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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태계 리포트]한미반도체, TSMC 역대급 투자에 날아오른다시스템반도체 증설 경쟁 수혜…올해 매출액 사상 최대 3080억 달성 목표

김혜란 기자공개 2021-04-07 12:55:02

[편집자주]

2019년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는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국산화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소부장 기업들이 한단계 진화하는 계기가 됐다. 뒤이어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도래하며 한국 반도체 산업은 절호의 찬스와 함께 지속 성장이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맞았다. 더벨은 슈퍼사이클에 대비하는 반도체 생태계 구성원들의 경쟁력과 과제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6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후공정 장비 전문기업 한미반도체가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한미반도체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 처음 1조원을 돌파한 뒤 6일 종가(3만700원) 기준 약 1조5200억원으로 뛰어올랐다. TSMC가 잇달아 역대급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표적인 수혜주로 한미반도체를 주목했기 때문이다.

한미반도체는 수출 비중이 72%가 넘고, 거래 기업이 300여개에 달하는 대표 소부장 기업이다. 한미반도체의 최대 고객사는 TSMC의 협력사인 OSAT(반도체 조립·테스트 외주)업체다. 한미반도체는 OSAT 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한 덕분에 변화하는 글로벌 장비 트렌드를 미리 읽고 기술을 선도할 수 있었다. 주력생산장비인 비전 플레이스먼트(Vision Placement)와 EMI 실드(Electro Magnetic Interference Shield)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한미반도체는 요즘 누구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을 실감하고 있다. 주문이 밀려들어 연초 이후 6일까지 총 23건의 장비 수주를 받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수주 공시가 9건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호황기에 대비해 일찌감치 생산능력(Capa) 확충도 끝낸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매출액 목표를 전년보다 20% 증가한 3080억원으로 설정했다.

◇올해도 사상 최대 매출 기록 경신 전망...CAPEX 투자 마무리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연결회계 기준 매출은 전년(1204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2574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37억원에서 666억원으로 386%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26%를 기록했다.

5G(5세대 이동통신)와 자율주행차,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비트코인 등에 쓰이는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비전 플레이스먼트와 EMI 실드 장비 판매가 증가한 덕분이다. 비전플레이스먼트는 반도체 패키지를 절단하고 세척한 뒤, 검사, 선별, 적재까지 모두 수행하는 장비를 말한다. EMI 실드는 반도체 칩의 미세화로 발생하는 전자파 간섭 현상을 막기 위해 전자파 차단 금속막을 입히는 과정에 필요한 장비다.

지난해 성적표는 2019년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보릿고개를 보낸 뒤 얻은 성과라 더욱 뜻깊었다.

올해도 호재가 많은 상황이다. TSMC가 3년간 1000억달러(약 113조원)을 들여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미반도체는 매출 대부분이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전문 OSAT 기업으로부터 발생한다. 구체적으로 대만 ASE와 앰코(Amkor), Quliang Electronics(SPIL 중국법인의 변경된 사명), JCET(정전과기 스태츠칩팩), TSHT(화천과기) 등 TSMC가 외주를 주는 협력사가 주요 고객사다. OSAT기업의 설비 투자는 TSMC의 생산능력과 연동되는데, TSMC가 역대급 증설에 나서면서 낙수효과로 장비 수출이 어느 때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이외에도 NXP 와 SK하이닉스 등 종합반도체 기업을 비롯해 300여개에 달하는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한미반도체가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앰코의 경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협력사이기도 하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TSMC와 삼성전자 간 파운드리 공정 경쟁이 본격화되고 비메모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비메모리용 후공정 장비 업계가 주목받고 있다"며 "한미반도체는 본격적인 실적 성장과 함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나타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미반도체는 다가올 반도체 호황기를 대비해 2019년 제4공장을 준공했다. 기존 1,2,3공장에 더해 신규공장까지 모두 합하며 1만2300평 규모의 생산설비라인을 보유하게 됐다. 발 빠르게 투자를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 추가로 대규모 설비투자금 투입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자본적 지출(유·무형자산취득+사용권자산, CAPEX)을 보면 제4공장 건립 자금이 나눠 투입된 2018년과 2019년 자본적 지출이 각각 246억원 193원으로 비교적 많았고, 지난해엔 78억원 정도에 그쳤다. 현재 1공장 증축을 약 130억원을 들여 진행 중인데 일부 자금이 지난해 투입하고 남은 잔금 납입 외에 올해 설비투자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다양한 글로벌 고객사 확보·높은 R&D 투자 비중 유지

한미반도체는 1980년 곽노권 회장이 설립한 토종기업으로 지금까지 반도체 장비 국산화 외길을 걸어온 기업이다. 반도체 장비 기술력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해 2004년부터 비전플레이스먼트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외에 다른 반도체 장비 라인업도 확보한 상태다. 2016년부턴 EMI 실드 장비 공급을 시작해 출시 4년 만에 세계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회사 측은 "EMI 실드 장비 적용 영역이 기존 스마트 기기에서 자율주행차 등 차량용 반도체 칩까지 확대되면서 매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 웨이퍼에 칩을 여러 층으로 쌓아 만드는 초고속 메모리 (HBM)생산용 열압착 본딩 장비도 SK하이닉스 사와 공동 개발해 2017년부터 공급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글로벌 고객사가 300여개에 달한다. 그만큼 세계 시장에서 기술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매년 연구·개발(R&D)비용을 150억원 이상으로 투입하고 설계 등을 담당하는 R&D 인력을 전체의 3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R&D 투자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덕분에 높은 마진을 유지하고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는 선순환이 이뤄졌단 설명이다.

시스템반도체 산업에서 후공정은 반도체 공정은 맨 끝단에서 반도체 칩의 최종 품질을 결정짓기 때문에 높은 기술력과 까다로운 품질 기준이 요구되는 분야다. 또 OSAT 기업마다 원하는 장비 옵션이 다를 수 있다. 고객사의 니즈에 맞춰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선 전문 R&D 인력은 필수적이다. 한미반도체가 R&D에 힘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 세계 수백 개 기업과 거래하는 것은 매출 증대에 기여하는 것 외에 다른 장점도 있다. 글로벌 OSAT 기업의 니즈와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하기 용이하다. 이 때문에 한미반도체도 선제적 투자와 장비 개발에 나설 수 있었다. 현재는 6세대 비전플레이스먼트인 '비전 플레이스먼트 6.0'과 '8.0'장비가 상용화되고 있지만 그보다 한 단계 위 수준의 장비도 개발을 마친 상태다.

한미반도체의 '비전 플레이스먼트 6.0'(Vision Placement-6.0)'(출처:한미반도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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