등을 통해 존재를 드러내지 않은 채 주총 등에서 박 상무 편에 설 수 있게 된다.

이같은 전략은 IS동서 사례에서 확인된다. IS동서 권민석 대표는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상당수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지분율은 5%가 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상무와의 연관성이나 경영권 분쟁 개입 가능성은 부인하고 있다. 지분율이 5%가 넘지 않아 지분 보유 목적을 밝힐 이유도 없다. 정작 주총에서 박 상무 편에 서서 투표권을 행사해도 문제될 게 없다.

다만 권 대표는 지난해 매입한 금호석유화학 지분 대부분을 12월 말쯤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0.1% 수준으로 매입했던 지분율은 현재 0.01~0.02%에 불과하다. 이후 권 대표는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거나 매각하지 않았다는 게 IS동서 측의 설명이다.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일부 운용사의 경우도 비슷한 사례로 풀이된다. 주총에서 표 행사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겠지만 박 상무와 손을 잡은 것인지는 굳이 밝힐 이유가 없다. 기관투자가의 경우 박 상무 우호세력인지와는 별개로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을 때 주가가 상승하면 그에 따른 평가차익과 지분 매각 시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다.

◇박철완, 주총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 가능성도

박 상무가 이런 전략을 구사한 것은 박 회장 눈에 띄지 않게 우호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박 상무는 박 회장과 갈라설 마음을 먹은 후 오랜 기간 준비를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박 상무를 잘 아는 측근들은 박 회장에 맞설 수 있을 정도로 우호지분을 확보했기 때문에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5% 미만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소수 주주를 대거 확보했다는 의미다.

재계는 박 상무가 박 회장 측과 맞먹을 수준의 우호세력을 충분히 확보했다면 결국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금호석유화학 지분 9.19%를 보유하고 있다.

주총 표 대결은 금호석유화학이 박 상무의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상정했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박 상무가 금호석유화학을 대상으로 주총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을 접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상무의 주주 제안이 적법하다면 법원은 주총 의안을 상정하라는 판결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한진칼-KCGI 가처분 공방 때와는 달리 금호석유화학 측에서 반박할 요소도 딱히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 상무는 2005년 이래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 지위를 계속 유지해왔다. 재계는 박 회장이 박 상무의 주주제안을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관련규정에 따르면 주총 2주 전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소집 통지를 공고해야 한다. 금호석유화학은 통상적으로 3월 둘째 주나 셋째 주 금요일에 정기 주총을 열었다. 지난해의 경우 둘째 주(3월13일), 2019년은 마지막주(3월29일), 2018년(3월16일)과 2017년(3월17일)은 셋째 주에 주총을 열었다.

올해는 박 상무의 주주제안과 주총에서 표 대결 등을 감안해 주총 날짜를 최대한 늦출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주총일자는 공시사항"이라면서 "올해는 3월 말에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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