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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대행 시장 분석]성장 잠재력 여전…사업 다각화 시도 관심③해외선 이미 성공사례…추가 밸류업 기대

조세훈 기자공개 2021-03-23 08:10:54

[편집자주]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비대면 산업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배송 전쟁도 본격화됐다. 음식, 생필품 등 빠른 배송이 유통산업의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연스럽게 배달대행업체에 대한 시선도 바뀌었다. 높은 성장성을 기대하며 투자자들의 러브콜 역시 어이지고 있다. 반면 노무 이슈, 법 개정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않다. 더벨은 최근 급성한 배달대행 시장을 다양한 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2일 0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달대행업체가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라스트마일 시장 진출을 통해 배송 전문업체로 나아가거나 이륜차 리스, 페이 시장 등 유관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 풍부한 네트워크와 고객 데이터 정보, 라이더의 확보로 플랫폼 업체로 거듭날 수 있는 잠재력도 지녔다는 평가다.

해외에서는 배달대행을 기반으로 음식 배달대행 플랫폼 사업을 구축해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사례가 이미 늘어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시장에 진출해 판도를 바꿀 신규 플레이어가 등장할지 관심이 모인다.

◇범용성 높은 사업 구조에 다각화 시도 잇따라

배달대행업체는 이륜차가 주요 운송수단이다. 배달 시장이 매년 커지면서 신규 라이더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일부 배달대행업체는 바이크 리스사업을 통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생각대로 운용사인 인성데이터는 바이크뱅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바이크뱅크는 라이더(배달기사)를 대상으로 바이크와 헬멧·푸드박스 등을 판매·리스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바로고 역시 2019년 9월 핀테크 보안 기업인 아톤과 이륜차 리스 업체 무빙을 설립했다. 이륜차 리스 업체가 등록한 공유 오토바이를 배달대행 업체가 대여할 수 있게 하는 중개 플랫폼으로 1개월 단위로 대여가 가능하도록 했다.

배달 관련 연관 사업도 진출하고 있다. 바로고는 배달 빅데이터를 활용해 배달에 익숙하지 않은 기업을 대상으로 브랜드 딜리버리 컨설팅을 제공한다. 배달 품질 개선을 위한 맞춤형 포장 용기 판매도 진행한다.

종합 풀필먼트 업체를 표방하고 있는 메쉬코리아(브랜드명 부릉)는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말 김포와 남양주에 풀콜드체인(Full Cold-Chain) 시스템을 갖춘 2500여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열었다. 기업 배송을 전담해 실시간, 새벽, 당일배송 등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다른 배달대행업체 만나플래닛은 실시간 정산 및 출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나페이를 만들었다.

이들 사업자들은 중장기적으로는 이륜·사륜차를 통해 라스트마일 물류에 진출하고 이커머스 시장으로 확장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인성데이터는 퀵서비스 1위 업체로 사륜차 배송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이륜 및 사륜차를 활용해 라스트마일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소화물 배송, 시간대별 즉시배송, 픽업·반품서비스 등이 그 대상이다.

만나플래닛은 공유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배달 서비스 요청이 들어오면 자사 소속 라이더를 통해 배달을 하기보다는 서비스 제공 가능한 라이더에게 배정하는 시스템이다. 음식 배달 시장은 특정 시간대에 서비스 요청이 몰리는 특성으로 고용 라이더의 비효율이 발생한다. 점심, 저녁 시간대를 제외하면 서비스 이용이 적은 탓이다.

만나플래닛은 배달대행을 공유하는 연합체를 구성해 이런 비효율을 최소화하고 있다. 현재 6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어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참여 업체가 증가하면 플랫폼으로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투자 검토를 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와 같이 전국 네트워크와 IT 경쟁력이 있는 전략적투자자(SI)와 손을 잡는다면 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대리운전 시장은 이미 공유플랫폼을 통해 시간별 수요 탄력성을 확보해 효율성을 높였다"며 "음식배달 시장도 비효율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재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도어대시, IPO 성공 히스토리 시장서 회자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배달대행업체의 플랫폼화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앱 선두업체의 몸값은 조단위로 높아졌지만, 배달대행업체는 선두권의 기업가치는 아직 1000억~3500억원 사이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음식 배달 생태계의 끝단을 책임지고 있는 배달대행업체가 소비자와 식당을 연결하는 배달앱까지 진출하거나 사업 연계성을 높이면 기업 가치가 빠르게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다.

이같은 사업 모델은 지난해 상장한 미국의 도어대시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3년 설립된 도어대시는 미국 음식배달시장 1위 업체다. 음식배달, 픽업, 예약대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어대시의 시장점유율은 50%에 달한다. 도어대시의 강점은 충분한 배달대행 역량을 갖췄다는 점이다. `대셔(Dasher)`라고 불리는 배달원은 100만명에 달하며, 이들이 미국 전역에 고르게 분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어대시는 지난해 12월 IPO로 34억 달러를 조달했고, 기업 가치는 39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미국의 식료품 구매대행앱 인스타카트(Instacart), 영국 음식배달 스타트업 딜리버루 등도 IPO를 추진하고 있다.

M&A 업계에서는 배달대행업체가 배달앱 시장으로 진출하거나 배달앱이 추후 사업확장을 위해 배달대행업체를 높은 가격에 인수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도어대시처럼 배달원 확보가 향후 국내 배달 시장에서도 핵심 화두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가 배달업무를 일부 병행하고 있지만 노무 문제를 풀지 못해 적극적인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향후 제기될 노무 이슈 등을 해결하고 시스템을 보다 고도화하면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한 배달대행업체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현행처럼 유통·포털 업체들의 소수 지분 투자가 아닌 경영권 인수 후 회사의 사업모델을 완전히 바꿔 놓는 전략적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배달대행업체를 바이아웃 투자해 기업을 탈바꿈하면 밸류에이션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며 "복잡한 노무 문제, 미흡한 시스템 등을 개선할 게임체인저가 등장할 경우 변화의 속도는 한층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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