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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탁은행 개점휴업]'숨통 틔워줬던' 신한은행도 펀드수탁 기준 올렸다증권사 PBS 통해 업계 통보...'국내 주식·채권 투자, 100억 이상' 펀드만 가능

이효범 기자공개 2021-02-08 07:52:09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4일 11:2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이 펀드 수탁 기준을 상향 조정했다. 사모펀드 신규 수탁 업무가 몰리면서 업무 과부하에 걸렸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들이 사실상 수탁업무를 중단하다시피 한 가운데 그나마 수탁업무를 이어온 신한은행은 펀드 시장의 '가뭄 속 단비' 같은 역할을 했다. 이번 수탁 기준 변경으로 헤지펀드들 사이에서는 영업활동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상장 실물자산·해외투자 펀드 수탁불가...변경된 기준 최소 6개월 유지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말 신한은행은 증권사 프라임브로커(PBS)에 펀드 수탁 기준을 변경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전달했다. 공문에는 국내 주식형, 국내 채권형펀드에 한해 수탁을 받겠다는 방침을 담았다. 비상장 실물자산을 편입하는 펀드나 해외직접투자 펀드에 대해 수탁불가를 선언했다.

또 100억원 이상의 펀드에 대해서만 수탁업무가 가능하다는 점도 명시했다. 신한은행은 이같은 펀드 수탁 기준을 이번달부터 시행해 최소 6개월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상향된 기준을 다시 되돌릴지에 대해 논의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입장에서는 유사한 전략의 펀드일 경우 규모와 무관하게 수탁업무에 대한 부담이 동일하다. 여러개의 소규모펀드 수탁을 맡는 것보다, 규모가 큰 1개 펀드 수탁업무를 맡는게 수탁사 입장에서는 비용 대비 효율이 높다.

그동안 은행들이 소규모펀드에 대한 수탁업무를 꺼려온 건 업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하지만 신한은행이 PBS에 보낸 공문과 같이 공식적인 문서로 100억원 미만 펀드에 수탁 거부 입장을 표명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옵티머스펀드 사태 이후 주요은행들은 수탁업무를 사실상 중단했다. 수탁업무가 마비되자 헤지펀드 운용사들도 펀드를 설정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최근까지 시장 규모도 3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그나마 신한은행이 수탁업무를 유지해오면서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숨통을 틔웠다.

실제로 2020년 6월말 기준 국내 은행, 증권사 등이 수탁한 펀드 수는 총 1만249개다. 작년말 9696개와 비교하면 553개 감소했다.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의 수탁펀드 수는 같은 기간 모두 줄었다. 그러나 신한은행 수탁펀드 수는 778개에서 852개로 74개 증가했다.


◇헤지펀드 경쟁력 저하 우려 vs 신한은행 "업무 과부하, 불가피한 결정"

신한은행 마저 펀드 수탁 기준을 상향 조정하면서 헤지펀드들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모 운용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펀드 수탁을 신한은행에 의뢰했으나 변경된 기준에 따라 거부 당했다. 당시 운용사가 제시한 수탁보수는 20bp에 달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원래 1~2bp에 불과했던 수탁보수의 수십배에 달했지만 수탁사를 구할수 없었던 셈이다.

A헤지펀드 운용사 대표는 "사모펀드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신한은행의 이번 조치도 100억원 미만의 펀드를 설정하지 말라는 규제나 마찬가지"라며 "또 해외펀드나 대체투자펀드의 수탁을 받지 않겠다는 것도 국내 주식이나 채권에만 투자하라는 것인데, 장기적으로는 헤지펀드의 경쟁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한은행도 할말은 있다. 신규 수탁 업무가 몰리면서 기존 인력들로 업무를 모두 처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결국 펀드 수탁 기준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그동안 헤지펀드 시장에서는 수탁은행과 PBS가 짝을 지어 업무를 처리했다. 가령 삼성증권 PBS를 쓰는 펀드 수탁은 주로 하나은행이 맡는 식이다. 이 외에 NH투자증권 PBS는 우리은행을 주로 쓰고,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PBS가 주로 신한은행 수탁을 사용했다.

그러나 옵티머스펀드 사태 이후 펀드 수탁이 위축된 가운데 PBS들이 신한은행으로 몰리기 시작했고, 기존 관례가 깨졌다. PBS들이 이같은 관례가 깨지는데 대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다른 은행들이 수탁업무를 거의 중단하면서 신한은행으로 수탁업무가 몰리고 있다"며 "한정된 인력을 갑자기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업무 과부하를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펀드 수탁 기준을 변경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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