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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도 쿠팡' 냉정함이 먼저다 [thebell desk]

김일문 M&A부장공개 2021-04-08 08:14:02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7일 07:4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열기가 뜨겁다.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과 11번가를 운영하는 SK텔레콤,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 MBK파트너스까지 달려들면서 후끈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이베이코리아는 몇년전부터 시장에 잠재 매물로 인식돼 왔으나 반응은 미지근했다. 늘 그렇듯 원매자 1순위로 거론됐던 유통사들은 관심없다며 애써 외면했다.

사실 최근 완료된 이커머스 기업과 유통 플랫폼 딜을 유심히 살펴보면 이베이코리아에 대한 대기업들의 이례적인 관심은 일견 이해가 가기도 한다. 작년 가을 CJ대한통운과 네이버는 6000억원 어치의 주식교환을 통해 사업 제휴를 맺었고 SK텔레콤은 아마존을 끌어들여 11번가와의 협업을 알렸다.

신세계그룹도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나서 네이버와 동맹을 맺었다. 양사는 2500억원 규모의 주식 교환으로 피를 섞어 온/오프라인 유통에서 손을 맞잡기로 했다. 또 최근에는 여성 전문 패션 플랫폼인 W컨셉을 27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롯데그룹도 중고나라 인수 펀드에 출자하는 우회 인수방식으로 중고거래 플랫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모든 일이 불과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이뤄졌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쿠팡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2010년 전후 국내 스마트폰 도입과 함께 소셜커머스로 이름을 알린 쿠팡은 이제 유통 공룡이 돼 버렸다. 2015년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1조원을 투입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 정도로 치부하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투자받은 돈으로 대규모 물류센터를 지을 때도, 쿠팡맨을 통해 로켓배송을 시작했을 때도 시장은 현실성 없는 사업 확장이라며 언젠가 스스로 자멸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도 그럴것이 수조원의 자본 투입에도 불구하고 누적 결손금만 쌓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계기로 이제는 아무도 무시할 수 없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존재가 돼 버렸다. 심지어 음식 주문 대행(쿠팡이츠)과 OTT 서비스(쿠팡 플레이)까지 넘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니 유통업체들로서는 조바심이 날 법 하다. 지난 반년간 급격하게 이뤄진 협업과 동맹, 투자를 비롯한 일련의 과정에 납득이 간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이 내밀한 전략을 통해 실행된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날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쿠팡을 바라보는 조급함이 더 크게 작용된 결과인지 의심스럽다.

자금력으로 무장한 대기업 입장에서 M&A가 비교적 손쉬운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위기감의 발로가 단순히 기존 업체들을 주워담는 수준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이미 대부분의 유통기업들은 온라인을 병행해왔고 눈에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은 과감한 투자가 실패할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역시 마찬가지다. 오픈마켓 강자로 군림하며 매년 꾸준한 이익을 기록해 왔지만 성장의 폭이 예전만 못해 인수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었다. 이베이코리아가 수조원의 값을 지불하고도 반드시 가져가야만 하는 매물인지 아니면 쿠팡의 독주를 저지하기 위한 의도인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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