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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파수, 이례적 콜옵션 배정 '스톡옵션 효과'우리사주조합·임직원에 46만여주 부여·행사, 평가 차익 18억

방글아 기자공개 2021-03-29 09:52:05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4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제 권한 제어(DRM) 전문 정보보안 업체 파수가 전환사채(CB) 매도청구권(콜옵션)을 임직원들에 배정, 사실상 스톡옵션 효과를 얻었다. 오너 등 소수에 국한된 수혜를 받아온 파생상품 투자 기회를 임직원들에게 돌린 것으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수 우리사주조합과 임직원들에게 부여한 보통주 46만764주(4.31%) 어치의 5회차 CB 콜옵션이 전량 행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42만452주는 우리사주조합, 나머지 4만312주는 이지수 전무 등 파수와 그 자회사 임직원 11명이 부여받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사주조합 배정 물량의 경우 조합 가입 임직원들이 이후 신청을 거쳐 나눠 갖는다.


이 CB는 당초 2018년 11월 파수가 운영자금 55억원 을 마련하기 위해 전환가 3581원에 발행한 물량이다. 전환 가능 물량은 보통주 총 153만5883주(13.86%)이며,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서울투자성장산업벤처조합, 삼성증권, 한국증권금융, KB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7개 기관 투자자 외 개인 투자자 이진수 씨가 인수했다.

당시 파수는 30% 물량에 대해 다시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을 최대주주 조규곤 대표와 친인척들에게 배정했다. 지배력 보완을 위한 조치였다.

조 대표의 경우, 파수 개인 지분율이 22%로 비교적 낮은 편이어서 콜옵션 수혜가 클 것으로 전망됐다. 최대 80%까지 전환가 조정(리픽싱)도 가능해 많게는 57만5916주(5.69%)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계획을 바꿔 콜옵션 수혜 기회를 임직원들에게 양보했다. 주가가 상승 국면에 접어들어 일부만 매각해도 적잖은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과감하게 부여 대상자를 바꿨다. 이 콜옵션 물량은 작년 11월 말 모두 행사됐고, 보통주로도 전환된 상태다. 다만 내부 협의 통해 전환 물량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1년간 보호예수를 걸었다. 따라서 차익실현은 올해 11월부터 가능하다.

임직원이 일정 기간을 기다린 뒤 행사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CB 콜옵션으로 스톡옵션 효과를 얻은 셈이다. 현재 파수 주가 수준을 감안하면 100% 이상의 투자 수익률이 기대된다. 파수 보통주는 현재 주당 75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행사가(3581원) 대비 두 배 수준으로, 주식수를 감안한 임직원 배정 물량의 매각 차익은 총 18억원으로 추산된다.

파수는 임직원 보상 차원에서 이 같은 재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작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디지털 경제 전환기가 도래하자 정보보안 관련 사업 기회는 오히려 많아졌다. 이에 임직원들의 내부 결속력을 다지고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콜옵션 수혜 기회를 공유한 것으로 분석된다.

파수는 올해 30% 매출 성장률을 목표치를 제시한 상태다. 매출 500억원 돌파를 정조준한 것으로, 데이터 보안(FED), 애플리케이션 보안(SPARROW), 정보보호 컨설팅, 개인정보 비식별화 등 기존 사업부문에 더해 새 사업모델(BM)인 협업 플랫폼으로 이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상장사에서 부여하는 스톡옵션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임직원과 동반 성장을 도모할 새로운 인센티브 기법을 선보였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과 같은 CB 콜옵션 수혜 기회를 임직원에 추가 제공할지 여부는 미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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