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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PO 빅딜 홍수, IB 실무진 '행복한 비명' 연내 상장 '속도전' 밀물, 중소형 IPO 기업 소외될까 촉각

최석철 기자공개 2021-03-16 13:26:22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2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국내 기업공개(IPO) 공모 시장이 대어급 딜 홍수 속에 역대급 기록을 남길 전망이다. 다만 업무 부담이 부쩍 늘어난 일부 하우스 IB 인력은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딜 가뭄에 속앓이를 했던 것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하반기부터 조 단위 공모가 쏟아질 예정인 만큼 치열한 경쟁도 부담 요인이다.

중소형 IPO 기업 역시 빅딜 향방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은 물론 파트너 하우스도 상대적으로 빅딜에 더 큰 관심을 두면서 일정상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예비 IPO기업 역시 자신에게 더 귀 기울려줄 하우스를 찾기 위해 계산기를 바쁘게 두드리고 있다.

◇"공모 시장 훈풍 올라타자"...'딜 소화력' 포화 근접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증시 활황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최근 등장하는 대어 IPO마다 모두 ‘속도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적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올해 들어 IPO를 공식화한 조 단위 딜만 따져도 LG에너지솔루션과 한화종합화학, 현대중공업 등이다.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IPO에 나서면서도 모두 연내 상장을 목표로 못 박았다. 기존에 올해 상장이 예정됐던 SK IET와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까지 포함하면 올해 IPO시장은 역대급 기록을 남길 전망이다.

역대급 IPO 빅딜 쏟아지면서 대형 딜의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지 않으면 오히려 안도하는 실무진도 등장했다. 현재 조직의 역량을 넘어선 딜 소싱에 난색을 표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부터 프레젠테이션(PT)을 비롯한 각종 IPO 실무를 마무리하느라 연휴와 연차 대부분을 반납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가중된 피로감 탓이다.

통상 IPO 딜 신규 수임은 향후 2~3년 내 먹거리로 이어지는 수순이었다. 이에 딜을 수임한 뒤부터 딜 익스큐션(실행)을 위한 조직과 인력을 확장·정비하는 사례도 종종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럴 준비를 할 시간적 여력이 크게 줄었다.

중소형 IPO기업 역시 대어급 딜을 피해 상반기에 상장 일정을 서둘러 진행하려 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난 점도 실무진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대어급 IPO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소형 IPO기업으로선 일정이 삐끗하면 자칫 내년으로 공모 시기가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아무리 대형 딜이 쏟아지더라도 IPO 딜의 결과가 하우스 평판으로 직결되는 데다 중소형 딜 대다수가 수년간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결과물인 만큼 허술하게 취급할 수는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처럼 딜이 없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한결 나은 상황”이라며 “현재까지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지만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는 추가 빅딜이 등장한다면 당연히 도전을 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교통정리가 필요할 것”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 전략...중소 IPO기업, 빅딜 향방 촉각

국내 IPO시장은 물론 하우스의 관심도 상대적으로 중소형 딜보단 대형 딜에 쏠리는 추세라는 점은 예비 IPO기업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미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2019년을 기점으로 딜을 선별하는 기조가 나타났다. 대형 딜을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일부 중소형 딜의 경우 IPO 작업에 품을 들이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 측면에서 뛰어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IPO는 하우스가 새 발행사와 관계를 맺는 데 가장 중요한 절차로 자본시장의 ‘꽃’이라 불린다. 다만 최근 하우스의 자기자본이 급격하게 증가한 이후 수익성에 더욱 초점을 맞추는 대형 하우스가 하나 둘씩 나타나는 모습이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부터 IPO 계획을 밝히는 기업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이런 경향이 더욱 짙어졌다는 평가다.

그동안 중소형 딜에서 두각을 드러내온 하우스 중 일부도 올해는 상대적으로 빅딜에 더 많은 인적 자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아직 상당수의 빅딜이 본격적인 절차에 접어들진 않았지만 전사적 역량을 기울여 하우스의 ‘빅딜 소화력’을 검증받겠다는 심산이다. 중소형 발행사와 관계 역시 중요하지만 올해 성과에 따라 IPO 조직 전반의 평가가 한 단계 올라서느냐의 기로에 서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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