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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뜨자 속끓는 국책은행…여성 사외이사 구인난 금융사 평균 보수 6660만원 대비 절반 수준 임금 걸림돌

김규희 기자공개 2021-04-20 07:41:57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9일 15: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주요 지표로 자리 잡으면서 국책은행들은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전 금융권이 여성 임원 모시기 경쟁에 나선 가운데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를 지급할 수밖에 없는 국책은행은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뿐 아니라 국책은행도 여성 사외이사(비상임이사) 인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 금융권에서 ESG 경영 바람이 불자 기존 남성 중심의 이사회 구성에서 벗어나야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내년 8월부터 자산 총액 2조원이 넘는 기업은 이사회 전원을 '동성'으로 구성하지 못한다는 법적 이유도 자리잡고 있다. 미리 여성 사외이사를 확보해 ESG 경영에 힘을 싣는 동시에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권의 최근 사외이사 인선에는 이 같은 기류가 뚜렷이 담겨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윤재원 홍익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KB금융은 최명희, 권선주 등 2명의 여성을 사외이사로 영입했고 하나금융은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를 권숙교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사외이사를 교체하며 성비를 지켰다. 농협금융은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를 새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국책은행도 마찬가지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정소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임기 3년의 비상임이사로 임명했다. 기업은행이 여성 비상임이사를 임명하기 전까지는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 중에서는 정다미 수출입은행 비상임이사가 유일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여성 사외이사가 인기를 끌면서 국책은행들은 구인난을 겪고 있다. 통상 국책은행은 타 금융회사보다 사외이사를 모셔오기가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사외이사에게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이 금융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 금융사의 사외이사 평균보수는 6600만원 가량이다. 반면 국책은행의 사외이사 보수는 3000만원 가량에 그친다. 특히 공공기관 임원보수지침에 따라 사외이사에게 지급할 수 있는 임금의 최대치가 연 3000만원이다.

여기에 여성 사외이사 품귀현상이 겹쳐 국책은행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최근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기업은행도 후보 물색 과정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ESG가 금융권 최대 화두로 떠오른 데다가 자본시장법 시행까지 앞두고 있어 여성 사외이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라며 “상대적으로 보수가 적은 국책은행 사외이사는 명예직이라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에서 인기가 높은 여성 사외이사를 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ESG경영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산업은행의 경우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에 난항이 예상된다. 산업은행 이사회는 이동걸 회장, 성주영 전무이사, 양채열·김남준·이윤·손교덕·육동한 비상임이사 등 7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원 남성이다. 이 가운데 양 비상임이사의 임기가 내달 만료된다.

산업은행은 ‘녹색금융을 주도하는 정책금융기관’으로의 대전환을 추진하는 등 ESG 경영에 부응하고 있다. 이에 맞춰 양 비상임이사 후임을 여성으로 선임할 가능성인 높게 거론된다. 문제는 여성 사외이사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시점이어서 이를 과연 성사시킬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풍부한 경험과 함께 전문성을 가진 인사여야 하기 때문에 학계에 있는 여성 교수를 중심으로 접촉 이뤄지고 있다”며 “정책적 이슈가 겹치면서 국책은행의 구인난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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