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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포트폴리오 진단]김태오 회장 2기 체제, '우등생' 입지 굳히기 숙제①비은행 순익 비중 '업계 톱', 추가 성장 동력 확보 박차

이장준 기자공개 2021-02-22 08:29:34

[편집자주]

지방금융사는 각기 지역 경제의 '핏줄' 역할을 해왔다. 지역에 뿌리를 둔 기업 및 소상공인과 민생지원 역할을 하며 이를 기반으로 성장세도 이어왔다. 하지만 이제 한계가 명확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설 자리가 좁아졌다. 저금리 등 영향에 NIM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기도 아니다. 유일한 해법은 비은행 부문 강화다. 각 지방금융사의 현재 포트폴리오가 안고 있는 문제와 해결책은 무엇일지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8일 11: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1년 5월 17일 DGB금융지주 설립 이후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초창기에는 다른 지방금융지주사와의 인수전에서 밀려 몇 차례 물을 먹기도 했다. 시행착오 속에서도 캐피탈, 생명보험사, 자산운용사, 증권사를 차례로 인수하며 꾸준히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충했다.

이를 통해 대구은행에 기반을 둔 작은 금융그룹에서 비은행 부문이 전체 순이익의 44%에 달하는 어엿한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났다. DGB금융그룹은 여기 만족하지 않고 올해도 자본효율성과 시너지 등을 고려해 추가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방금융 중 유일한 '원뱅크', 보험·증권사 확보 종합사 도약

대구은행은 2010년 말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이전방식에 의한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의결했다. 은행은 자기자본의 30%까지 인수·합병(M&A)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금융지주사로 전환되면 관련 제약이 사라지는 이점을 고려한 조치였다.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 이듬해 DGB지주가 출범하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설립 초기에는 대구은행과 자회사 대구신용정보, 카드넷(현 DGB유페이)이 계열사의 전부였다. 2011년 말 기준 DGB금융의 총자산은 31조2940억원에 그쳤다. 회계연도 말 기준(2011년5월17일~12월31일)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801억원, 2051억원에 불과했다.

2012년에는 메트로아시아캐피탈(현 DGB캐피탈)을 인수하고 대구은행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DGB데이터시스템을 설립했다.

본격적으로 몸집을 불리기 위해 DGB지주는 2013년 옛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경남은행, 광주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각각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에 밀려 패배하면서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한 '원 뱅크'로 남았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DGB금융이 비은행 부문을 집중적으로 키울 수 있는 발판이 됐다. 2015년 DGB금융은 중기 경영전략을 구축했다. 5년 안에 은행, 생명보험사, 증권사, 자산운용을 아우르는 필수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겠다는 게 골자다.

DGB금융 관계자는 "생명과 증권을 포트폴리오로 확보하고 있어야 실질적으로 복합점포를 운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고객의 생애주기에 따라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중 가장 먼저 확보한 건 생보사였다. 농협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과 패키지로 인수한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해 2015년 DGB생명으로 출범시켰다. 이듬해 10월에는 LS그룹이 내놓은 LS자산운용(현 DGB자산운용)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2017년에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하이투자증권-하이자산운용-현대선물' 패키지를 인수했다. 다만 당시 DGB금융의 지배구조가 문제가 돼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벽을 넘지 못해 자회사 편입이 곤란한 상황이었다.

김태오 DGB지주 회장(사진)이 구원투수로 등판하면서 비로소 문제가 해결됐다. 그가 취임 직후 당국을 찾아 설득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한 결과 2018년 하이투자증권을 DGB금융 식구로 맞이했다. 약 3년 만에 중기 경영전략 목표대로 필수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이로써 DGB금융은 8개 자회사와 4개 손자회사를 거느린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했다. 작년 말 기준 DGB금융의 총자산은 85조8000억원 수준이며 1년에 3323억원의 순이익을 낼 정도로 성장했다.

◇자본여력 고려 ROE 높은 비즈니스 공략, 사업 포트폴리오 보강

포트폴리오 확대에 큰 공을 세운 김 회장의 2기 체제가 올해 본격화됐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새로운 중기 비전을 '미래로 도약하는 S.M.A.R.T 금융그룹'으로 선포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5대 전략을 제시했다. △그룹 포트폴리오 다각화(Strengthen portfolio) △효율성 기반 수익 극대화(Maximize efficiency)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 가속화(Accelerate DT) △아세안 2nd Home 구축(Road to ASEAN) △신뢰받는 그룹(Trusted partner)이다.

특히 사업 포트폴리오 보강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올해 초 DGB지주는 조직 개편을 통해 그룹미래기획총괄을 신설하고 포트폴리오 추가 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지역 경기 침체, 글로벌 자본시장의 변동성 확대 우려 등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반영해 공격적인 외형 성장은 지양하기로 했다. 그룹 내부적으로 효율성과 수익성을 강화해 성장 기반을 확충한 후 자본 여력 등을 고려한 최적의 타이밍에 규모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고 시너지 효과가 큰 비즈니스를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계열사들의 핵심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 지원 등 DGB금융그룹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며 "아울러 자본효율성이 높고 그룹의 시너지를 높여 고객 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는 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성장 동력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DGB금융이 지금까지 구축한 포트폴리오로도 이미 비은행 부문 '우등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DGB금융은 지난해 3323억원의 그룹 당기순이익을 냈다. 1년 전 3073억원과 비교해 8.1% 성장했다. 같은 기간 대구은행의 순이익이 15.6% 감소했다는 걸 감안하면 비은행 계열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음을 알 수 있다.

DGB금융의 순이익 중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3.8%에 달했다. 투 뱅크 체제인 BNK금융(24.4%)과 JB금융(21.8%)은 물론 4대 금융그룹 중에서 가장 비은행 비중이 큰 신한금융(41.3%)도 웃도는 수준이다. DGB금융은 저성장과 초저금리가 '뉴노멀'이 된 경영환경 속에서도 다양한 수익 포트폴리오 덕분에 향후에도 그룹 전체적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출처=2020년 DGB금융그룹 경영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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