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하나투어, 실탄마련 매각 예정자산 '464억' 종속기업 11곳 청산, 유동성 축적 '현금화' 생존 모색
김선호 기자공개 2021-03-24 07:26:08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3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로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 하나투어가 지난해 말 매각 예정자산으로 464억원을 계상했다. 자산 매각으로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고 생존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매물로 내놓을 자산이 추가될 가능성도 엿보인다.하나투어는 지난해 11개에 달하는 종속기업을 청산하거나 지분을 매각했다. 기존 종속기업이 총 48개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30%에 달하는 감축을 단행했다. 이외에도 아직 청산되지는 않았지만 유통업 SM면세점과 스타 숍앤라인(STAR SHOP&LINE)의 영업을 중단했다.
청산된 자회사 중 중국 법인 5곳은 2019년 설립되자마자 그 다음 해인 2020년에 사라지기도 했다. 하나투어가 차세대 여행 플랫폼 ‘하나허브’에 힘을 기울이면서 해외 상품 공급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설립했던 곳이다.
그러나 지난해 초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기존 사업 전략이 수정됐다. 여행 플랫폼사업에 무게를 두는 것은 기존과 동일하되 불필요한 해외 법인을 비롯한 비수익 자회사를 정리해 몸집을 줄이기로 했다. 하나투어를 인수한 국내 사모펀드 IMM PE 측 경영진의 판단이다.
이 과정에서 면세업 자회사 SM면세점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그동안 적자경영이 이어진데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실적 회복이 힘들 것이라는 결정을 내리고 모든 점포를 철수시켰다. 문제는 인천공항과 맺은 점포 임대차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면서 발생한 채무였다.
SM면세점은 누적 손실로 인해 채무를 상환할 여력이 없었다. 때문에 모기업이자 연대보증인 하나투어가 채무를 인수할 수밖에 없었다. 해당 채무금은 220억원에 달했다. 하나투어는 현재 인천공항을 상대로 임차·위약금 소송을 진행 중이고 결과에 따라 금액이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송 결과에 따라 부담이 준다 해도 실적 악화 속 부채 증가는 하나투어에게 큰 압박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하나투어가 자산을 매각해서라도 현금을 쥐고 있어야만 하는 이유다. 물론 부채 상환 뿐만 아니라 생존을 이어나가기 위한 판단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하나투어는 보유 중인 서울 인사동 하나투어빌딩 지분(459억원)을 매물로 내놨다. 또한 관계기업 호텔앤에어닷컴의 지분(5억원)도 매각할 계획이다. 하나투어는 이를 합산해 매각예정자산으로 464억원을 계상했다.
물론 하나투어가 기대하는 매각가는 장부가액보다 높다. 최종 결렬되기는 했지만 시티코어 디엠씨와의 협상에서 하나투어는 하나투어빌딩 매각가로 940억원을 제시했었다. 이는 SM면세점으로부터 인수한 채무를 덜어내고 재무건전성 제고를 충분히 이뤄낼 수 있는 규모다.
또한 하나투어가 보유 중인 서울 충무로의 ‘티마크호텔 명동’도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중이다. 하나투어는 자회사 마크호텔의 사업 확장을 위해 2019년 882억원에 티마크호텔 명동을 매입했다. 총 매입금 중 800억원은 대출로 자금을 조달했다.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경영진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아직까지는 티마크호텔 명동을 매각예정자산에 포함시키는 않았다. 매입금 대부분이 담보대출로 충당된 탓에 손에 쥘 수 있는 현금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자회사 마크호텔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티마크호텔 명동을 보유하고 있을 만한 이유도 없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기조 속에 관계기업으로 분류된 센터마크호텔의 지분도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 센터마크호텔은 인사동에 본사를 두고 관광호텔사업을 진행한 기업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팔 수 있는 자산을 매각해 현금곳간을 채우고 장기화되고 있는 위기를 견딜 수 있는 체력을 키울 계획”이라며 “호텔사업을 청산할 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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