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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코스닥 유상증자 [thebell desk]

박창현 벤처중기2부 차장공개 2021-02-26 07:27:20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4일 07: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동성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 '초저금리'가 낳은 산물이다. 코스닥 시장에도 돈이 흘러오고 있다. 기업들도 빠르게 반응했다.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기업이 돈을 조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자본금을 늘리거나 외부에서 차입하면 된다. 유증은 자본금을 늘리는 일이다. 간단히 말해 주주들에게 갹출을 받아 곳간을 채우는 재무 활동이다. 차입은 이자 비용이 들고 언제가는 갚아야 한다. 반면 자본금은 자기자금이다. 비용 부담이 없고 오히려 재무구조에 도움이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본금 조달이 유리하다. 하지만 주주들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수익 가치를 입증해야만 주머니를 연다. 이 때부터는 전략의 영역이다. 유증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저마다 유증 대금을 활용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수 십 페이지에 달하는 투자 설명서를 내밀면서.

많은 투자 정보 가운데 본질을 꿰뚫는 항목이 하나 있다. 바로 '자금의 사용 목적'이 그것이다. 결국 유증 유입 대금을 어떻게 쓰느냐가 그 기업의 미래 가치를 가늠하는 핵심 잣대가 될 수 밖에 없다.

여기 유증을 추진하는 두 기업이 있다. 한 기업은 유증 대금 대부분을 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다. 다른 기업은 해외 진출 투자금 확보가 목적이다. 실제 레미콘 전문기업 '홈센타홀딩스'와 의료기기 전문기업 '멕아이씨에스'의 사례다.

홈센타홀딩스의 명목상 자금 사용 1순위는 시설자금이다. 하지만 실제 투입 금액과 경영 리스크 등을 고려했을 때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전체 차입금 가운데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자금의 비중이 76%에 육박할 정도로 단기 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멕아이씨에스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자본 확충에 나섰다. 2015년 기술 특례 상장 당시 해외 진출을 노렸지만 준비가 너무 부족했다. 지난해 코로나 19 수혜로 퀀텀점프에 성공하자 다시 한번 도전 장을 내밀었다. 신제품 호흡 치료기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차입금 상환 전략도 의미가 있다. 재무 부담에서 벗어나서 본업에 집중,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다만 '빚잔치'에 대한 우려를 지워야만 한다.

돈은 정직하다. 돈이 돈을 낳는 곳에 자금이 몰린다. 반대의 경우라면 더 머무를 이유가 없다. 주주들이라면 유증 대금이 어떻게 쓰이고 기업이 어떤 밸류업 전략을 세웠는지 꼼꼼하게 따질 필요가 있다.

기업들은 단순히 유동성 과잉 시장에 편승해 주주들에게 갹출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확실한 미래 비전을 주주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어설픈 유증 카드는 시장의 신인도만 잃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는 대기업 계열이나 초우량 기업 외에 코스닥 상장사가 주주배정 유증을 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기회가 열렸다. 하지만 결국 영리한 기업만이 그 과실을 따먹을 수 있다. 주주들도 마찬가지다. 또 다른 의미의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 바야흐로 승부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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