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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의결권규제 완화, '행동주의' 강화되나 자본시장법 개정안, 10% 지분 초과 의결권 제한규정 폐지…초기기업 투자 활성화 기대

양정우 기자공개 2021-03-04 08:12:01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2일 10:5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토종 헤지펀드 운용사를 행동주의(activism)의 장으로 이끌지 관심이 쏠린다. 그간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는 지분 10%를 초과한 주식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 탓에 행동주의 전략을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 삼기 어려웠다.

하지만 사모펀드 제도를 대폭 개편한 개정안에서 의결권 제한 규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국내 헤지펀드 하우스도 경영 개선 목적으로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가능하다. 이제 행동주의 펀드의 전략을 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라임·옵티머스 사태' 방지를 위한 사모펀드 체계 개편과 일반투자자 보호 강화 법안이 통과됐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다. 향후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이달 임시국회에서 본회의 통과가 유력하다.

사모펀드의 두 축인 전문투자형과 경영참여형(PEF)을 하나로 합치되 투자자 유형에 따라 기관전문형(기관투자자)과 일반형(개인투자자)으로 분류하는 게 큰 틀이다. 일반형의 경우 근래 사모펀드 부실 사태의 파장을 감안해 규제를 강화했다. 리테일 고객을 받는 헤지펀드에 불리한 여건이다. 기관전문형의 경우 족쇄를 풀어 모범생 평가를 받는 PEF 운용사가 운신의 폭을 넓혔다.

하지만 헤지펀드 운용사 입장에서도 반길 대목이 있다.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의 대표적 규제였던 의결권 제한 규정이 사라진다. 그간 특정 기업의 지분 10%를 초과한 주식에 대해서는 의결권 행사가 제한돼 왔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를 별도로 마련한 법규 체계를 고려한 조치였다.

이 때문에 국내 헤지펀드는 행동주의 펀드의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기 어려웠다. 오너가 지분 10% 이상을 쥐고 있으면 애당초 영향력 행사가 제한됐다. 지분 확대 과정에서 위협감을 주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효되면 의결권 제한의 족쇄가 사라져 헤지펀드가 본격적으로 기업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운용사 관계자는 "토종 헤지펀드는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의결권 제한 탓에 행동주의를 운용 영역으로 여기지 않았다"며 "이제 행동주의를 표방한 하우스와 매니저가 나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경영 부실로 저평가를 받는 중견, 중소기업이 타깃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동주의는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에서 나아가 의결권 확보를 투자 프로세스로 삼는 전략이다. 자산 매각,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구조조정,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해 기업가치를 높인다. 국내에선 경영 개선보다 단기 수익에 매달리는 행동주의 펀드 탓에 부정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기업 정상화를 이끄는 순기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의결권 규제의 폐지로 창업 기업과 성장 초기 업체에 대한 지분 투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기업엔 100억원 미만의 투자를 단행해도 지분율이 10%를 훌쩍 넘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10%를 초과해 의결권이 사라진 주식은 어떤 식으로든 가치가 할인(디스카운트)될 수밖에 없었다.

그간 글로벌 사모펀드가 국내 기업에 투자할 때는 의결권 제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해외 하우스와 동시에 투자를 벌인 국내 운용사만 의결권이 제한되는 건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서는 그룹사가 헤지펀드를 악용할 여지를 원천 차단했다. 의결권 제한을 폐지하면 헤지펀드가 계열사 지배력 확대의 수단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헤지펀드는 지분 10% 초과시 의결권 제한 규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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