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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키운 KB vs 수익 방어 신한, 리딩금융 '맞대결' 리딩금융 가른 차이 ‘사모펀드·충당금’, 비은행 진검승부 '올해부터'

고설봉 기자공개 2021-02-15 07:14:50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0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지난해 역시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다만 이전과 다소 달라진 점이 있다. 과거에는 주력인 은행업 기반의 대출자산 확대가 과거 경쟁의 키포인트였다면 이제는 비은행부문 자회사를 앞세운 비이자이익 경쟁이 중점이 됐다.

지난해 리딩금융 자리를 꿰찬 것은 KB금융은 '덩치'를 키운 덕분에 이를 성사시킨 모양새다. 푸르덴셜생명 인수합병(M&A) 효과가 컸다. 다른 비은행부문 자회사들의 비이자수익도 큰 폭으로 늘면서 외형이 커졌다.

반면 수익성과 효율성 면에선 여전히 신한금융이 '한 수 위'였다. 영업수익 대비 순이익률과 영업이익경비율(CIR) 등 주요 수익성 지표가 앞섰다. 대규모 충당금과 사모펀드 부실에 따른 보상 등으로 이익 규모가 줄었지만 30%대 순이익률을 선보이며 수익 방어에 성공했다.

◇사모펀드 사태에 발목잡힌 신한금융

지난해 KB금융의 연결 조정 후 순이익은 3조455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이 기록한 3조4146억원 보다 1.19% 많은 수준이다. 2019년 KB금융의 순이익은 3조3118억원이었고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3조4035억원이었다. 1년 동안 KB금융은 4.33% 성장했지만 신한금융은 0.33% 성장하는데 그쳤다.

두 금융그룹의 순이익 규모를 가른 건 충당금과 사모펀드 이슈였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 금융권 공통으로 충당금 적립률이 높아졌다. 신한금융은 사모펀드 부실 사태에 따라 더 많은 충당금을 적립했다. 반면 KB금융은 사모펀드 부실 이슈에서 자유로웠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총 1조391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2019년 9510억원 대비 46.2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9672억원을 적립했다. 2019년 6695억원 대비 44.47% 증가했다. 두 금융그룹간 충당금 적립액 차이는 4238억원에 달한다.


충당적립률을 보면 신한금융은 지난해 0.41%, KB금융은 0.26%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이 0.15% 포인트 더 높았다. 2019년 KB금융이 0.2%, 신한금융이 0.3%를 각각 적립해 두 금융그룹간 충당금적립률 차이가 1%포인트였지만 지난해에는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

충당금적립률이 높다는 건 순이익으로 계상될 영업이익 가운데 더 많은 돈을 충당금으로 쌓았다는 뜻이다. 두 금융그룹간 충당금적립률 격차만큼 순이익 규모에서 차이가 발생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신한금융이 적립한 충당금 가운데 얼마 만큼이 사모펀드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적립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사모펀드 관련한 손실 4725억원을 인식했지만 이 가운데는 피해자 보상으로 기지급된 자금도 있고 실제 펀드 손실에 따라 신한은행이 회계적으로 손실 처리한 비용도 있다.

결국 단편적으로 충당금 이슈만을 가지고 두 금융그룹간 경쟁력을 분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지난해 영업활동을 통해 거둬들인 수익과 그 과정에서 각종 비용을 제하고 이익으로 환입된 규모를 비교해야만 두 금융그룹간 경쟁력을 제대로 짚어볼 수 있다.

◇규모 앞선 KB금융, 수익성은 신한금융 '승'

지난해 KB금융은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 모두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 기간 이자수익 9조7223억원, 비이자수익 2조7703억원을 달성했다. 2019년 대비 이자수익 5.71%, 비이자수익은 23.95% 증가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지난해 이자수익 8조1551억원, 비이자수익 3조3778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대비 이자수익은 1.93%, 비이자수익은 7.89% 성장하는 데 그쳤다.

세부적으로 성장률을 비교해 보면 KB금융의 이자수익 성장률은 신한금융의 3.4배, 비이자수익 성장율은 3.3배에 달했다. 성장률 면에서 KB금융이 신한금융을 크게 앞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업수익을 영업이익으로 연결짓는 수익창출력 면에서는 신한금융이 여전히 KB금융을 앞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영업수익 대비 순이익률은 30%다. 이 기간 KB금융은 28%를 기록했다.

실제 영업수익에서 수익성을 경정 짓는 가종 비용지출에 있어 KB금융은 효율성이 다소 떨어졌다. 지난해 KB금융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54.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 CIR은 45.2%를 기록하며 안정된 수준을 유지했다.

KB금융의 CIR은 경쟁사 대비 높다는 지적이 지속해 있었다. 2016년 70.2%에서 2017년 55.2%로 하락한 이후 지속적으로 55% 안팎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는 희망퇴직과 M&A 관련 일회성 비용 증가 등이 CIR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신한금융은 경비 절감 노력을 통해 CIR을 지속적으로 낮춰왔다. 2017년까지 50% 초반대에 머물던 신한금융의 CIR은 2018년부터 40%대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보다 효율적인 경비 관리가 이뤄져 이 비율이 45.2%로 안정화됐다.

◇리딩금융 경쟁 '올해가 진짜'

이런 가운데 양사의 실제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기는 '올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규모 충당금 리스크가 제거된 상태에서 '진검승부'를 벌일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사모펀드 관련 손실과 충당금 이슈를 모두 잠재운 신한금융이 수익성을 앞세워 다시 리딩금융 자리를 되찾을 지 관심을 끈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사모펀드 관련 손실 4725억원 가운데 일부가 향후 순이익으로 환입될 경우 당장 순위가 뒤바뀐다.

다만 그동안 신한금융에 비해 비은행부문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KB금융이 포트폴리오를 확실히 보강해둔 상황이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다. KB금융은 지난해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한 만큼 경쟁력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신한금융은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리딩금융 타이틀을 유지했는데, 최근 KB금융이 비은행 자회사들의 규모를 키우며 추격하는 모양새"라며 "지난해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것은 다순히 자회사 하나가 늘어난 것 이상의 의미로 계열사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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