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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이사회, 지주사 밖 첫 '내부임원' 발탁 계열사 독립경영 차원, 마트사업부 총괄 '입성' 눈길

최은진 기자공개 2021-03-10 08:23:13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9일 10: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 이사회가 처음으로 내부 임원들로만 채워진다. 그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롯데지주 임원이 사내이사를 차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변화다. 롯데그룹이 계열사 독립경영을 화두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이사회 독립성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쇼핑의 정관상 이사회는 3명 이상 11명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사외이사는 이사총수의 과반수로 하되 3명 이상이어야 한다는 제한도 뒀다. 현재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으로 총 9명의 이사로 구성하고 있다.

사내이사는 대표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백화점 사업부문 총괄 대표가 자리한다. 롯데지주 임원도 사내이사로서 이사회 구성원이다. 내부 임원 3명에 지주 임원 1명 구도이다. 이 같은 전열이 갖춰진 것도 불과 1년밖에 안됐다. 2019년 말까지만 해도 롯데쇼핑 내부 임원은 단 두명에 그쳤다. 신 회장과 지주 임원이 나머지 두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초 신 회장이 롯데쇼핑 등 일부 계열사의 이사직을 자진사임하면서 전열이 바뀌었다. 신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의 형이 최종 확정되면서 법상 부동산 개발업 등을 하는 롯데쇼핑 등기이사에 오를 자격을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사임하고 남은 자리는 CFO였던 장호주 전 부사장이 꿰찼다.

예기치 않게 독립성을 확보하게 된 롯데쇼핑의 이사회는 올해부터 또 한번의 진화를 이루게 됐다. 신 회장에 이어 롯데지주 임원까지 이사회 구성원에서 빠지게 되면서다.


이달 23일 열릴 롯데쇼핑 주주총회 안건을 살펴보면 사내이사 추천 후보로 임기가 만료 된 강희태 대표이사 부회장의 연임안건이 올라왔다. 신규 선임 대상은 강성현 마트사업부 총괄 대표(전무)와 최영준 HQ재무총괄본부 1부문장이다. 현재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황범석 백화점사업부 총괄 대표(부사장)는 임기가 2022년 3월까지로 아직 1년 더 남아있어 이번 주총에서는 빠졌다. 롯데지주 임원이었던 윤종민 사장은 이달부로 임기가 만료되고 내려도게 됐다.

따라서 해당 안건이 모두 통과되면 사내이사 전열은 대표이사·백화점사업부 대표·마트사업부 대표·CFO가 된다. 처음으로 내부임원으로만 이사회가 꾸려지는 셈이다. 특히 마트사업부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사업부문 대표로는 매출기여도가 가장 높은 백화점 사업부만 이사회에 입성이 가능했다.

다른 사업부문은 물론 전략기획 임원 등을 제치고 마트사업부 대표가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 건 그만큼 마트사업을 살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난해 마트 부진점 12곳을 폐쇄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분기당 감가비와 인건비 등 약 400억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창출했다. 금융투자업계 추산으로 약 2%의 영업이익률을 노려볼 수 있는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사업 리모델링을 해야 할 출발선에 놓여있다.

더욱이 마트사업부는 마트 뿐 아니라 롭스사업부까지 흡수하며 보다 규모가 확대되기도 했다. 강 전무에게 쏠린 권한과 기대가 상당하다. BCG(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 출신의 외부수혈 인력이라는 점에 있어 롯데쇼핑으로서는 '파격인사' 이기도 하다. 내부의 시선이 아닌 외부의 시선으로 혁신을 하라는 신 회장의 올초 주문을 따르는 행보도로 파악된다.

롯데쇼핑의 이사회가 내부임원으로 채워지면서 기대되는 효과는 상당하다. 일단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이사회가 신 회장은 물론 지주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기 때문에 자체적인 의사결정보다는 그룹측 영향력이 더 컸다. 그러나 최근 롯데그룹에서 '계열사 독립경영' 바람이 불면서 이 같은 의사결정 구도의 타파가 이뤄지고 있다.

이번 이사회 전열의 개편도 그와 맞물려 있다. 지주의 영향력은 '투자'에만 국한시키고 계열사는 자체적인 의사결정으로 운영될 수 있게 하겠다는 의중을 반영한 조치다. 처음으로 내부 임원으로만 채워지게 되면서 롯데쇼핑이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과 부동산 개발사업 등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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