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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 양재물류사업 위기의 '나비효과' NS쇼핑 부담 확대, HMR 사업 계획 차질

최은진 기자공개 2021-02-08 08:15:29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5일 14: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이 2016년부터 추진하던 6조원 규모의 양재동 물류센터 개발사업이 좌초위기에 처하면서 그에 따른 파장이 예상된다. 우선 연간 수백억원의 유지비용을 떠안고 있는 NS쇼핑의 부담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 첫삽을 뜰 지 가늠조차 안 되는 개발사업 탓에 좌불안석이다.

양재물류센터를 기반으로 함께 추진하려고 했던 가정간편식(HMR)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공장 설립까지 마무리 지으며 본격 사업개시를 앞둔 상황이지만 사업의 핵심인 물류기반이 갖춰지지 않아 전략을 새로 세우는 등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

◇용적률 '800%' 두고 서울시와 대립각…당분간 협의 어려울듯

하림그룹은 2016년 양재동의 옛 화물터미널 자리인 9만6000㎡(약 2만7000평) 부지를 4500억원에 인수했다. 과거 복합유통업무단지를 목표로 삼은 '파이시티 프로젝트'가 진행됐던 부지다. 당초 1조원을 웃돌던 인수가는 여러차례 유찰을 겪었고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림그룹은 국토교통부의 도시첨단 물류단지 시범 케이스로 선정되면서 해당 부지를 매입하게 됐다.

하림그룹은 경부고속도로와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등이 인접한 강남 '노른자 땅'에 도심첨단물류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투자비용만 5조7000억원이 투입되는 매머드급 프로젝트다.

하림산업의 도심첨단물류단지가 조성될 양재동 부지

하지만 서울시는 도심첨단물류단지가 아닌 R&D(연구센터) 혁신거점으로 개발하기를 원했고 수년간 갈등을 빚다 비로소 지난해 물꼬가 트였다. 지난해 7월 서울시가 물류단지 지정 및 절차에 관한 조례를 제정·공포하면서다.

하림그룹은 8월 곧바로 투자의향서를 서울시에 제출하면서 첫삽을 뜰 것으로 기대했다. 이미 사업을 추진하는 데 상당비용을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 조례 제정 등 전향적인 서울시의 태도로 사업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상황은 의외의 사건으로 급반전됐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하면서 서울시의 입장이 또 다시 번복됐다. 서울시는 하림그룹이 도시계획과 배치되는 '초고층·초고밀'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원점에서 재검토 할 것을 요구했다. 상습 교통정체 지역인 양재IC 일대의 극심한 혼잡과 특혜적 과잉개발 논란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양측 이견의 핵심은 '용적률'이다. 하림그룹은 수익성 등을 위해 용적률 800%를 고수하는 반면 서울시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하림그룹은 즉각 반발 자료를 내는 것은 물론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요청하기까지 했다. 서울시는 하림그룹이 정당한 공무활동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히며 첨예한 갈등을 벌이고 있다.

하림그룹과 서울시의 대립이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되고 있어 이를 중재할 전환점이 필요하다. 결국 공은 새로 선출될 서울시장에게 넘어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림그룹이 서울시를 상대로 강도높게 대응하고 나선 것도 새로 선출될 서울시장에 호소하는 일종의 전략으로 평가하는 시선도 있다.

◇4년간 유지비용만 1500억…NS쇼핑 5902억 출자

향후 어떤 방식으로 갈등이 풀릴 지는 현재로선 미지수지만 분명한 점은 개발사업의 첫삽을 뜨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점이다. 결국 하림산업은 부지를 유지하기 위한 세금 및 비용 등의 부담이 더 가중될 처지다. 이 부담은 고스란히 모기업인 NS쇼핑으로 전이된다.

하림그룹이 밝힌 지난 4년간 개발사업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금융비용, 세금, 개발용역비 등은 총 1500억이다. 연간 375억원 가량의 유지비용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개발사업의 주체인 하림산업이 실질적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없는 만큼 결국 비용부담은 지분 100%를 소유한 NS쇼핑이 짊어진다.


2016년 설립된 하림산업은 연간 100억~3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개발사업 유지에 투입되는 비용에 더해 2019년 흡수합병한 하림식품이 추진하던 가정간편식(HMR) 공장 설립 비용까지 충당한 결과다. 버는 건 없는데 나갈 돈은 상당하다.


이 기간 모기업인 NS쇼핑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하림산업에 현금 5902억원을 출자했다. 연평균 1400억원씩 빠져나간 셈이다. 양재개발사업이 계속 지연되면 될수록 NS쇼핑의 부담은 확대되는 구조다.

NS쇼핑은 매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500억원 안팎의 순유입이 발생한다. 2020년 3분기 말 기준 보유현금은 1060억원으로 자금력은 충분하다. 다만 차입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같은기간 총 차입금은 3506억원으로 부채비율은 90.1%다. 전년 말 75.1% 대비 확대됐다.

아무리 NS쇼핑이 풍부한 현금을 벌어들인다고 하더라도 연간 1000억원 가량의 부담을 지속적으로 짊어지는 건 타격이 따른다. NS쇼핑 주주들도 벌어들인 현금으로 그룹 개발사업에 투자한다는 점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기도 하다.

또 다른 부담은 양재물류사업 개발이 지연되면서 HMR 사업 계획도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하림그룹은 HMR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할 계획으로 도심물류사업의 핵심인 양재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경쟁사의 HMR 상품이 이미 선두주자 입지를 다진 만큼 하림그룹은 온라인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포부였다.

이미 지난해 HMR 공장 설립을 마무리 지으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개시할 포석을 갖췄다. 그러나 온라인 유통의 핵심인 물류사업이 첫삽조차 뜨지 못한 상황인 만큼 하림그룹의 HMR 사업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작년에 상당부분 협의에 진전을 이룬 줄 알았지만 또 다시 서울시가 입장을 번복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 지 알수 없는 상태"라며 "현재로선 의견개진을 하면서 서울시의 답변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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