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2월 15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M&A(인수·합병)와 사업부 매각 가능성을 차례로 공식화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삼성전자는 3년 내 대규모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LG전자는 MC사업부 매각 가능성을 시사했다. 두 기업 모두 사업재편에 적극적으로 나서왔지만 물밑에서 진행되는 M&A 과정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두 기업이 처한 상황이 묘하게 겹친다. 전장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가운데 M&A, 매각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기업 앞에 놓인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비슷하다. MC사업부의 경우 수천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매각이 유리하지만 매각 성사여부는 불확실하다.
LG그룹은 지난해 초부터 수개월 간 매각 작업을 진행했으나 지지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적재산권(IP)까지 모두 매각 대상에 올렸지만 눈높이에 맞는 원매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김·장법률사무소를 선임해 MC사업부 인력을 전환배치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매각 실패에 대비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 속에 나온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M&A 추진을 공개선언한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시장에선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전장과 차세대 반도체 소재 부문 포트폴리오 보강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문제는 '타이밍'이다.
해외기업 M&A가 실제로 성사되기까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각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산업을 보호하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단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 등 삼성전자가 뛰어넘어야 할 장벽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시기적절한 M&A가 실행될 수 있을지가 관건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3세, 4세 경영체제로 전환하는 시점부터 사업 재편 움직임이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고 말한다. 과거처럼 내생적 성장에 기대지 않고 외부 기술 흡수를 통해 신속하게 경쟁력을 키워왔다는 점이 특징이다. 비핵심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빠른 의사결정력을 보여줬단 점도 공통점이다.
새로 그룹 총수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에게 그룹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M&A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례적인 M&A 공개선언을 둘러싸고 그 배경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지만 취임 이후 치열하게 이어온 미래 먹거리 확보에 대한 고민 속에서 나온 것만은 분명하다. 두 기업의 M&A 행보가 여러 난관 속에서도 의미 있는 결말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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