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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테크 스톡옵션 모니터]'낮은 행사가' 라온피플, 고용 유지 효과 '톡톡'①초기에 IPO 조건 내걸어 잭팟 기회 제공, 상장 후 코로나19 국면 활용

방글아 기자공개 2021-03-22 10:28:31

[편집자주]

인공지능(AI) 시장이 본격 확대되면서 업계 내 인재 영입 경쟁이 여느 때 보다 활발하다. 잘 구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1인이 수십명의 일자리를 책임질 수 있는 분야인 덕에 인재풀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영입에 활용되는 스톡옵션 전략도 그래서 중요하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임직원의 마음을 붙들기도, 떠나가게도 할 수도 있다. 더벨은 국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AI업체의 향후 성장 잠재력을 가를 스톡옵션 활용법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6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온피플이 스톡옵션 행사가격을 낮춰 임직원에게 실질적인 잭팟 기회를 제공하는 전략으로 고용 유지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상장 전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부여한 초기 스톡옵션의 경우 액면가를 행사가로 정했고, 상장 후에도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주가가 급락하자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높은 행사가나 행사 자격요건이 까다로워 사실상 실익 없는 스톡옵션이 대다수라는 지적에도 라온피플은 적절한 행사가를 통해 실효성을 극대화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부여한 스톡옵션 물량은 인재 영입 경쟁이 한창인 AI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주요 임직원의 이탈을 막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라온피플은 앞으로도 발행주식총수의 1%가량을 지속해서 스톡옵션으로 부여해 임직원과 동반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라온피플은 코아로직(현 시너지이노베이션)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이석중 대표가 2010년 1월 설립, 2019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AI솔루션 벤처다. 카메라 모듈 검사기, AI 머신비전, 골프센서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연구·개발(R&D)에 기반해 상장 전까지 고속 성장했다.

2013년부터 상장 직전인 2018년까지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연평균 47%의 매출증가율(CAGR)을 달성했고, 매출의 절반 이상을 수출로 채웠다. 실제로 2013년 35억원 수준이던 연매출은 5년여 사이 300억원 안팎으로 증가했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카메라 모듈 검사기의 최종 수요처가 다국적 모바일 제조 기업인 만큼 다양한 지역에 폭넓은 거래처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20016년 출시한 AI 머신비전 솔루션을 경쟁력으로 삼아 헬스케어, 농업, 물류, 보안, 우편 등으로 시장을 다각화했다. 이를 통해 검사장비 제조사가 주 거래처인 B2B 기업에서 공공기관(B2G), 개인(B2C)을 대상으로 한 AI 기업으로 변신해 나갔다.

이런 로드맵에 기반해 라온피플은 2019년 상장을 추진했다. 자체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에도 희망밴드(1만4000~1만7000원) 이하로 공모가를 낮추지 않았다. 수요 예측에 참여한 기관 70% 이상이 밴드 최하단 가격 이하로 공모주 매입 주문을 넣었지만 1만4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그 결과, IPO를 앞두고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임직원도 잭팟을 터트릴 수 있게 됐다. 총 일곱 차례 부여된 스톡옵션의 행사가를 1만원 이하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당시 가장 높게 책정된 7회차 스톡옵션의 행사가는 8750원이다.

설립 3년차에 1회차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임직원은 창업주와 마찬가지로 액면가(500원)에 1주를 취득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현재 주가 수준(2만6000원)을 감안하면 주당 50배가 넘는 차익 실현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임직원은 상장 후 곧장 행사에 나섰다. 30여명이 50억원가량의 차익실현 기회를 현실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 공모는 흥행하지 않았지만 이후 시장 평가에서 반전을 이뤄낸 덕분이다. 상장할 당시 동종업계 경쟁사 수아랩이 미국 코그넥스에 2000억원에 매각되면서 기술 우위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라온피플의 평가도 달라진 탓이다. 저평가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주가가 상승 행진을 이어가, 한때 3만11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스톡옵션의 행사가를 낮추는 대신 고용 유지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불확실성이 큰 IPO를 행사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후한 보상을 약속한 것이다. 실제로 통상적으로 2년 이상 근무하면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을 부여하지만, 라온피플은 'IPO+3년 근무' 조건을 내걸어 고용 유지 효과를 꾀했다. 실제로 상장 전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임직원은 주식 매각을 통한 차익 실현이 가능하지만 2명의 퇴사자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온피플은 이 같은 고용 유지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상장 후에도 발행주식총수의 1% 수준에서 스톡옵션을 지속적으로 부여하기로 했다. 실제 작년 3월 이미 한차례 추가 부여를 단행했다. 상장 이후에는 시장가를 크게 벗어나는 수준에서 스톡옵션 행사가를 확정할 수 없는 만큼 코로나19 초기 주가가 급락한 틈을 노렸다.

상당수 기업이 일시적으로 주가가 내려갔다고 판단, 자사주를 사모을 무렵 임직원 7명에게 1만7100원에 신주를 취득할 수 있는 스톡옵션 17만주를 부여했다. 그해 초 라온피플의 주가가 2만원을 훌쩍 뛰어넘어 최고 2만8000원선에서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하다는 평가다.

이 스톡옵션은 내년 3월부터 행사할 수 있다. 당장 내년까지 스톡옵션으로 주요 임직원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은 셈이다. 현재 신사업으로 AI 덴탈·교통솔루션 시장을 정하고 공략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를 함께할 임직원에게 추가로 부여할 계획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온피플 관계자는 "다수의 직원에게 차익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때로는 책임자급에게 큰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유동적으로 조정하고 있다"며 "상장 후 부여한 스톡옵션이 행사되기 시작할 무렵 비슷한 비율 수준에서 추가 부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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