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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명가' 삼성증권이 써낸 신화 [thebell note]

오찬미 기자공개 2021-02-09 11:01:32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4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자본시장의 위상이 변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 상장을 하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해외 기업이 국내 상장을 시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한국 증시가 바이오 섹터에 후한 밸류를 부여하고 있어 국내 시장을 두드리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2019년 한국거래소가 외국기업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신설하며 상장의 문턱이 낮아진 것도 한몫했다.

그중에서도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도전은 남다르다. 항체 전문 바이오회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기로 결정했다. 유방암과 전이성 위암 등의 치료제로 쓰이는 바이오시밀러의 임상 3상을 마치며 기술 경쟁력을 뽐냈지만 국내 지명도가 현저히 낮아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미국 소마젠의 경우 외국바이오 기업으로 첫 상장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국내 상장사인 마크로젠의 자회사로 국내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회사였다.

상장주관사로 선정된 삼성증권은 탄탄한 기술 평가와 체계적인 투자유치(IR) 전략으로 영리하게 접근했다. 약학박사 출신과 수의사 출신 직원이 전문적 기업분석을 통해 실적 추정치를 제시해 신뢰도를 높였다. 해외기업인만큼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적극 수행했다. 특히 조단위 딜인만큼 큰 기관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미팅 진행에 주력했다. 해외증권사 없이 단독으로 블랙록과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해외 큰손들을 이번 공모에 적극 끌어들인 배경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바이오 기업 상장에 강점을 가진 삼성증권은 이번에도 새로운 신화를 써내려갔다. 수요 예측 경쟁률이 819.76대1로 흥행을 이끌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1117대1), SK바이오팜(836대1)에 이어 조 단위 몸값을 인정받고 코스피에 입성한 기업 중 세 번째 기록이다. 국내 대기업 계열사나 유명한 기업이 아닌데도 해외 투자자들의 참여 열기로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다는데 의미가 크다. 기업가치도 공모 희망가격 상단에서 결정되며 몸값만 2조원에 달한다.

이번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해외 바이오 기업의 국내 상장 러시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벨리노랩(미국)을 비롯해 콘테라파마(덴마크), 페프로민바이오(미국), 코그네이트(미국)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들이 국내 시장에 진입하면 코스피, 코스닥 시장을 바라보는 국제적 시각도 한층 높아진다. 삼성증권이 국내 시장의 품격을 높이는데 일조한 셈이다. 앞으로도 기술력을 믿고 국내로 향하는 해외 바이오기업의 도전에 든든한 동반자가 돼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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