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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보증기금 소관부처 논란]금융위-중기부, 4년간 이어진 다툼 '제자리 걸음'①여·야 개정법안 발의로 논의 재점화, 중소기업 혼란만 가중

김규희 기자공개 2021-03-08 07:30:54

[편집자주]

신보의 온전한 차지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숙원 중 하나다. 예산권은 중기부 소관이지만 업무감독권은 금융위에 있다. 중기부는 신보를 완전 편입해 관리체계 비효율성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융위는 감독권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무려 4년 동안 이어진 양측의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신보 이관을 둘러싼 양측 입장 차이는 무엇인지, 또 논란의 핵심은 어디에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4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보증기금(신보) 소관부처 이관 논의는 4년째 지지부진이다. 신보의 예산 편성권은 중소기업벤처부(중기부)에 있지만 관리·감독권은 금융위원회(금융위)에 있다는 게 논란을 부른 핵심 이유다. 중기부와 금융위, 어느 쪽도 주도권을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들이 오랜 기간 접점을 찾지 못하는 사이 정책 수혜 대상인 중소기업들만 불편함이 커졌다. 정책보증 기능이 이원화되면서 중소기업의 혼란이 가중된 양상이다. 그런데도 두 기관은 수년 동안 평행선만 달려 잡음을 사고 있다.

◇ 2017년 중기부 승격 이후 지속된 관할권 다툼

신보의 소관부처 이관 논쟁의 시발점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소기업청 설립과 함께 신보법, 기술보증기금(기보)법이 개정되면서 예산 편성권은 중기청에, 업무감독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나뉘었다.

2008년 정부는 재경부와 기획예산처를 합쳐 기획재정부를 만들고 금융감독위원회와 재경부 금융정책국·국제금융국·금융정보분석원 등을 따로 빼내 금융위원회로 통합했다. 이 과정에 금융위에 신보와 기술보증기금(기보) 업무감독권도 함께 맡겼다.

이후 2017년 7월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되면서 본격적인 소관부처 논의가 시작됐다. 정부는 우수 기술을 보유한 창업 초기 기업에 금융 지원을 위해서는 기보가 중기부로 이관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기보를 중기부로 이관 결정했다. 다만 신보는 공적 보증을 통해 중소기업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금융 역할’이 인정돼 그대로 금융위가 관리하도록 했다.


하지만 2018년 1월 신보의 소관부처 이관 논의가 재점화됐다. 20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전 국민의당(현 민생당) 의원은 신보의 주무부처를 금융위에서 중기부로 변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신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다만 경영 건전성 확보를 위해 금융위의 감독권과 명령권은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다.

채 전 의원은 “신보 보증공급 업체 중 99.9%가 중소기업이고 신보의 설립 목적 역시 담보능력이 미약한 기업의 채무를 보증해 기업의 자금융통을 원활히 하는 것”이라며 “신용보증기금의 주무부처도 중기부로 일원화해 기술창업은 기보에서, 성장 및 자립 단계 기업은 신보에서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에는 야당뿐 아니라 집권 여당에서도 추가적으로 법안을 제출하면서 더욱 힘이 실렸다.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8월 신보를 중기부와 금융위가 공동관리 하도록 개정안을 제출한데 이어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음달 신보 주무부처를 중기부로 이관하는 내용의 ‘신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2019년 4월부터 2년 가까이 중기부를 이끈 박영선 전 장관 역시 신보 이관 의견에 공감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국회 산자위 국감에서 ‘정책금융기관 소관부처가 달라 속도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시대적 필요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이어 “신보 감독권이 있는 금융위 시각이 중소기업의 시각과 차이가 있는 경우가 있어 자금 활용이 불편하다는 민원이 많다”며 “부처 내에서도 심도 깊은 논의를 하겠다”고 했다.

중기부 차원에서 신보 이관 논의를 다루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국감 전 신보에 접촉해 소관부처 이관과 관련한 의견 조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2월 권칠승 장관으로 수장이 바뀌었지만 중기부 입장은 그대로다. 대외적으로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효과적인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신보의 이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관계자는 "중기부 뿐 아니라 신보 내부에서도 효과적인 정책 효과를 위해 이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 역시 “본회의 통과까지 계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좁혀지지 않는 의견차 '밥그릇 다툼'

반면 신보를 그대로 금융위 소관으로 둬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아 대립 양상은 거세지고 있다. 금융위는 신보가 중소기업 육성 외에도 금융시장 안정과 신용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정책금융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금융당국 감독 아래 있어야한다는 입장이다.

외국 사례를 보더라도 재무부나 중앙은행 등 금융당국이 공적 보증기관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정책금융공고는 재무성과 경제산업성이 감독하며 대만 신용보증기금은 경제부가 관리한다. 독일부흥은행은 연방재무부·경제부가 감독권을 갖고 있다. 미국의 경우 중소기업청이 자신의 재정을 통해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나 미국 국가경제에서 신용보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기준 0.03%(우리나라는 4.92%)에 불과하다.

중기부와 금융위 의견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모양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결국 '밥그릇 싸움'이라는 게 중기업계와 금융권 인식이다. 신보에 대한 관리 권한을 통해 중소기업 정책금융과 관련된 권한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기부가 대외적으로 의견을 밝힌 적은 없지만 중기업계를 통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며 "결국 신보라는 밥그릇을 누가 가질 것이냐는 문제인데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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