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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옥석 자가진단법②

민경문 제약바이오 부장공개 2021-02-09 08:15:35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8일 07: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가 폭증하면서 미디어 노출도 늘고 있다. 특히 ‘서바이벌’ 해야 하는 초기 바이오기업일수록 PR은 절실하다. R&D 현황과 파이프라인을 알리기 위해 언론 기사를 활용한다. 궁극적인 목적은 자금 조달이다. 개인 뿐만 아니라 전문 바이오 투자자들은 적지 않은 의사결정을 ‘뉴스’에 기댄다.

바이오 뉴스의 상당부분은 보도자료다. 그럴 듯하게 포장된 것 같아도 ‘알맹이’는 보도자료에 기반한 경우가 많다. 기사 본문에 ‘000사가 ~~라고 밝혔다’는 문장이 들어가면 보도자료일 가능성이 높다. 같은 내용의 기사가 포털 사이트에서 여러 건 발견될 경우 확률은 더 올라간다. 기자가 취재했다기보다는 회사 입장을 있는 받아썼다는 의미가 강하다.

바이오 투자자 입장에선 보도자료 기사를 어떻게 봐야할까. ‘유일무이한’, ‘독보적’, ‘역대급’ 등과 격한 단어가 자주 나오면 의심을 해봐야 한다. 과도한 미사여구를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 교수나 연구자 출신 바이오텍 창업주로선 기술이 1등이라는 자부심의 표현이겠지만 ‘객관적’이지 않을 정보일 가능성이 높다. 진정한 내공은 굳이 포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법이다.

보도자료의 주기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별 것 아닌 내용인데도 굳이 내는 업체가 있다. 너무 자주 나와도 문제라는 얘기다. 일부 업체는 해외 유명대학 교수가 사무실에 방문했다는 것만으로 자료를 내기도 한다. 정작 무슨 논의가 오갔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걸 일일이 받아써주는 언론도 문제지만 결국 판단은 투자자의 몫이다. 아무리 보도자료 기사를 많이 낸다고 해서 주가가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바이오업계 보도자료는 인력 영입, 자금 조달, 실적 등 다양한 내용이 담기지만 업종 특성상 임상, 기술이전 등 R&D 관련 사항이 소개될 때가 많다. 기자들이 섣불리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기에 더욱 그렇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각종 실험 데이터나 임상 현황 등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기란 쉽지 않다. 일반 투자자들이 ‘임상 승인’, ‘라이선스 아웃’이란 단어만 보고 매수 유혹을 받는 이유다.

여기서도 주의할 점은 있다. 문장의 어미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과거형’으로 끝난 문장은 확정된 성과를 얘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도 무방하다. 문제는 ‘미래형’ 문장이 많은 경우다. ‘연내 L/O를 단행할 계획이다’, ‘상반기 임상2상 승인이 전망된다’ 등과 같은 문장은 회사의 기대감을 투영했을 뿐이다. 거래 완료, 즉 딜던(Deal done)이 아닌 만큼 새겨들어야 한다.

국내 바이오텍의 장래 불확실성은 이미 IPO 증권신고서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상장 과정에서 3년 또는 5년 뒤 기술이전을 통해 일정 규모의 순이익을 낼 것이라고 명기하지만 타임라인을 준수한 업체는 한 군데도 없었다. 매출 발생은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계약서에 사인할 때까지는 기사에 언급된 계획은 말 그대로 계획에 불과하다.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거의 대부분의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치료제 또는 백신을 만들겠다는 ‘플랜’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일단 주가를 올려놓고 보자는 심산이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중도에 계획이 무산되더라도 주가 하락을 우려해 이를 공개하진 않는다. 투자자들은 후속 R&D 현황이 궁금하지만 회사는 감감무소식이다.

다시 말하지만 바이오기업 투자는 ‘계획’보다 ‘결과’에 방점을 둬야 한다. 막연한 장밋빛 전망은 창업주 또는 CEO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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