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제일제강, 최대주주 지분 거래 차질 빚나②비상장사 삼다수, 지분 19.24% 거래 잔금일 연기…이달 9일까지 149억 납입해야
김형락 기자공개 2021-03-09 08:16:20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5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상장사 삼다수가 코스닥 상장사 제일제강 인수·합병(M&A) 도중 암초를 만났다. 경영권 분쟁 중인 최대주주와 2대주주 지분 일괄 인수 계획이 틀어졌다. 기한 내 잔금을 치르지 못해 2대주주 지분 인수단에서 빠졌다. 삼다수는 오는 9일까지 잔금 149억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최대주주 지분 거래마저 무산된다.5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제강은 최대주주 지분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준석 제일제강 전 대표이사가 자녀들 지분을 포함한 지분 21.75%를 173억원에 처분한다. 삼다수와 더블에스프라이빗에쿼티제1호조합이 각각 지분 19.24%, 2.51%를 인수한다. 두 회사는 이달 9일까지 155억원 납입을 마쳐야 거래를 종결지을 수 있다.
삼다수는 전방위로 인수구조를 짰다. 지난 1월 인수단을 꾸려 제일제강 최대주주, 2대주주와 각각 지분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최대주주 지분 22.31%(743만8338주) 중 20.81%(663만8338주)를 166억원, 2대주주 지분 18.87%(602만450주) 중 4.72%(150만5113주)를 46억원에 삼다수가 가져가는 구조였다.
최대주주와 2대주주가 경영권 분쟁 중인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다. 2대주주인 케이원피플과 신박한사람들이 제일제강 이사진을 장악해 경영권을 쥐고 있었다.
경영권(2대주주) 지분 인수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잔금일인 지난달 9일 지분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못해 계약이 자동 해지됐다. 경영권 지분과 최대주주 지분을 거머쥐어 안정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려던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자체 자금력으로는 인수금액을 감당하기 버거운 실정이었다. 2000년 설립된 삼다수는 자산총계 6억원 규모 비상장사다. 전기공사업, 전기자재 도소매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2019년 매출액은 3억원, 당기순이익은 1억원에 불과하다.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와 인수대금을 만들어야 하는 재무구조다.
최대주주 지분 잔금일도 한 차례 미뤘다. 최초 계약 당시 잔금 149억원 지급일이었던 지난달 17일 최 전 대표와 계약을 변경했다. 이달 9일까지 잔금 지급일을 연기하고, 인수 지분도 19.24%로 줄였다. 구주 인수에 필요한 잔금은 137억원이다.
여기에 제일제강 2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주인수권(워런트) 매입 규모도 축소했다. 삼다수는 최대주주가 보유한 워런트 264만1240주를 13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행사가액이 1715원인 워런트를 1주당 500원에 매매한다. 구주와 마찬가지로 오는 9일까지 잔금 12억원을 지급해야 워런트를 손에 넣는다. 기존 양수도 금액은 15억원(워런트 294만1240주)이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구주와 워런트 매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계약이 묶여 있는 만큼 구주 인수에 필요한 잔금만 납입한다고 해서 계약이 완료되지 않는다. 사실상 149억원을 모두 납입해야 거래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셈이다.
삼다수는 최대주주 지분 거래 계약을 변경하면서 추가로 15억원을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했다. 계약이 해제되는 경우 귀책 사유가 있는 당사자가 매매 상대방에게 계약금과 추가 15억원을 합한 35억원을 위약벌로 지급하는 조건도 합의했다. 지난 1월 계약 체결일에 계약금 18억원(구주 17억원, 워런트 1억원)을 지급해둔 상태였다.
삼다수가 빠진 2대주주 지분 거래는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비상장사 캐디언스시스템이 꾸린 인수단이 잔금을 대부분 치렀다. 총 양수도 대금 195억원 중 175억원을 납입했다. 이사 후보, 사업목적 추가 등을 담은 임시주주총회(오는 19일) 안건까지 공개했다.
최대주주 지분 거래는 임시주총 전에 결판난다. 삼다수가 예정대로 잔금 납입을 마쳐도 경영권을 두고 2대주주와 대치하는 지분 구도가 만들어진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한미 오너가 분쟁]새 경영진 임종윤·종훈 형제의 일성 "네버 어게인"
- JB금융, 얼라인에 판정승…이사회 2석만 내주며 선방
- [Company Watch]'TGV 첫 양산' 필옵틱스, 글라스 패키지 시장 선점
- 폴라리스오피스, 한국 AI PC 얼라이언스 참여
- 이에이트, 생성형 AI 접목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공개
- 일반석서 주총 관람한 한채양 이마트 대표, ‘책임경영’ 의지 피력
- AI매틱스-한국교통안전공단, AI 기반 버스 사고 예방 MOU
- [한미 오너가 분쟁]'임종윤·종훈' 형제의 승리, OCI-한미 통합 결렬
- 휴온스 이사회 입성한 오너3세, 경영 참여는 'NO'
- 필옵틱스, 업계 첫 TGV 양산 장비 공급
김형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FO 성과 보수]포스코홀딩스, 변하지 않는 성과금 2위 자리
-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롯데케미칼, 수익성 지지대는 석유화학 이외 사업
- [Board Index/포스코그룹]동종업계 겸직 없는 사외이사진
-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롯데케미칼, 비핵심 사업 매각 불발이 아쉬운 이유
-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롯데케미칼, 해외 자회사 차입 EOD 사유 지속
-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롯데케미칼, LC 타이탄 가동률 낮췄다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CJ대한통운, 영구채 일부 상환 '이자 비용 줄였다'
- [Board Index/포스코그룹]사외이사 '관' 출신 선호, 기업인도 늘어
- [Board Index/포스코그룹]이사회 평가 내부에만 보고하는 홀딩스
- [Board Index/포스코그룹]회장 선임 절차 공개 범위 넓힌 홀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