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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ESG 트래커]동원, '이사회·감사' 조직 고착화...하위권 맴도는 'G'③동원시스템즈 3년 연속 C등급, '소위원회·감사기구' 설치 과제

박규석 기자공개 2021-03-24 07:24:40

[편집자주]

수년 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재계 트렌드로 부상했지만 국내 유통기업들에게는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 가도를 달리며 그들만의 시장이 고착화되면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공정거래 및 지배구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소비자와 투자가들의 요구가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유통 공룡을 중심으로 ESG 행렬에 가세하면서 변화의 물결이 몰아치고 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유통기업들의 ESG 현황과 전략 등을 들춰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9일 12: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그룹은 2014년 창업주인 김재철 명예회장의 차남 김남정 부회장이 현재 자리에 오르면서 2세 경영이 시작됐다. 김 부회장은 승진 이전에 지분 상속 등을 마무리 지었던 만큼 경영권 승계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다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동원그룹의 이사회 투명성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동원그룹 상장사인 동원F&B와 동원산업, 동원시스템즈 등은 별도기준 자산총액이 2조원을 넘지 않아 기본적인 상법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그룹 집단인 만큼 한 층 더 강화된 내부 통제 기능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사내이사 중심 이사회, 소위원회 구성도 부족

동원그룹은 현재 사내이사 중심의 이사회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동원F&B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으로 각각 구성돼 있다. 동원산업은 이사회 구성원이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2명이며 동원시스템즈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1명을 두고 있다. 모두 자산총액이 2조원을 넘어서지 않는 상장사이기 때문에 굳이 강화된 이사회 규정을 따르지 않아도 무방하다.

세부적으로 보면 동원F&B의 경우 김 부회장이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함께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계열사들은 전문경영인 중심의 의사결정 체제를 구축한다.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는 동원그룹의 이사회 구성은 최근 재계에 요구되는 독립성 및 투명성 등의 기대치에는 다소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하 지배구조원)이 동원그룹 상장 계열사의 ESG 평가 중 지배구조부문을 낮은 등급으로 평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동원F&B와 동원산업은 지난해 지배구조원이 진행한 ESG 평가의 지배구조 부문에서 B등급을 받았다. 동원시스템즈는 3년 연속 C등급을 받아 동원그룹 내 계열사 중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요 식품기업인 풀무원(A+), 오리온홀딩스(A), 빙그레(A), CJ제일제당(A) 등이 받은 등급과도 대조를 이뤘다. 지배구조원은 관련 부문 평가에서 주주권리보호와 이사회, 감사기구, 공시 등을 주요 평가 항목으로 본다.

지배구조원에 따르면 B등급과 C등급은 전체 등급 중 하위권에 속한다. 특히 C등급은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태로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큰 단계를 뜻한다.

기관투자가들은 수년간 동원그룹의 주주총회에서 이사 또는 감사 선임에 잇단 반대표를 던졌다. 주로 반대 사유는 독립성 훼손이었다. 지배구조 등급에서 C등급을 받은 동원시스템즈의 경우 최근 3년 동안 감사와 이사 선임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반대표를 받았다.


이사회 내부에 별도의 소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것도 낮은 등급의 요인으로 꼽힌다. 동원F&B 등 상장 계열사 3사를 통틀어 소위원회는 2개(글로벌 Compliance위원회·경영위원회)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지배구조원 관계자는 “지배구조 등급 평가에서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 등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측정한다”며 “그룹의 경우 계열사간 관계 등을 들여다 보지만 기본적으로는 개별 기업의 이사회 구성과 기능, 감사기구 설치 여부 등이 대상이다”고 설명했다.

◇지주 대표 ‘계열사 감사’ 겸직…올해는?

동원그룹의 감사 시스템 역시 ESG 경영과는 상반된 부분이 있다.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 대표이사인 박문서 사장이 각 상장 계열사의 비상근감사를 모두 맡고 있다. 위법은 아니지만 감사 본연의 역할인 견제 기능이 위축될 소지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대표가 가장 오랫동안 감사를 지낸 곳은 동원산업으로 2003년부터다. 동원시스템즈는 2005년부터 감사를 맡고 있다. 동원F&B의 경우 2009년 감사로 선임해 2013년까지 근무한 뒤 2015년부터 현재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그가 상장 계열사의 감사직을 계속 수행할지 여부는 아직 명확치 않다. 동원그룹은 그의 거취가 주총이 열리기 전까지는 확실하게 파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동원그룹은 향후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감사제도 등의 선진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원F&B 등 상장 계열사들은 자산규모가 2조원을 넘지 않아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가 없다. 다만 최근 자산이 2조원을 넘지 않는 상장기업들 중에서도 선제적으로 감사위원회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 같은 추세를 따라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해 프랜차이즈 기업 최초로 코스피에 직상장한 교촌에프앤비의 경우 상장 이전부터 감사위원회를 설치·운용 했다. 지난해 말 개별 기준으로도 자산 규모가 1982억원인 교촌에프앤비가 대기업 수준의 견제 기능을 갖춘 셈이다.

최근에는 자산 규모가 5000억원 규모인 삼양식품도 설치 의무가 없는 감사위원회 구성을 예고했다. 더불어 감사위원회 전원을 회계와 재무, 법무 분야에서 전문성과 경험을 모두 갖춘 사외이사로 구성할 계획이다. 관련 사항은 오는 26일 열리는 주총에서 결정된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박 대표의 거취는 주총이 열려야 세부적인 확인이 될 것 같다”며 “다만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중장기적으로는 사외이사를 늘리고 감사위원회 설치 등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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